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견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권고하라”
[의견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권고하라” (단체 및 개인 연명 포함)
2021년 말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의결 22-5)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위한 권고의 건’은 의결되지 못하고, 2022년 2월 24일에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 43차 회의에 재회부됐다. 그리고 재회부된 회의에서도 이 안건은 의결되지 못했고, 결국 전원위원회까지 넘어오게 되었다.
43차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성평등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여성할당제는 전 세계 대세로 보기 어렵다”, “정당활동의 자유를 제약한다”,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제약한다”, “선거제도 개혁 없이 할당제는 이상향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정치적 스펙트럼을 반영해야 한다”, “성별균형은 위장된 적극적 우대조치” 등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재상정된 안건의 의결을 전원위원회로 미뤘다.
성평등이 전 지구적 규범이 된 지 이미 오래다. 2016년에 유엔이 발표한 지속가능한개발계획(SDGs)의 5번째 목표가 성평등이고, 그 성평등 목표 중 하나가 ‘정치/경제/공공부문에 여성의 참여와 리더십 보장’이다. 더욱이 현재 수많은 국가들이 여성할당제를 넘어 성별균형(gender balance)으로 나아가는 시대에 여성할당제조차 반대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들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들이 말하는 인권에 과연 여성이 존재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회 세계여성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여성의 권리가 인권과 분리되어 논의되는 것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인간의 권리가 여성의 권리이고, 여성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이다(Human rights are women’s rights and women’s rights are human rights once an for all)”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후 전 세계는 남성을 인간의 보편으로 상정해온 규범을 깨트리기 위한 노력과 실천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 보장의 최전선에 서야 할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에 대해 권고조차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뒤로 미루는 상황은 남성 중심의 인권담론과 정치담론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 이상 아니다. 성평등에 저항하는 작금의 남성정치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다르지 않다.
1791년, 프랑스 여성 혁명가, 올랭프 드 구즈는 ‘여성과 여성시민의 권리선언’을 발표하면서 “여성은 단두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여성은 법이 규정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 한, 연단에 오를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선언했다. ‘연단에 오를 권리’는 참정권을 의미하며, 참정권은 선거권만이 아니라 피선거권까지를 포함한다. 그리고 한국 여성의 피선거권은 아직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한국 여성의 참정권은 미완성이다.
2020년에 치러진 총선에서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아직도 20%를 넘지 못하는, 19.0%에 머무르고 있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전 세계 평균(26.1%)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아시아 평균(21.1%)에도 못 미친다. 광역자치단체장은 지금까지도 여성이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영역이며, 기초자치단체장 또한 3.5%(8명, 7회 지방선거) 수준이다. 이러한 여성대표성 현실을 보고도 “정당활동의 자유”, “국민의 공무담임권”, “선거제도 개혁” 등을 운운하는 것은 사실상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정권 실현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말하는 정당활동과 공무담인권, 선거제도 또한 여성의 존재가 지워진 성차별적인 방식으로 제도화되어 있는 현실을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 유권자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더욱이 지금의 한국정치는 차별과 혐오의 언어를 동원해 여성과 소수집단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이러한 배제의 정치가 가능한 것은 소수 기득권 남성집단이 정치적 대표성을 과도하게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정치의 독점이 해체되지 않는 한 여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수집단 또한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하며, 이는 민주주의의 쇠퇴와 몰락을 앞당길 뿐이다.
할당제만으로 성평등 의회와 정치는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할당제 없이 성평등 의회와 정치는 시작될 수 없다. 할당제는 남성 중심의 정치질서를 성평등한 정치로 변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자 조치이다.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의 원칙을 권고하는 것조차 국가인권위원회가 거부하는 것은 여성인권을 후퇴시키는 것이며, 성평등에 대한 정치권의 백래시를 용인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위한 권고의 건’을 당장 의결하라.
2022년 3월 11일
제안: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 3월 11일(금) 오후 2시부터 3월 12일(토)까지 받은 단체 및 개인 연명입니다.
