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보도자료][차별금지법 제정 쟁취를 위한 46일 농성 및 단식투쟁 마무리 기자회견] ❝정치의 실패다.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후 속 보 도 자 료
수 신 |
각 언론사 정치부, 사회부 담당 |
발 신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
담 당 |
장예정(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010-9356-1611 |
제 목 |
[보도자료]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를 위한 46일 농성&단식투쟁 마무리 기자회견 “정치의 실패다.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
발 송 일 |
2022년 5월 26일(목) |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를 위한 46일 농성 및 단식투쟁 마무리 기자회견
정치의 실패다.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1. 인권과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 지난 4월 11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시작된 국회 앞 단식농성이 오늘로 46일입니다. 단식농성 39일차이던 지난 5월 19일 이종걸 활동가는 건강악화로 단식을 중단해야만 했고, 같은 날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는 대국회 요구안을 발표하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모든 의원실로 발송하였고 특히 5월 23일 월요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하였습니다. 답변시한은 어제인 5월 25일 정오였습니다만 두 의원실 모두 아무런 응답을 없었습니다. 이미 한참 뒤늦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절차 확보를 위한 방안을 시민의 이름으로 제안했음에도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히 외면하였습니다.
3. 더 잘 살아보기 위하여 시작한 단식투쟁이었기에 동료의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단식투쟁 46일차인 오늘,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미류 활동가의 단식 중단을 결정하였습니다. 단식과 농성은 여기서 멈추지만 투쟁은 이어집니다. 이미 시작된 평등으로 가는 길은 앞으로만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전 11시, 국회 앞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 농성장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4. 귀 언론사의 적극적인 취재와 보도를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 기자회견 식순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를 위한 46일 농성 및 단식투쟁 마무리 기자회견 정치의 실패다.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 일시 : 2022년 5월 26일(목) 오전 11시 / 장소 : 국회 앞 농성장
▣ 식순 사회 :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발언1. 지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발언2.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 발언3.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발언4. 임보라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공동대표) 발언5. 이진숙, 임푸른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단식 21일, 단식17일-대독) 발언6.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단식 46일) 기자회견문 낭독 : 권은숙(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신아(한국성폭력상담소) |
▣ 차별금지법 제정 쟁취 단식농성 투쟁 경과보고
| 이종걸 활동가 단식투쟁 39일, 미류 활동가 단식투쟁 46일
| 기자회견 총 24회
| 문화제 총 35회
| 집중집회 <평등으로 승리하자> 연인원 500명
|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성명 총 712개 단체, 5,735명
| 비상시국선언 연명 각계인사 813명
| 평등의 봄 쟁취하자 동조단식 참여자 900명
▣ 기자회견문
46일간의 농성 및 단식투쟁을 마치며
정치의 실패다.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2022년 평등의 봄을 쟁취하기 위한 46일간의 농성 및 단식투쟁으로 우리는 거대양당의 실체를 똑똑히 마주했다. 그리고 평등을 이룰 의지가 없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를 목격했다. 15년 동안 국회 논의 테이블에도 올라보지 못한, 그러나 시민들에게는 70%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지금 한국사회에 가장 절실하게 대두된 법이 바로 차별금지법이다. 이는 그만큼 한국사회에 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었고, 차별금지법은 불평등을 비롯한 사회 갈등을 해소할 근본적인 방안으로 요구되었다. 그러한 요구를 들고 우리는 국회 앞으로 왔다. 단식이라는 극한의 투쟁에 돌입한 것은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 앞에서 국회가 책임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였다. 그러나 결국 정치는 이를 묵살했다. 이는 시민들의 삶을 다시금 차별과 혐오에 방치하며 모두의 존엄과 권리를 기약없이 나중에로 미루겠다는 답변이다.
우리의 투쟁은 이어지지만 단식투쟁은 여기서 멈춘다. 단식은 평등한 사회에서 더 잘 살아가기 위하여 택한 투쟁 방법이었기에, 우리 동료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이를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미 종걸은 건강악화로 단식을 중단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였었고 미류 역시 정신력으로 하루하루 단식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우리는 두 활동가의 절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공청회를 응답으로 내놓은 국회에 가슴 깊이 분노한다. 39일, 46일. 두 사람이 삶을 걸었던 이 투쟁의 시간은 21대 국회의 가장 부끄러운 날들로 기억될 것이다.
