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민식이법 놀이’ 기사 시정한 MBN·채널A·연합뉴스TV

프로젝트

‘민식이법 놀이’ 기사 시정한 MBN·채널A·연합뉴스TV

 

왜곡 지적에 표현 수정·기사 삭제·댓글창 폐쇄 등 조치

‘민식이법 놀이’를 부각한 기사를 썼던 언론사 가운데 일부가 콘텐츠를 삭제하고 댓글창을 닫는 등 시정에 나섰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 행위를 ‘민식이법 놀이’로 규정해 보도한 언론사에 시정 요청을 한 결과 MBN과 채널A가 기사와 유튜브 콘텐츠를 삭제했고 연합뉴스TV가 유튜브 댓글창을 비활성화하고 표현을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 행위’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치하는엄마들은 JTBC, MBC, MBN, SBS, 뉴스1, 연합뉴스TV, YTN, 채널A 등 8개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민식이법 놀이’ 관련 유튜브 콘텐츠 댓글창 비활성화 및 관련 보도 시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 행위’로 순화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MBN과 연합뉴스TV는 정치하는엄마들 공문에 답장을 보냈다. MBN측은 공문 답장을 통해 콘텐츠 삭제 조치와 기자·PD들에 순화 표현 사용 공지를 한 사실을 밝히며 “추가 문제가 있을 경우 다시 연락주시면 조속히 검토 조치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TV측은 문자메시지 답장을 통해 “댓글창 비활성화는 즉시 조치했다”며 “섬네일 제목을 정정했고 향후 관련 보도 시 표현에도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 '민식이법 놀이'에 대해 보도한 채널A 뉴스 갈무리

▲ '민식이법 놀이'에 대해 보도한 채널A 뉴스 갈무리

 

정치하는엄마들은 “‘민식이법 놀이’라는 표현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사망사건 피해자 고(故) 김민식 어린이의 이름을 딴 법명에 ‘놀이’를 붙임으로써 피해자인 고인의 이름과 운전자 위협이라는 가해 행위가 결합된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가해자성을 부여하는 왜곡된 표현이며 이로 인해 어린이교통안전 보장을 위해 입법 운동에 나섰던 유가족들은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교통안전팀 활동가는 “지난 11월 ‘민식이법 놀이’ 관련 지면 및 온라인 기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102건의 기사를 찾아내 해당 언론사에 수정 요청을 했으나 조치한 언론사는 세계일보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MBN·채널A·연합뉴스TV의 발빠른 조치는 언론사가 자사 보도에 따른 피해를 적극 구제하고, 댓글창에서 벌어지는 혐오 범죄에 적극 개입해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 스쿨존 모습. 사진=노컷뉴스

▲ 스쿨존 모습. 사진=노컷뉴스

김정덕 활동가는 “여전히 기사를 수정하지 않고 있는 언론사도 이번 선례를 통해 시정 조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한다’는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유튜브와 차량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련 증언과 블랙박스 등이 몇몇 공개된 정도다. 당사자 입장에서 위협을 느낄 수 있지만 실제 아동들이 ‘민식이법 놀이’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만한 근거는 네이버 지식IN 글이 전부다. 

언론인권센터는 지난 6월 논평을 통해 “일부 네티즌과 유튜버 주장을 언론이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보도했고, 그들의 상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며 “유행이라면 적어도 어린이 한 명이라도 인터뷰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들이 인터뷰 대상자로 선택한 사람은 운전자, 변호사”라고 지적했다.

언론인권센터는 “더 큰 문제는 이런 무책임한 보도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오히려 민식이법을 학습할 가능성이다. 오히려 민식이법 놀이를 홍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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