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정종배의 시선집중] '주 69시간' 탄력 근로..가족 공동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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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
☏ 진행자 > 정부가 주52시간제가 아니라 이걸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게 밝혔죠.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어제는 이런 게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봤는데요. 오늘은 다른 각도로 다른 문제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그것이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게 궁금한 건데요.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 전화로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장하나 > 네,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 방안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이게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이 될 거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던데요. 동의하십니까?
☏ 장하나 > 동의하기 어렵죠. 사실 이 문제는 1인 가구의 경우에도 노동위원회를 통해서 개인의 건강 최소한의 기본권도 침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는데 이게 가정의 문제로 넘어가면 사실 더 악화되지 않을까 저희는 그렇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하나하나 짚어보죠. 일단 지금 현재 주52시간제 있잖아요. 52시간제가 도입된 후에 남성 노동자의 가사 돌봄노동 참여시간이 조금 늘었다, 이런 보도가 있던데 체감하세요?
☏ 장하나 > 조금 그거는 그냥 시대상의 변화에 따라서도 늘 남성노동자의 가사참여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 그게 제도 때문이다라고 보기에는 좀 곤란하고, 이 52시간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주40시간 기본적인 근로시간에 12시간 연장근로를 하는데 보통 토요일에 주말특근을 한 7시간 하고 평일에는 1시간씩 더 하거나 아니면 평일에 2시간씩 이렇게 더 연장을 하는 것이잖아요. 우리가 직접 그렇게 일한다고 생각하면 사실 저도 집에 들어와서 씻고 자기도 바쁠 것 같은데 어떤 식의 가사 참여인지 그렇게 와 닿지는 당연히 않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주52시간도 아니고 지금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라는 지금 분석이 나왔으니까 그냥 그렇게 가정을 해놓고 어떤 주는 69시간을 일하고 또 어떤 주는 확 줄여서 많이 쉬고 이른바 고무줄 근무가 돼버리는 거잖아요. 이렇게 돼버리면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세요?
☏ 장하나 > 일단은 어떨 때 69시간을 하고 어떨 때는 짧게 쉬고 이걸 계속 윤 정부에서는 노동자가 뭔가 조정할 수 있을 것처럼 호도를 하는 점이 가장 저는 우려되는 것이에요. 그러기 쉽지 않죠. 사실 지금 현재도 52시간 일하는 직종은 대도시의 사무직, 이런 위주가 아니라 사실은 큰 공단의 제조업들이 52시간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런데 그럴 경우에 사실은 어떤 물량이라든가 필요로 할 때 노동자들을 많이 일하라고 하지 당신이 잔업하고 싶을 때 그럼 공장 돌리면서 전기키면서 한 사람 위해서 공장 돌릴 수 있습니까? 너무 허구적인 얘기들을 계속하고 있고 노사 협의에 따른다고 하는데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사 간의 균형이 안 맞는 사업장들은 무조건 사업자 위주로 갈 것이다, 그런 것들이 가장 우려이고요. 그럴 때 노동자가 어느 주에는 69시간까지 일한다고 하면 가족들과 시간을 아예 못 보내죠. 질을 따질 게 아니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판단하는 게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 진행자 > 만약에 69시간을 일하게 된다면 그냥 와서 씻고 자고 다시 출근하는 이런 생활의 반복이라고 봐야 되겠죠?
☏ 장하나 > 네, 그리고 69시간은 사실 전혀 막아야 되는 게 개인의 어떤 건강이나 생명하고도 직결되기 때문에 저희가 야간노동은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69시간 논의는 저는 사실 되게 끔찍하다고 생각하고요. 이건 가족관계가 아니라 가족을 잃느냐 마느냐의 문제까지도 사실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저는 69시간도 끔찍한데 52시간을 말씀드리면 52시간도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없죠. 왜냐하면 주에 하루를 쉬는 상황에서 그 하루를 또 가족들과 보내면 이 노동자도 너무 힘들기 때문에 보통은 쉬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끼리 주말에 노는 동안 완전히 한 명 노동자는 배제되는 이런 정말 3, 40년 전의 어떤 상황이 현재도 되풀이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69는 상상하기도 싫죠.
☏ 진행자 > 가장 큰 건 출근을 몇 시에 하고 퇴근을 몇 시에 하는가라는 규칙적인 삶이 나오면 가정생활의 계획도 짤 수가 있지만 그게 아니라 어떤 주는 몰아서 일하고 어떤 주는 몰아서 쉰다 이렇게 되어 버리면 이게 되게 불규칙적이 되어버리면 가정생활에 이게 뭔가 규칙성이라는 게 그냥 무너져버리는 거 아닌가요?
☏ 장하나 > 맞죠. 특히나 저는 지금 초등학교 2학년 나이가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만약에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52시간만 일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한 사람이 맞벌이는 하기가 힘듭니다. 아시겠지만 주40시간 30시간 일하는 부부도 둘의 힘으로 사실 자녀를 양육하기 힘들어서 조부모의 힘을 빌린다든가 한 사람이 고용단절을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수십 년간 얘기돼온 사회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52시간 일하면 일단 외벌이다 라고 가정하는 게 맞을 것 같고요. 굳이 일해 봤자 한두 시간 파트타임밖에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이 가정에서 양육자 역할, 그런 역할을 하기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69시간은 사실 그려지지가 않는 그림입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이 권고안 내놓은 쪽에서는 이렇게 되면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 및 고용률 제고에 도움이 될 거다, 이렇게 주장을 하던데요.
☏ 장하나 > 네, 정말.
