[베이비뉴스] 유아 사망 스쿨존 횡단보도 폐쇄 결정… "후진적 미봉책"
유아 사망 스쿨존 횡단보도 폐쇄 결정… "후진적 미봉책"
- 전아름 기자
정치하는엄마들 "교통수단 아닌 보행자 중심 해결 촉구"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광주광역시가 세 살 유아가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등 올해만 두 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한 광주 북구의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에 정치하는엄마들은 27일 성명서를 발표해 광주광역시의 이런 결정이 "보행자가 아닌 운전자만을 위한 후진적인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5월 이곳에선 무단횡단 어린이가 무면허 과속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경찰청 등 유관기관은 현장 점검 후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방호 울타리 등을 설치했다. 신호등과 과속·주정차 단속 카메라도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는데, 예산상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그리고 5개월 후 같은 곳에서 길을 건너던 엄마와 일곱 살 아이가 차에 치여 중상을 입고, 유아차에 타고 있던 세 살 아이는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광주광역시는 시민간담회 결과, 횡단보도 폐쇄 결정을 내렸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성명서를 통해 "어린이가 차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나 횡단보도를 설치했다가, 또 다른 어린이가 이곳에서 숨지자 어른들은 신호등 설치 대신 횡단보도를 없애기로 결정했다"며, "피해자가 횡단보도에 서 있었던 게 잘못이 아닌데, 대체 왜 횡단보도를 지워야 하느냐"고 일갈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의하면, '신호기 설치가 사고 예방과 차량 소통을 아우르는 현실적 방안으로 고려됐으나, 주민들이 보행자·통행 불편을 감수하고 횡단보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한다"고 전하며 "그러나 이런 결정에 피해자들의 목소리, 어린이들과 그 어린이들을 기르는 양육자들, 교통약자로서 보행자들 의견은 얼마나 반영됐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주민들의 선택이었다며 횡단보도 폐지 의견 뒤에 숨어 나 몰라라 하는 광주광역시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말하며 시의 '근본 없는 조치'로는 보행자의 안전을 결코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운전자들의 '잠깐의 불편함'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면 운전자가 이 불편함을 감내하는 게 맞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운전자의 잠깐의 불편함이 보행자의 안전보다 우선시 되는가"라고 말하며 "운전자는 처음부터 운전자가 아니었고, 운전자 또한 보행자로서 길 위에 서게 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것'임을 반복해 강조한 정치하는엄마들은 광주광역시에 "이번 어린이 사망 사고를 뼈아프게 반성하고, 참사를 또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이번 결정을 빠르게 되돌려 보행자가 우선시 되는 대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와 북구청, 경찰, 도로교통공단 등과 주민대표가 합의한 횡단보도 철거 결정을 철회할 것 ▲광주광역시는 피해가족들과 교통약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운전자보다는 보행자의 안전할 권리를 위한 해결책을 논의할 것 ▲광주광역시 내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을 점검하고 안전시설을 빠짐없이 설치할 것 등을 촉구했다.
출처: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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