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학교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프로젝트

[오늘을 생각한다]학교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2022.10.24 

[오늘을 생각한다]학교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인사 말씀 줄이옵고 글을 드립니다. 저는 2019년 2월 서울 서대문구 소재 명지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을 둔 부모입니다. 2018년 명지고등학교에서도 미투 사건이 발생해 많은 학생이 제보했고, 딸아이 말에 의하면 선생님들의 단체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난 7월 초 여름방학을 맞아 모교인 명지고등학교에 다녀왔는데 충격적인 내용을 알게 됐습니다. 그 당시 가해교사는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더 나아가 그 당시 학교 최고책임자인 교장은 지금 현재 법인 이사로 근무 중이고 가해교사 중에서는 현재 교장, 교감 그리고 부장교사로 승진해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개 사과와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하여 잠잠하게 하더니 해당 학생(피해학생 대부분이 3학년)들이 졸업하니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상시처럼 되돌아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싶어요. 우리 딸아이가 대표로 이의를 제기하려 하고 있지만 그리할 경우 3년간 담임선생들 세분이 연락할까봐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힘없는 여학생들을 위해 수고해 주신 귀 기관에 부탁드리오니 적극적으로 널리 알려 잘못한 것에 대해 그에 맞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는 그런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가 되도록 힘써주시기 간절히 원하옵니다. 끝으로 귀 단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022. 7. 23. 명지고 졸업생 딸아이를 둔 부모”

 

 

명지고뿐 아니다. 2019년 3월 ‘가해자가 돌아왔다’라는 트윗이 전국 각지에서 쏟아졌다. #스쿨미투 해시태그를 달고…. 이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스쿨미투 처리현황을 묻는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예상대로 비공개 처분만 돌아왔다.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3번의 재판을 모두 승소했다. ‘가해자 실명과 감사보고서를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라는 판결문 내용을 알면서도 나머지 교육청들은 여전히 비공개로 일관한다.  

“여자들이 짧은 옷을 입기 때문에 성폭력을 당한다”, “앉아서 싸는 애들한테는 이겨야 한다. 여자애들은 어차피 너희한테 대줄 애들”, “(동료 교사와) 하룻밤 한 사이야”, “볼에 뽀뽀하면 휴대폰 돌려준다”, “맞아서 빨간 다리가 섹시하다”, “자는 애들 보면 입에 뽀뽀하고 싶다”, “(하품하자) 야한 소리가 난다”, ‘학생에게 술집이나 룸살롱 다녀온 이야기함. 책상 밑으로 손을 넣어서 다리를 때림.’

#명지고_미투를 통해 폭로된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4월에 패소하고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명지고 가해교사 12명 중 9명이 재직 중이다. 그러나 누가 어떤 성희롱을 했는지, 누가 현재 교장·교감으로 승진했는지 알 수가 없다. 명지고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고, 그래서 우리는 이 일을 멈출 수가 없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주간경향 | 장하나 활동가] 기사 전문 보기
http://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2210141451171&code=115#c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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