시민들이 이끌어온 힘으로 법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인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힘은 이마저도 거부함으로서 최소한의 역할마저 저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핑계로 법안 제정 계획조차 밝히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선언했던 법 제정의 의지가 기망이었음을 확연히 드러내었다. 심지어 우리가 국민의힘을 국회 논의의 장에 나오도록 만들 수 있는 방안으로 ‘신속처리안건 지정’까지 제시하였으나 박홍근 원내대표,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은 이에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차별금지법 없는 나라에서 치르게 된 지방선거는 대선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삶에 정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그저 남탓 타령과 표계산에 골몰하며 평등을 후퇴시키고 민주주의를 침식하는 거대 양당의 담합 구조만 확인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어떻든 시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민들에게 지지받지 못하는 선거는 껍데기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심판임을 정치는 깨달아야 한다.
46일의 싸움 속에서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 모두의 존엄과 권리를 지지하는 동료시민들의 연대가 고르게 평등한 사회의 방향을 밝혔다. 이 법을 만드는 주체는 국회와 정치가 아니라 시민들의 힘임을 오롯이 확인하였다. 농성장에 다녀간 동조단식 참여자들은 1천 명에 육박하고 발표된 성명의 연명자는 5천명이 넘는다. 국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스무번이 넘고 이 곳에서 열린 문화제와 집회까지 모두 떠올릴 때 더 이상의 셈은 의미가 없다. 그뿐인가. 충남 이진숙 활동가의 21일 단식, 임푸른 활동가 17일 단식, 경기 박광온 의원 지역사무실 점거농성 10일, 대구시당 1박 2일 점거투쟁, 그 외에도 전국 모든 광역시도 단위에서 동조단식과 1인시위가 이어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의 인권 현안들을 차별금지법과 연결한 전국공동성명이 발표되기도 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은 함께 싸우며 평등을 더 깊이 배웠다. 차별에 대한 자기 삶의 경험과 평등을 향한 바람들은 동등한 동료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길을 내며 이전보다 강해진 투쟁의 힘으로 우리 안에 남아있다.
이제 우리가 싸워나갈 길은 더욱 명확해졌다. 한국 사회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의 문제는 모두의 삶이 위기임을 폭로한다. 코로나19로 확인된 차별의 구조를 해결하기는 커녕 최저임금 차등적용, 장애인 탈시설 투쟁의 왜곡, 여성가족부 폐지 등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정책과 비전을 내놓는 윤석열과 국민의힘 정부는 시민들의 일상에 일말의 관심도 없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러한 차별적 구조를 개혁할 의지, 민생을 변화시킬 능력도 없음을 증명했다. 그로 인해 차별금지법이 한국 사회에 무너진 인권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공통분모이며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사실 또한 보다 분명해졌다.
평등의 봄을 외쳤던 이번 투쟁으로 우리는 보다 단단해졌다. 법 제정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평등의 요구가 무산된 게 아니라 더 크게 나아갈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힘으로 평등의 역사를 다시 써나갈 것이다. 결국 이 땅은 우리 삶의 터전이고 차별과 혐오로부터 바꿔내야할 우리 세상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돌보는 동료시민들과 함께 평등의 연대로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이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2년 5월 26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평등으로 나아가는 시민들 일동
▣ 참석자 발언
[발언1] 지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평등의 봄 쟁취하자고 국회 앞으로 온지 46일차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마주한 것은 평등을 이룰 의지가 없는 정치의 현실이었습니다. 참 분합니다. 우리의 동료가 46일 곡기를 끊는 동안 우리는 동조단식을 하고 성명을 내고 현수막도 걸고 점거도 해보고 따라도 다녀보고, 어떻게 하면 국회가 여기를 볼까, 우리의 말에 귀기울일까 고심하면서 왔던 46일입니다. 이미 그보다 더 오래되었습니다.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한지 1년 하고도 하루가 지났고,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리는 계속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 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꿈쩍 않던 국회가 곡기를 끊으니 농성장 앞에 찾아오기는 하더라구요. 찾아와서 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한다,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만 던지고 돌아가서는 아무 응답이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핑계대면서 차일피일 미뤄왔던 더불어민주당, 과반의석 가지고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라도 하라고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요구했지만 어제 12시까지 끝내 답변은 없었습니다.
