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교육부의 초등돌봄 외주화 강행 규탄
성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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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시 |
2021. 1. 22.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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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
사무국 |
010-2540-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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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정 활동가 |
010-9995-5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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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일시 |
2021. 1. 22.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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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장소만 제공, 운영은 지자체가? 학생을 짐짝 취급하며 초등돌봄 외주화 강행하는 교육부는 부끄러운 줄 알라!
▲ 결국 초등돌봄 외주화·민영화의 빗장이 풀렸다. 초중등교육법 입법예고 자진철회하고 초등돌봄의 공공성을 무너뜨린 교육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 ▲ 학교의 주인은 교사인가? 교육은 학원에, 복지는 지자체에 떠민다면 학교의 존재의미는 무엇인가! ▲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학교는 아동 최상의 이익(The Best Interests of the Child)에 따라 교육과 복지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라! |
결국 초등돌봄 외주화·민영화의 빗장이 풀렸다. 지난 19일 2021년도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교육부는 ‘지자체-학교 협력 돌봄 기본계획(안)-학교돌봄터 사업’을 발표했다. 학교돌봄터 사업은 학교가 터만 제공하고 지자체가 돌봄교실 운영·관리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초등돌봄 민간위탁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실시한 2021년도 범정부 온종일 돌봄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부모의 72.4%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현행 초등돌봄교실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기존 제도에 인력과 예산을 더 투입해서 확대하면 되는 상식적인 길을 두고 정부는 지역사회의 모든 자원이 총동원된 극히 예외적인 사례인 서울 중구형 돌봄교실을 모델로 제시하며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지자체로 돌봄을 떠넘기고 있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제도를 먼저 면밀히 들여다보고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교사집단의 논리만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일단 돌봄은 교육이 아니라고 선부터 그어버리는 교육부의 일방적인 외주화 결정은 향후 사고 발생 시 책임문제, 고용승계문제, 관리체계 이원화에 따른 관리감독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이에 대한 고민도 없이 일단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려고만 하며 교사집단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
지금도 이미 일부 교사들은 정규 수업이 끝나고 돌봄교실로 아이들이 이동한 2시 이후부터 저 아이는 우리 아이가 아니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현실에서 각 운영 주체 간 협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고, 내부 프로그램이나 급간식의 질, 돌봄종사자 처우문제 및 학교의 고질적인 공간문제에 대한 해법 등 중앙부처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방관하며 중구 사례를 만능해결책인 양 대대적으로 홍보만 하고 있다.
학교는 “공간만 빌려주고” 지자체가 운영한다는 논리는 바꿔 말하면 돌봄은 학교에서 일어나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일절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교사들의 이기심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돌봄은 내 일이 아니라며 서로 떠넘기는 모습이 아니라 서로 내 일이니 함께 머리를 맞대 어떻게 아이들에게 양질의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지 각 주체들이 내 일처럼 고민하는 모습이다. 시작도 전부터 돌봄과 같은 “하찮은 일”은 교사의 일이 아니며 학교에서 일어나는 돌봄에 대하여 학교는 공간만 제공할 뿐 그 외 문제는 일절 책임지지 않겠다는 이기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대다수 교사들의 태도는 작금의 교사들이 전인교육과 공교육 정상화를 부르짖던 교육자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바로 교육부에 있다.
교육부는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초등돌봄에 정작 학교의 책임을 면제해달라며 투정부리는 교원단체들 눈치 보느라 자신들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을 손바닥 뒤집듯 자진철회 해버렸다. 학교의 주인인 수백만 초등학생·학부모의 의견은 무시한 채 학교장이 안 된다고 하면 학교가 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게 교육부가 할 소린가. 국가가 응당 제공해야할 공적돌봄의 책임을 학교장 재량에만 맡겨버리고 나 몰라라 하며 교사-학부모-돌봄종사자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들어 놓은 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교육부의 행태를 규탄한다.
돌봄주체들과의 협의과정을 거쳤다는 구실을 삼기위해 초등돌봄 운영개선협의회를 열어온 교육부의 양아치적인 행태는 더 가관이다.
회의를 주재해 온 이상원 차관보는 지난 4차 협의회에서 “초등돌봄에 대한 결정권이 교육청과 학교장에 권한이 있다는 것은 학생·학부모가 이해해야할 상황도 아닌 주어진 현실”이라는 등 학생·학부모는 주는 대로 받아먹으라는 식의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나 철학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재부출신 관료가 사회부총리를 보좌하며 함께 초등돌봄의 공공성을 망가뜨리고 있다. 초등돌봄이 지자체로 이관된다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처럼 민간위탁이 되어 운영과정에서 이익추구가 우선시 될 것이라는 우리의 의견은 철저히 묵살되었다. 우리는 그 민영화의 결과를 유치원 비리사건으로 이미 생생하게 목도하였다. 교육부는 이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할 것인가.
