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인간에 대한 예의 – 한 유튜버의 법정구속을 보며

프로젝트

[오민애의 법원삼거리] 인간에 대한 예의 – 한 유튜버의 법정구속을 보며

 

얼마 전 한 유튜버가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故 김민식 군의 부모,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을 모욕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가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받고 선고 당일 법정에서 바로 구속된 것이다.

유튜버 A씨가 운영하는 계정에는 11만명의 구독자가 있었고,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이 적시되거나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문제가 된 영상의 조회 수는 최대 10만회가 넘기도 했다.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표현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신이 엄청난 특종을 알리는 것처럼 자극적인 표현으로 김민식 군의 부모,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해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허위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다루면서 영상을 올렸다. 사생활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 거짓을 반복적으로 올리면서 마치 피해자들이 자신의 모욕과 비난을 감수해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A씨가 올린 영상이나 A씨가 한 말들은 “유튜버 00에 의하면”이라고 인용되어 일파만파 퍼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재판일정을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리면서, 아무리 재판을 받고 처벌을 받더라도 자신은 계속 맞는 말만 하겠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일삼았다.

 

대법원 조형물 '정의의 여신상'ⓒ뉴시스

 

A씨에게 위와 같은 책임을 묻는 데에는 1년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토록 당당하고 자신 있게 영상을 만들고 올린다면 최소한 한번쯤은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았을까, 아주 작게나마 기대를 했다. 11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후원계좌번호까지 계정에 올리면서 유명 유튜버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하는 이라면, 자신이 이야기하는 것에 근거는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최소한의 예의에 대한 기대였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는 유튜브라는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가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카더라’는 말이 ‘그렇다’로 둔갑하고, 그것이 다시 불특정 다수의 구독자들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 ‘사실’로 삽시간에 퍼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이야기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게 되었다.

 

故 김민식 군 부모와 세월호 유가족 모욕한 유튜버의 구속
아무 근거 없는 허위가 사실로 둔갑해 피해자 고통
“자유에는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법원의 일갈

 

A씨의 경우에는 피해자들이 고소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A씨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이용해 명예훼손과 모욕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줄 수밖에 없었다. A씨가 무책임하게 뱉은 수많은 말들을 하나씩 곱씹으면서, 왜 사실이 아닌 거짓인지 피해자들이 직접 수사기관에 설명하고 밝혀야 했다. 피해자들이 왜 이런 시간을 감수해야하는 것일까,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하에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재생산되는 수많은 정보들이,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꼭 이런 식으로 확인되어야 하는 것인지, A씨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떨칠 수 없는 의문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고통을 감수하면서 거짓을 거짓이라고 밝힐 엄두가 나지 않아 피해를 참고 있을까.

영화보다도 소설보다도 더 자극적이고 잔인한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좀 더 자극적인 주제와 표현을 찾아 구독자 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존재의의를 확인하려는 많은 이들로 인해, 누군가는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의 피해자가 되는 현실. “피고인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피해자들을 모욕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그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자유이겠지만, 그 자유에는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실형 선고 및 법정구속을 통해 깨닫게 해줄 필요가 절실하다”는 법원의 일갈이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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