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아동학대 통계, 오보 잦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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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0년 3년 동안 재학대 사망 아동 11명’ ‘재학대로 인한 사망 5년간 12명’.

 

최근 아동학대와 관련한 몇몇 언론의 기사 제목이다. 국정감사 기간에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했는데, 명백하게 잘못된 보도다. 정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3년간 재학대 사망 건수’가 11건으로 나온다. 이는 재학대로 숨진 아동이 11명이란 뜻이 아니다. 정부가 파악한 2018~2020년 재학대 사망 아동 수는 2018년 0명, 2019년 3명, 2020년 2명으로 모두 5명뿐이다.

 

이런 오보는 왜 발생할까. 아동학대 통계의 허술함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아동학대를 신고 건수, 재학대 건수 등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정인이 사건을 예로 들어보면, 학대 가해자는 입양모와 입양부였다. 피해아동은 1명이지만 ‘건수’를 셀 때는 ‘정인이-입양모’ ‘정인이-입양부’ 이렇게 2건으로 집계한다. 정인이의 경우 2020년에만 3차례 신고됐다. 신고 건수를 셈할 때는, 입양부와 입양모 각각 3차례 신고됐다고 계산해 총 6건으로 등록한다. 이렇게 셈해져 나온 통계가 정부가 매년 밝히는 아동학대 신고 4만2251건(2020년 기준)의 실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보면 ‘재학대 사망’은 4건이라고 적혀 있다. 그 옆에 별표로 ‘피해아동의 사망 건수는 실제 사망아동의 실인원수와 차이가 있음’이라고 설명해두기만 했다. 정부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도, 제대로 된 통계를 내놓지도 않았고 언론은 이를 정확히 확인해 보도하지 않았다. 아동학대 문제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드러나는 한 단면이다.

 

 

임지선 <한겨레> 기자 [email protected]·고한솔 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기자 임지선] 기사 전문보기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1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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