☏ 진행자 > 왜 말씀을 안 하세요.
☏ 장하나 > 여러 가지 여러 가지 주장이 와닿지 않은 권고문이라서 어떤 느낌을 솔직히 받았냐면요. 이미 답을 정해놓고 거기에 끼워 맞춘 내용이다, 유연화를 하겠다, 이게 사실은 지난 지난 정부 때 노동악법 5개를 사실 어렵게 막았던 기억이 있고 공교롭게도 제가 그때 환노위원만 4년을 했었어요.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권고문을 보면 정말 지연돼 있는 노동개혁을 하겠다. 그때랑 똑같습니다. 노동자를 위한 것이고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약한 노동자를 위한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똑같습니다. 내용을 보면 정말 위기감을 느끼죠. 이거는 노동자가 이렇게 입맛대로 일을 하다가 지쳐 나가떨어지면 갈아 끼울 수 있는 모습으로 보여지거든요. 그러면 여기서 지금 여성에게 더 좋다라는 게 그런 전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유연성이 노동자의 의사에 따른다 억지로 안 지킨다라는 약간 저희는 동의하기 힘든 이런 전제에 따르니까 사실 누구한테도 좋고 여성에게도 좋고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그 전제에 많은 노동자들이 동의 못합니다. 아마 이 얘기를 듣고 제가 아니라 제조업 종사하시는 실제 노동자분들이 본다면 이거 물량 있을 때는 잔업하라고 그러고 일 없을 때는 나오지 말고 쉬어 이렇게 해버리면 사실은 얼마나 편합니까? 사업자 입장에서는.
☏ 진행자 > 알겠습니다.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또 이런 주장을 하던데 병원진료를 위해서 내지 자녀하원을 도와주기 위해서 시간단위 연차 사용하는 것도 제안을 했던데 이건 현실적이라고 보십니까?
☏ 장하나 > 연차 사용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이상적이고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도 연차 사용에 곤란을 겪는 사업장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렇죠. 법으로 보장된 건데. 예컨대 육아휴직도 법으로 1년 보장됐지만 거의들 쓰지 못하고 고용단절 하고 있는 것처럼요.
☏ 진행자 > 연차 사용하는 것도 보니까 반차에서 반반차도 쓰던데요. 요즘은 또 보니까.
☏ 장하나 >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그게 좋은 말 같지만 전혀 못 쓰는 사업장에는 결국 그림의 떡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노동 상황이 너무 양극화돼 있지 않습니까. 남성 육아휴직 가능 사업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출산한 당사자도 사표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예전부터 노동 쪽에서 어떤 계획들이 나오면 노동부 직원들이 자기 입장에서 쓴 것이다 공무원들이, 이런 비판을 많이 했는데요. 실제 현실을 반영했는지는 실제 우리 대한민국의 많은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 진행자 > 지금 많은 분들이 지금 반응 보내주고 계시는데 에라이 님은 ‘출산율을 높이는 게 아니라 출산율을 줄이려는 거네요’라는 이런 어떤 지적을 해주셨고 출산율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요. 이게 출산율에 바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될까요? 어떻게 보세요.
☏ 장하나 > 이런 삶이 되면 저는 출생률만 낮아지는 게 아니라 결혼률이 낮아지는 거죠. 사실 이미 결혼하신 분이 아닌 경우에는 이런 근로 조건에서는 개인의 삶이 어쨌든 안정적이어야지 나머지 어떤 관계라든가 이런 게 형성이 되는데 이거는 정말 인간관계를 그게 꼭 이성, 결혼, 출산 이런 것들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되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동자의 어떤 삶의 질을 너무 떨어뜨리는 것이다. 자기 사업장에서 필요할 때 나와서 일하고 아니면 필요 없을 때는 쉬라고 하는 이런 상황이 과연 어느 노동자가 좋아할지, 강제로 쉬는 시간이 부여되면 말씀하신 대로 계획적이지 못한 상황인데 그런 것들은 받아들이기 들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 진행자 > 1440님도 문자로 ‘미혼들은 69시간 근무하면 언제 연애하고 언제 결혼하고 언제 애 낳아 키우나요’ 이런 지금 문자를 보내주셨고, 9507님이 ‘30인 미만 제조업 노동자입니다. 월화목금 저녁 6시 이후 2시간 잔업, 토요일 오후 3시까지 근무합니다. 평일은 가사 노동 참여라는 건 있을 수 없고 주말 가족과의 시간은 정말 빡빡한 계획으로 진행됩니다’ 또 이런 고충을 토로하는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여러 가지 점에서 평안하고 화목한 가정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 이런 결론이네요. 정리를 하면.
☏ 장하나 > 그렇죠. 가장 난감하신 건 지금 자녀들이 다 장성한 경우가 아니라 저처럼 그리고 방금 온라인으로 댓글 달아주신 선생님 얘기가 그냥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은 지금 눈앞이 캄캄하고 가족들하고 시간은 다 뺏기는구나, 이런 생각밖에 안 드실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걸 노사협의로 정한다, 이게 가장 국민들이 의아하고 또는 분노하는 부분 같아요. 지금 어느 사업장에서 동등하게 균형을 이루고 대화를 하고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권고안을 보면서 많이 놀라고 또 국회가 국민들의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지키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2651님이 ‘애가 없는 부부에게 특화된 제도네요’ 이렇게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예를 들어서 외벌이 가정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독박육아를 더 조장을 하고 맞벌이 부부 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대책 없는 이런 방안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더라고요. 이 점 지적하면서 오늘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하나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MBC 정종배의 시선집중 |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 인터뷰]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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