연명 단체 (가나다순, 102개 단체)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고양시여성노동자복지센터 고양시여성의쉼터
고양여성민우회 고양YWCA 고양YWCA가족사랑상담소 광명여성의전화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부설 언니네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부설 푸른꿈터
광주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광주여성장애인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샛터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장애인자립지원공동생활시이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기독여민회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김해여성의전화 김해여성회
녹색교통운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목포여성의전화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성가정통합상담소
부천여성의전화 불꽃페미액션 서울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회
서페대연(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선거제도개혁연대
성남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수원YWCA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
시흥여성의전화 안산여성노동자회 안양여성의전화 여성생활문화공간비비협동조합
여성시민문화연구소 우롱센텐스 우리누리평화운동 유니브페미 익산여성의전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희망강강술래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장애여성네트워크 전북여성단체연합 전주여성의전화 정의당 대구시당 여성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제주동백작은학교 제주여민회 제천성폭력상담소
종로구 풀뿌리 여성주의 네트워크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제8대 성평등위원회 뿌리
중앙대학교 여성주의 학회 여백 참여연대 청주YWCA 청주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걔네
충북광역새일센터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여.세.연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충북여성정책포럼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충북젠더폭력방지협의회
충북젠더협의회 충북해바라기센터 통일준비네트워크 파주여성민우회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한부모연합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동하는페미니스트(행페) 활짝미래연대 YWCA
개인 (가나다순, 374명)
강경란 강근정 강남규 강선화 강소금 강영혜 강혜란(한국여성민우회) 강호원 계희수
고이지선 고혜정 고희아 구인혜 구자희 구지혜 권명보(메이) 권미영 권수연 권수현
권용선 권은숙 권정자 권태순 길벗 김윤옥 김가영 김강현정 김경언 김경희 김경희
김광영 김기옥 김다정 김덕자 김도은 김라현 김명희 김묵순(군포여성민우회) 김미란
김미숙 김민문정 김민자 김민정 김민정 김보름 김선경 김선호 김선희 김성례 김성숙
김성아 김소연 김수미(목포시의원) 김수현 김수희 김수희 김시원 김신아 김아주 김애경
김어진 김연웅(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김예리 김옥선 김우리 김원우 김윤자 김윤희
김은랑 김은지 김은진 김은희(한국젠더법학회 기획위원장) 김인순 김인실 김정덕
김정숙 김정연 김조현 김주희 김지수 김지윤 김지현 김진섭 김진이 김진희 김찬휘
김태정카밀라 김태훈 김하나 김학규 김학실 김행미 김현미 김현수 김현심 김현정
김형선 김혜숙 김혜원 김희경 꿈친구유정 낙지 남궁혜경 남옥순 노다니엘 도우경
도인정 도주현 레나 루카 류미숙 류정임 류형진 맹승연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문인자(수원YWCA) 문정은 민가령 민경아 민경자 민서연 민선영 밍갱 박귀영
박남식 박누리 박다해 박미영 박상미 박성희 박순례 박아름 박여진 박예림 박유진
박은주 박은주 박인선 박지수 박태균 박해여 박현주 박혜경 방정임 배은하 배진경
배혜영 백형자 백희정 백희정 변남순 서덕석 서명선 서준상 서현미 서혜정
성지영(수원YWCA) 설호준 성명옥 소정 손경연 손수정 손인숙 손희영 송민채
송옥주 송주연 송혜진 신선 신영 신은미 신주영 심승우 안김정애 안다솜 안소정
안수진 앤디(행성인) 양이현경 양현아 여직임 여혜숙 오경숙 오경진 오빛나리 오성경
오여주 오영분 왕성옥 우수현 원지우 유성애 유영경 유영선 유춘자 윤금이 윤순녀
윤예영 윤원정 윤지호 윤희정 은수 이가윤 이경숙 이경숙 이경숙 이경아 이경애
이경은 이경진 이귀선 이금숙 이금순 이나영 이난경 이도영 이문우 이미경 이미선
이미애 이미애 이미옥 이산하 이상은 이상희 이선빈 이선희 이선희 이소리 이수미
이수정 이숙련 이순구 이순화 이아현 이아현 이연수 이영남 이영숙 이영진 이용원
이윤소 이은경 이은아 이은주 이은진 이음 이임순 이임주 이재경
이정은(여성평화외교포럼) 이정효 이종걸 이주영(두잉) 이준형 이지연 이지영 이지희
이찬미 이현수 이현숙 이현주 이혜경 이혜리 이혜정 이호림 이화용 이효순 이희경
이희선(여성정책포럼) 이희진 임공주 임나경 임명숙(수원YWCA) 임선희 임숙영 임예린
임정희 임주희 임진규 임희진 장선영 장수진 장시영 장영은 장예정 장용원 장유정
장은정 장은정(장애여성네트워크) 장은진 장정숙 장태인 장필화 전경숙 전민용 전선윤
전숙희 전승우 전현찬 전희정 정나일선 정다정 정세일 정숙자 정승희
정여혜(두잉사회적협동조합) 정연빈 정유진 정은애 정은하 정인숙 정정헌 정지영
정진아 정차선 정태효(성수삼일교회) 정효주 정희정 조미연 조보금 조성연(다시봄)
조수정 조신호 조영숙 조인영 조정일 조현정 조혜민 조희진 주정용 주정희 지아영
지연숙 지연주 지은희 진동숙 진영임 천선혜 최가영 최민정 최보경 최상구 최유정
최은주 최은주 최정우 최정화 최종예 최한솔 추상아 표지훈 하성희 하현주 한경희
한국염 한금진 한미선 한박수영 한소망 한영숙 한윤경 한재순 한정원 함석영 현슬기
홍경옥 홍다예 홍만희 홍미라 홍상기 홍서지 홍숙영 홍연지 홍영미 홍영숙 홍정선
홍주연 홍혜은 황경선 황명화 황연주 황용운 황주영 황혜정
단체 소속 회원 및 활동가 (익명제출, 23명)
고양YWCA 3인 고양YWCA가족사랑상담소 1인 수원YWCA 10인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1인 이화민주동우회 2인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2인
YWCA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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