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수업이 끝나면 학교도 '노키즈존'... 태권도학원 말고도 뛰어 놀 곳 필요하다"
용혜인 국회의원 국회 최초 '노키즈존' 주제 토론회 개최... 어린이 당사자 증언
【베이비뉴스 | 전아름 기자】
노키즈존 넘어 아동친화 사회로 토론회. ⓒ용혜인의원실
세계인구의날을 맞아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노키즈존’을 공론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는 어린이 당사자들이 참여해 자신들이 경험한 노키즈존에 대해 증언하고 노키즈존의 대안을 제시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주관으로 1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노키즈존’ 넘어 아동친화 사회로' 토론회는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제아동인권센터, 세이브더칠드런,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정치하는 엄마들 등 6개 단위가 주최했다.
토론회의 기조발제는 용혜인 의원과 류헌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이 맡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용 의원은 아이와 함께 나선 첫 나들이에서 출입을 거부당했던 경험을 밝히며 "사회가 일종의 거대한 ‘노키즈존’ 같았다"라고 회고했다.
또한 용 의원은 서울시 어린이 행복 프로젝트와 제주도의회의 노키즈존 지정금지 조례 발의안을 검토하며 아동친화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국회의 과제로 ▲노키즈존 실태 파악 ▲어린이패스트트랙 제도 도입 ▲아동 놀이공간 보장 ▲양육자 교육 의무화 및 제도적 환경 조성을 제안했다. 용 의원은 "우리 모두 어린이었거나 어린이었다"라며 "어린이가 환대받는 사회는 모두가 환대받는 사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은 아동친화사회의 개념과 아동친화사회 조성을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발제했다. 류 팀장은 ▲대한민국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점 ▲5~14세 우울증 환자가 9000여 명이 넘어섰다는 점 ▲저출생의 원인이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라는 점을 짚으며 ”초저출생 위기 해결을 위해 대한민국의 아동친화도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팀장은 UN아동권리협약에 기초해 ▲아동을 하나의 온격한 인격체로 대우하고 존중할 것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옹호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권한을 부여할 것, ▲아동을 시민사회의 핵심주체로 인지하고 아동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것 등을 포함한 ”아동권리 주류화 위한 원칙“을 제시햇다.
노키즈존 차별을 직접 경험한 어린이 당사자의 토론도 이어졌다. 이지예 활동가(11세)는 제주도 카페와 덕수궁 카페에서 노키즈존 차별을 당했던 경험을 밝히며 ”어른보다 힘도 약하고 잘 모르는 것도 많은데 어른들은 잘 알려주지 않고 나가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다“라고 성토했다. 이 활동가는 ”내가 어른이 되면 노키즈존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노키즈존이라고 써놓지 말고 ‘여기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써놓아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정후 활동가(10세)는 ”야구선수가 꿈인데 학교 운동장에서는 야구 연습을 할 수 없었다“라며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교가 노키즈존이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활동가는 ”노키즈존을 만들지 말고 카페나 식당을 Be quiet 공간과 Shouting 공간을 따로 만들어 구분하는 것“을 제안하며 ”태권도 학원 말고도 어린이들이 뛰고 소리지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 활 동가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어린이용 손잡이를 만드는 등 어린이의 시선에서 우리 일상 전반의 공간을 바꿔나갈 것을 제안하며 ”노키즈존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어린이가 행복한 ‘해피키즈존’이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해달라“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정후 활동가(10세) "학교수업이 끝나면 학교가 노키즈존이 되는것 같다" ⓒ용혜인의원실
토론자로 함께한 남궁수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오케이키즈존’이나 ‘웰컴키즈존’은 오히려 아이와 양육자를 사회에서 분리시키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조정희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청소년인권과장은 제주에서 노키즈존으로 운영했던 식당이 인권위 권고를 받은 사례를 설명하며 ”13세 이하의 아동의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나 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고 명확히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민변 조덕상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변호사는 ”노키즈존은 권리가 아닌 기호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노키즈존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와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날 환영사에서 이양희 국제아동인권센터 이사장은 ”존중을 경험한 아동이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다“라며 권리존중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위한 우리 사회의 책무를 강조했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은 ”한국이 아동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답한 사람이 겨우 10명 중에 3명“이라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사결과를 밝히며 ”아동이 독립적 인격체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이 무겁다“라고 당부했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의 공동대표는 ‘제가 어린이라고 못 들어가게 하면 울고 싶다’는 어린이의 발언을 전하며 ”노키즈존은 어린이에게 존재 자체를 거부당하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은 김형모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이번 토론회는 단순히 노키즈존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아동친화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토론회“라며 그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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