이 책임 특히 두 사람에게 묻고 싶습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 이 두 사람의 책임은 너무나 무겁다 할 것입니다. 끝내 당 차원의 입장을 내지 못하고 여야 간사 협의 권고만 할 뿐 자신의 책임을 방기한 두 사람으로 인해 결국 법사위 소위원회 차원의 공청회로 이 상반기 국회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특히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은 국민동의청원 심사를 2024년으로 미룬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 기한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 책임 어떻게 갚으려고 이토록 무책임합니까.
엊그제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 피켓을 들고 따라간 사람들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경찰들이 방해된다는 이유로 밀어냈습니다. 그 사람들이 밀려난 자리가 차별의 현장입니다. 그 사람들이 또 다시 가야 하는 곳이 어제도 오늘도 똑같은 차별의 현장입니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이 땅도 어제와 다름 없는 차별의 현장입니다.
그래서 아프더라구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 계속 싸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존엄을 놓은 적이 없습니다. 버린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꼭 쥐고 갈겁니다. 그래서 아픕니다. 충분히 아파할 겁니다.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분해하면서 저희는 다시 싸울겁니다. 왜냐하면 이곳이 우리가 끝내 살아가야 하는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끝내 여기에서 발 딛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차별의 현실, 혐오의 정치 바꿔낼겁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 그 이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똑똑히 지켜보십시오. 평등은 기어이 올 것입니다.
[발언2]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
나이드신 분들을 보면 살아오신 그 분들의 생애가 보입니다. 매우 부드럽거나 온화한 표정 혹은 대단히 건조하거나 경직딘 표정, 주름살 투성이의 얼굴이거나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주름살 하나 없는 얼굴, 이러저러한 몸의 상태 혹은 앉거나 설때의 자세, 입고 계신 옷, 살고 계신 곳. 이 모든 것에는 그 분들이 살아온 생애 단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 분들이 살아온 생애 단계들이 무엇이겠습니까? 그 분들이 누리셨던 자유와 평등 혹은 그 분들이 당하셨던 부자유와 불평등, 그리고 차별입니다. 늙는다는 것은 공통분모이지만 늙는 상태 자체가 당한 차별, 누린 평등에 따라서 달라진다면 문제 아닙니까? 심지어 제대로 늙지조차 못하고 일찍 목숨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의 일상과 하루하루가 참담한 것은 바로 그러한 생애 자연사조차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정황에 있지 않습니까.
취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살면서 고통과 괴로움을 겪습니다. 그런데 그 고통과 괴로움이 바로 차별과 불평등, 정의롭지 못한 분배 때문에 더 가중된다면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뜻과 마음을 헤아리고 대변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들, 그리고 이들이 모여 있는 국회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한국사회 공동체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아무도 돌보지 마라, 필요하면 차별하고 혐오하라.’ 이것이 바로 사회의 지침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은 특수 계층만 누리면 된다.’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신뢰와 협력, 연대의 힘으로 사회가 올바르고 굳건히 설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차별금지/평등법 만들어서 모든 사람이 신분에 상관없이, 본인이 태어날 때 짊어지게 된 취약한 환경과 관계 없이, 누구나 다 평등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서로가 존중해야 한다는 지침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취약한 상황에서 더 괴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내 편이 되어주는 법 하나는 나에게 있다, 이 법이 있으면 힘들더라도 내가 잘 버텨볼 수 있겠다' 하는 감각,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국회에 만들어달라고 비는 것 아닙니다. 국회는 오해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국민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합의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뜻을 제대로 알아차리라고 매번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는 그 오만한 자세를 반성하고 국민의 곁으로 와서 국민들이 합의해 놓은 법 하나 만드시기를 촉구합니다.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차별을 하고 또 차별을 겪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차별을 하고 차별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평등의 감각을 제대로 배우고 익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국가가 그래도 된다고 용인하기 때문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평등법은 차별과 혐오, 배제가 아니라 더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이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는 토대법, 기본법입니다.