아울러 학교의 주인인 양 행세하며 학생 등 떠미는 이기적인 교사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의 학교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수업일수만 채우는데 급급했던 지난 1년간 학교의 모습, 생존확인정도로만 기능했던 처참한 쌍방향수업, 유튜브링크만 던져주고 양육자의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해낼 수 없는 과제만 던져주던 질 낮은 온라인 수업, 등교 안하면 아이가 잘 지내는지, 정서나 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일체 관심 없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돌봄 확대를 요구하는 양육자들은 단순히 자기 애 자기가 보기 싫어 학교로 떠넘기는 무개념 진상부모들이 아니다. 매일매일 전쟁 같은 일터에서 하루하루 파리목숨 같은 삶을 부지하며 버텨오다가 초등돌봄 추첨에 떨어져 결국 눈물을 머금고 일터를 떠나야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이전에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해 이미 비자발적 “경력단절여성”이 된 안타까운 사연들은 차고 넘친다. 눈치 보지 않고 잘릴 걱정 없이 3년이나 육아휴직을 쓰다 원래 자리 그대로 복직할 수 있는 교사들에게는 양육자들의 이와 같은 공적돌봄의 확대라는 피맺힌 절규가 그저 진상학부모들의 배부른 소리로만 들리는가.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학교의 존재의미가 단순히 학습에만 국한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사회화의 공간이자, 한계상황에 있는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안전한 공간이자, 한 끼 정도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는 생존을 위한 공간 즉 돌봄과 사회화의 공간이었음을 생생하게 드러내 주었다. 학교가 학원과 달라야 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초등돌봄교실은 모든 초등학생이 누릴 보편적인 기본권리로서, 정규교육과정이나 급식과 마찬가지로 양육자의 취업 여부를 묻지 않고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초중등교육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초등돌봄교실 논란과 더불어 교육부에 묻고 싶다. 초등 저학년 하교시간 연장문제는 왜 손 놓고 있는 것인가?
2018년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는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안을 발표하자, 학부모들은 열렬히 환영했다.
당시 저출산위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교 전 학년이 동시에 하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화 돼있고, 한국이 특이한 구조를 가졌다. OECD 주요 국가들의 초등학교 수업시간을 보면 미국·캐나다 등은 하루 평균 4.9시간으로 모든 학년이 동일한데 반해 한국의 경우 1·2학년은 2.93시간, 5·6학년은 3.87시간이다.
하교시간 연장 안은 2009년부터 논의 되어왔으나 학급당 학생 수가 많다는 이유로 십 년 가까이 진척이 없었다. 당시 저출산위가 2023년까지 시범운영, 2024년 전면시행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자 이번 돌봄운영 주체에 대한 논란과 마찬가지로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고, 결국 교육부는 하교시간 연장을 포기했다. 교육부는 교육 공공성이 아니라 교원단체 특권유지를 위해 일하는 곳인가?
하교시간 연장을 통해 방과후학교(초등돌봄+방과후교실) 운영 시간이 줄어들면, 돌봄교실 2담임제 등 질적 제고가 가능하다. 또는 수요에 따라 어린이집, 유치원처럼 7시 이후 돌봄을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하교시간 연장도, 초등돌봄도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며 학생들을 학교에서 밀어내려고만 하며 책임을 지자체로 떠넘기고 있다. 당신들이 원하는 학교는 교사를 위한, 교사에 의한, 교사만의 학교인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점심시간은 무급휴게시간이지만 교사의 점심시간은 인성 및 생활지도를 포함한 유급시간이다. 교원에게 이와 같은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 한 명의 훌륭한 인간 되도록“길러내기”위함이다. 단순히 주입식으로 지식전달만 하는 학교의 역할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지금은 오히려 교육과 돌봄의 정의를 재정립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어 공적돌봄의 질도 향상시키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학교는 아동 최상의 이익(The Best Interests of the Child)에 따라 학생들에게 교육과 복지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라!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밥그릇만 챙겨주는 꼭두각시 노릇은 그만두고,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짐짝 취급하는 돌봄 외주화를 당장 멈추라!
2021년 1월 22일
정치하는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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