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존폐 위기’ 학생인권조례... “학교는 학생 인권의 사각지대... 조례는 학생인권의 최저선”
서울시의회, 13일 폐지 조례안 발의
학생인권조례, 차별받지 않을 권리 보장
‘동성애 조장’ ‘종교의 자유 침해’ ‘교권 침해’ 주장도
학생.교사 “학생인권 보장 위해 학생인권조례 필요”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서 김현기 의장이 안건 의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이하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 발의됐다. '교권 침해', '동성애 조장' 등을 이유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돼야 하는 목소리와 학생인권의 최저선인 학생인권조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부딪치고 있다.
15일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3일 김현기 의장 명의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발의 이틀 만인 이날 소관위원회인 교육위원회에 회부됐다. 교육위원회 일정에 따라 추후 심사가 진행된다.
2012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시절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별·나이·성적 지향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사생활의 자유와 개성을 실현할 권리 등을 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일부 종교단체와 학부모 단체의 반발에 부딪혀왔다.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로의 성적 지향을 조장’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하는 근거가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20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축소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여성신문
청소년 단체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침해 상황 구체적으로 명시”
그러나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도 거세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치이즈 활동가는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이 어떻게 보장받아야하고 어떤 상황이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학생인권교육센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전문적인 학생인권신고센터와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학생이 자신이 인권침해를 겪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바가 크게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생인권조례 42조에 따르면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설립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센터는 학생인권옹호관의 지휘를 받고, 학생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조사와 구제, 유형 및 판단기준, 그 예방조치 등을 수행한다.
학부모 “인권조례 있어 학생을 존중하는 문화 생겨”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말하는 이들 중에는 학부모들도 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의 조이희 사무처장는 “학생인권조례가 있어 학생의 인권이 침해된 상황에 대한 구제가 가능해 진다”며 “학생 인권이 조금씩 신장되고 있는 것을 넘어 학생을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한 주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김정덕 활동가는 현실에서는 조례가 잘 활용되지 않는다고 꼬집으며 “학교 현장에서 조례가 있다는 것도 사실 학교에서 잘 공유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서 체벌이 금지됐다지만 교사에 의한 학교 성폭력 등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는다. 학생 인권을 더 보호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못할망정 있는 조례를 폐지하려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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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침해 구제 수단”
교권 침해의 당사자인 교사들도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한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학교는 학생 인권의 사각지대”라면서 “학생인권조례가 있으면 학생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구제하는 수단이자 근거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교권침해를 근거로 드는 것에 대해 김한민 정책실장은 “반대로, ‘교권 때문에 학생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헌법에서 보장되고 있는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교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를 주목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1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 국제인권기준, 특히 차별 금지 원칙에 반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때문에 겪는 차별에 대한 보호를 축소하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신문 | 기자 김민주] 기사 전문 보기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4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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