우리는 개인으로서 국민으로, 시민으로, 주민으로 옆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 의존하면서 함께 삶을 살아갑니다. 나의 안전이 너의 안전 덕분이라는 것을 감각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내 편이 되어주는 법 하나 가질 수 있도록 포괄적 차별금지/평등법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일터에서 친밀한 관계에서 겪는 매우 거칠고 미세한 차별에 맞서서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더 평등하고 더 자유로운 서로돌봄의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그게 국민들의 뜻입니다.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발언3]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이호림입니다.
너무 큰 실망과 분노가 밀려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국회가 역할을 다하라고, 그 중에서도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는 정말 이 법, 더는 미루지 말고 제정에 나서라고 한 달 반 동안 농성을 하고, 미류와 종걸 두 활동가는 곡기를 끊었습니다. 수 많은 국회의원들이 농성장을 찾아왔지만 국회에서의 논의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백발 물러나서, 마지막으로, 적어도 이 21대 국회 내에서 기한을 정해두고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하도록 차별금지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답변 기한인 25일 정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광온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돌아온 답은 없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확인하는 것은 운동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의 실패, 더불어민주당의 실패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들이 동료 시민을 설득해 국민 과반 이상이 찬성하는 법안으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오는 동안 당신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국회 안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대서 매일 같이 우리가 문자로 절박함을 호소하는 동안 당신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차별금지법 제정을 절실히 원하는 시민들이 행동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법사위 의원들은 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 어제 열린 법사위 공청회도 지지부진한 국회가 아니라 우리의 투쟁이 만들어 낸 우리의 성과입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성소수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의 최일선에서 싸워왔습니다.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인 종걸은 39일동안 곡기를 끊었습니다. 수 많은 성소수자들이 얼굴과 정체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성소수자에게 차별금지법이 왜 절실한지를 말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이들을 온몸으로 마주하며, 국회 앞 농성장에 모여 피켓팅을, 문화제를, 동조단식을 함께 했습니다. 국회 안까지 우리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국회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대형 현수막을 두 차례 내걸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존재가 보이지 않고, 우리 목소리가 가닿지 않는 것 같아서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유세현장에 찾아가 박홍근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쳤습니다. 돌아오는 것은 외면과 무시였습니다. ‘나중에’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경찰의 폭력적인 대응을 방관하는 무책임이었습니다.
정치의 역할이, 국회와 정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민주정당, 개혁정당을 자임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2022년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벚꽃이 필 때부터 이제 장미꽃이 활짝 필 때까지 우리가 국회 앞 농성장에서 이 봄을 지내오는 동안 당신들이 증명한 것들은 있습니다.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당신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성소수자 차별에는 반대하지만’으로 시작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로 끝나는 돌림노래를 부르며 15년을 보내 온 당신들은 비겁하고 무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뻔하고 당연한 말이 참 어렵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무능에, 국회의 무책임에, 정치의 실패에 우리는 지쳤고 또 슬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계속되기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의 실패가 아니라 당신들의 실패이기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친 동료들을 북돋고, 서로를 돌보며 우리의 존엄한 삶이 온전히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당신들이 그렇게나 눈치보는 보수 기독교의 혐오가 우리와 우리의 동료들에게 더는 상처내지 않도록 혐오에 맞서 서로를 보호하는, 당신들이 했어야 할 책임을 우리는 다 해낼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 앞에 내놓은 당신들의 초라한 침묵을 기억하며, 우리는 당신들을 넘어설 것입니다.
[발언4] 임보라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공동대표)
15년을 이어온 발걸음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15년동안 길을 내어왔습니다. ‘처음부터 길이었던 길은 없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 또렷해진 이 길은 더욱 탄탄히 열려왔습니다.
엊그제 농성장에서 부산에서 올라오신 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열망이 어느 정도 뜨거운지 농성장 소식을 매일 확인하면서 제 마음도 나날이 더 뜨거워졌습니다.
어제는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이하 법안1소위) 차원의 평등법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여기가 끝이 아니라 법안 심사를 해야 하는 시기이고, 법을 제정해야 하는 국회의 시간이 도래했는데 책임있게 추진하려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단식농성 시작 기자회견에서, 특히 기독교인 정치인들은 사회적 합의라는 말 뒤에 숨어 입법 책임을 회피하고 방기하는 행위를 즉각 멈추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져서 생긴 평등을 향한 탄탄대로의 커다란 걸림돌은 바로 시민의 뜻을 받아 제 할 일을 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었고, 특히나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말하면서도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예수의 복음에는 눈꼽만치도 관심없어하는 이들이 또아리를 틀고 가로 막고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나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상식적인 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아주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들어보니 어젯밤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큰소리들이 오고갔다고 하는데 저는 ‘꼴 좋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민주당 안에서 제몫을 위해 힘겨운 상황에서도 애써온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제대로 일해야 하는 책임자들,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40일 넘게 곡기를 끊고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광온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끝끝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 "면목이 없다.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라고 호소를 할까요?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절절하게 호소해야 하는 상황은 안타깝지만, 며칠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우리 시민들은 평등을 약속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민주당에게는 한표도 줄 수 없습니다.
종교인들 정치인들 권세있다는 자들 딴짓거리에 신물이 납니다. 민의, 민심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거짓말 하지 마십시오! 실제로는 한낱 휴지조각보다도 못하게 여기는 정치인들의 행태는 부메랑으로 자신에게 그 책임이 돌아갈 것 입니다. 나중에의 끝도, 국민적 합의의 끝도 결국 민주당의 무능력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책임 지지 못했습니다. 이런 민주당이 무슨 낯짝으로 표를 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능력에 대한 자성 없이 지방선거에서 8곳 승리도 어림없습니다.
긴 단식은 심장 뇌 손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를 무릎쓰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해온 종걸, 미류, 이진숙, 임푸른 님이 계십니다. 현재 최장 46일 단식을 이어온 힘은 차별과 혐오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으로 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진작 멈추었어야 할 단식, 이미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차별금지법은 단식하지 않아도 진즉 제정되었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의 무능함은 심장과 뇌 손상보다 더 유해하다는 것을, 진일보한 사회로 가는 길의 훼방꾼이라는 것이 지난 46일동안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지난 15년,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기댔습니까? 아닙니다. 정치인들은 계속 뒷통수를 쳤습니다. 여기에 오기 까지 우리들은 서로를 믿으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그랬기에 우리의 투쟁은 늘 단단하게 그리고 늘 승리했습니다. 장기간 단식을 이어온 분들의 온전한 건강 회복을 위해 기도합니다.
오늘까지의 여정은 여전히 이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의 실체들을 보게 한 시간이었고, 또한 여전히 이 사회에 존재하는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살아남게 만드는 뜨거운 연대의 실체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을 다시 세웁시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더 강하게 투쟁할 것을 지금 이 자리애서 천명합니다!
[발언5] 이진숙, 임푸른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단식 21일, 단식17일 | 대독)
연대 농성했던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 이진숙입니다.
차별금지법의 심사조차 개시하지 못한 국회,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배신했고, 국민의힘은 국민을 배신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간절하게 법 제정을 촉구하며 평등의 시간을 당겨왔는데, 끝내 거대양당은 평등을 묵살했습니다. 차별에 기대어 있는 기득권 거대양당에 경고합니다. 평등을 외면한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차별을, 차별을 유지하겠다는 정당을 거부합니다.
‘농성은 멈추나 투쟁은 계속된다!’ 찐!입니다. 이미 우리는 차별이 더 이상 사소하지도, 괜찮지도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서로 동등하게 존중하는 평등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농성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간다운 삶, 인권이 있는 사회에서 평등은 기본값임을 동의하고 지지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왜, 누가 평등을 막고 있는지도 알아버렸습니다. 우리는 정의를 외면하고 지연하는 국회의 시간을 평등한 시민의 시간으로 바꿀 것입니다. 더 많은 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법이 제정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평등 없이 인권 없습니다. 차별금지법은 민주공화국의 기본법입니다. 민주공화국 시민의 권리로, 시민의 힘으로 차별금지법은 곧 현실이, 기본값이 될 것입니다. 지역 동지들과 함께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평등이 이긴다. 우리가 만든다. 차별금지법 쟁취!
[발언6]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단식 46일)
46일 전입니다. 평등의 밥상을 다 차려놓았으니 국회의원들은 숟가락만 들고 오시라 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밥 먹는 일은 누구도 미룰 수 없는 것처럼, 차별금지법 제정도 미뤄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차별은 우리에게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배우면서 버스를 타면서 집을 구하면서 크고 작은 차별에 직면해야 하는 우리에게 차별금지법은 ‘나 차별당했다’고 말할 수 있게 하는 법입니다. 국회는 그조차 틀어막고 있습니다.
‘나중에’의 망령은 이 봄에도 질기게 버텼습니다.
교회가 반대한다고요? 개신교 신자들 중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를 국회는 무시합니다. 목사들이 반대해서요? 목사의 뜻을 따르는 것이 정치입니까?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고요? 대통령 득표율보다 높은, 70%의 시민이 제정하라는데 부족하다면 만장일치라도 이뤄야 한다는 겁니까? 어떤 사안이든 서로 다른 의견이 펼쳐지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의견들을 두루 수렴하면서 공론장을 만들고 더 나은 합의를 이뤄가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조차 거부하는 국민의힘은 여당의 자격이 없습니다.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한 기본법이자 국제인권기구가 십수년 동안 권고한 법의 논의조차 거부하는 것은 인권을 부정하는 본색을 보여줄 뿐입니다. 대통령이 ‘자유’를 부르짖으면 뭐합니까. 인권을 모르는 자유는 권력의 자유일 뿐입니다.
시민들이 이토록 간절히 요구하는데 법안 심사를 시작조차 못하는 더불어민주당도 민주세력을 자처하기를 그만두십시오. 평등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이자 사회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시민으로 대접받기 위한 출발선입니다. 시민들이 청원을 하니 겨우 발의를 하고, 도보행진을 하니 겨우 토론을 하더니, 단식투쟁을 하니 겨우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행동하기 위한 계획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핑계 대는 것은 기만일 뿐임을 시민들은 모르지 않습니다.
내일이면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됩니다. 지방선거는 여느 선거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어떤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지 모색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대양당은 지방선거에서 지방을 지우고 대선놀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이 넘고 풀뿌리 공약은 보이지 않습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시대 시민을 위한 미래는 말하지 않고 서로 상대를 저지하는 것만 목표로 삼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절박한 변화는 담합한 듯 외면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으로 시작한 이 봄 우리가 목도한 것은 이 땅 정치의 참담한 실패입니다. 그것은 단지 차별금지법을 못 만드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불평등과 부정의로부터 변화시킬 능력이 지금의 정치에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더 이상 국회 앞에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국회가 찾아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찾아올 정치가 부재함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분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국회 앞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싸웠습니다. 평등의 밥상은 나날이 풍성해졌습니다. 누구도 혼자 남겨두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서로를 단단하게 연결했습니다. 이제 사위워가는 몸을 걱정해주신는 분들게 더 이상 지켜보고 함께 해달라고 요청드릴 수가 없습니다. 국회는 미안해할 줄도 모르는데 미안할 이유가 없는 시민 분들에게 그 인사를 받을 염치가 제게는 없습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고맙습니다. 아픔 없이 응시하기 어려운 이 시간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여러분이 저를 살려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단식투쟁은 중단하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싸움은 중단되지 않습니다. 차별에 맞서는 것은 자신의 존엄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멈출 수 없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이 싸움은 법 제정을 넘어 평등으로 우리 사회와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싸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봄, 시민들이 곡진하게 내어준 기회를 놓친 거대양당은 그 심판의 결과가 어떨지 곧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곧 다시 만나 새로운 싸움을 이어가게 될 겁니다. 평등의 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첨부 1. 웹자보]
[첨부 2. 기자회견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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