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보도자료]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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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보도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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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시 |
2024. 9.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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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
사무국 |
010-3693-3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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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석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이사장) |
02-924-1224, 010-2090-15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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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일시 |
2024. 9. 10. |
총 14매 (별첨 0건) |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
[기자회견 순서]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일시: 2024년 9월 10일(화) 오전 11시 ~ 11시 40분 ▪장소: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2층)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9길 16
▪사회: 유승희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법인운영팀장)
규탄 발언 - 소성욱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 선호찬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사무국장) -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마음연결팀장) - 하루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상임활동가) - 정성조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운영위원) - 몽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기자회견문 낭독 - 송지은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인권옹호팀장) - 박에디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운영위원)
▪공동주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 |
1. 9월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입니다. 국제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SAP)는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3년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제정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매년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자살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Change the narrative, #StartTheConversation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침묵과 낙인이 아니라 이해와 지원의 문화로 전환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정책과 법률을 옹호하는 것, 지금 한국 사회에 너무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2. 하지만 성소수자를 위한 자살 예방 대책은 없습니다. 2012년에 제정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의하면 정부나 지자체는 자살위험에 놓인 국민을 적극 구조할 책임을 가지고 있고(제3조), 자살위험에 노출된 개인이 처한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여 성별ㆍ연령별ㆍ계층별ㆍ동기별 등 다각적이고 범정부적인 차원의 사전 예방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의 4차 최종견해(2017)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하여 자살의 사회적 원인을 다루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 집단이 겪는 차별과 증오 발언 등 사회적 근본 원인을 다루는 것을 포함하는 자살 예방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성소수자 자살 현황은 확인하기가 어렵고, 5년 주기로 마련되는 「자살예방기본계획」에서도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3. 차별과 혐오가 만연하고, 성소수자라는 존재를 지우기 바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소중한 성소수자 동료,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듯이 성소수자들의 자살, 자해 시도가 일반인구집단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자살 예방 대책에서도 존재가 지워져서는 안 됩니다.
4.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먼저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 동료들을 기억하며 정부와 국회에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를 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기자회견 순서에 따른 발언문과 사진을 첨부하오니 많은 보도 바랍니다.
[기자회견 사진]
[발언문 1]
안녕하세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성욱입니다.
스스로 세상을 먼저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애도하며 발언을 시작합니다.
한국의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는 30년이 넘는 시간을 채웁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인권운동과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사회문화적 가시화 등의 성취를 이뤄내고 또 서로를 지지하고 지켜주며 삶을 살아낼 수 있게 하는 버팀목으로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은 우리만 해내야 하는 것이 사실 아닙니다. 국가와 정치가 그 무엇보다도, 그 누구보다도 먼저 나서서 아주 큰 책임을 가지고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운동과 커뮤니티는 세상을 스스로 먼저 떠난 사람들을 애도하기를 멈출 수 없었지만, 그동안 국가와 우리 사회의 정치는 애도는 커녕, 차별과 혐오 확산에 공조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면과 낙인의 재생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는 혐오와 차별 확산에 앞장서는 인물이 무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취임식을 가졌고, 우리 사회의 평등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법률 차별금지법은 아직도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평등 대신 보수 혐오선동 세력의 표를 얻기 위해 성소수자와 에이즈 혐오발언을 일삼기 바쁘고, 우리는 아직도 학교와 일터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평등과 차별을 아주 많이 마주해야만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더 많은 드러냄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고, 최근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지난 30년의 성취에 더해, 성소수자의 삶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법제도적 변화를 강하게 우리나라 정치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동성결혼 법제화, 군형법 92조의6 폐지, 트랜스젠더 성별인정법 제정, 전파매개행위죄 폐지, 청소년 성소수자 친화적 교육환경 마련, 성소수자 인구에 대한 통계파악 및 실태조사 진행 등 수많은 과제들과 필요한 변화를 이미 우리는 제시하고 있습니다.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의 제목입니다. 혐오와 차별에 굴하지 않고 이 세상을 꿋꿋이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성소수자들의 삶도 당연히 소중합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국가와 정치가 이제는 책임있게 응답하고 자기 역할을 꼭 해야만 합니다. 성소수자 당사자로서의 저를 포함하여 성소수자 커뮤니티에는 멈추지 않는 용기를 건네고,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에는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깨닫길 요구하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소성욱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발언문 2]
띵동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상담과 위기지원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국가 지원없이 2015년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 단 하나뿐인 기관으로 전국에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띵동의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띵동에 접수되는 위기 상담을 살펴보면 ‘청소년 성소수자’로 살면서 온전한 ‘나’를 가족, 친구, 주변 지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거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언어적, 정신적 폭력이나 차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주고 인정해주어야할 가족에게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거나 신체적 폭력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러한 차별과 혐오, 폭력으로 인해해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정신 건강 위험이 굉장히 높습니다. 매년 띵동에서 상담지원 분석하고 통계한 내용에 따르면, 정신건강/심리 문제는 주 호소 내용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국가나 사회에서는 여전히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해 살펴보지 않고 오히려 그 존재를 지우고 있습니다. 최근 국가인권회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창호는 동성애는 죄라고, 트랜스젠더로 인해 여성이 위협받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HIV가 확산된다는 혐오발언을 서슴치 않게 하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에서 운영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도 연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그 존재를 지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성교육에는 동성애를 비롯하여 다양한 젠더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삭제된지 오래이며, 성별이분법적이고 이성애, 유성애 중심적인 내용외에는 ‘비정상’ 혹은 ‘없는 존재’로 취급합니다. 이러한 교육은 아동/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정보, 편견, 혐오로 재생산되어, 청소년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 그대로 폭력과 피해로 돌아옵니다.
띵동은 다양한 주제로 상담을 진행합니다. 정체성 고민이나 대인관계 등의 고민을 가지고 오는 청소년 성소수자들도 있지만, 자살 위기가 있거나 호소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도 적지 않게 띵동에 연락을 합니다. 개소 이후 9년간 242건의 자살 위기가 있거나 호소하는 상담을 띵동에서 경험했습니다. 연마다 약 30건 가까이 자살 위기가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을 요청하고 있으며 한 건, 한 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무게감 있는 이야기와 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인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1위가 아닌, 평균보다 2.4배 수치가 높으며 바로 아래 2위인 라투아니아보다 약 30% 격차가 발생합니다. 이 높은 수치중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률은 더 높습니다. 2014년에 진행된 한국LGBTI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에 따르면 18세 이하 성소수자는 46%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조사되었으며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을 겪었던 사람 중 두 명 중 한 명꼴로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5년마다 ‘자살예방기본계획’과 ‘자살실태조사’를 수립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자살 예방과 정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살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연구는 단 한건도 진행된 적이 없습니다. 기초적인 현황 조차 파악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단순히 자살을 마주하고 위기를 지원하는 것에는 띵동도 성소수자 커뮤니티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라도 빠르게 국가 차원에서 현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띵동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과 정신건강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의식하고 있으며, 올해 5월부터 ‘성소수자의 삶도 소중하다는 선언, 1만명 서명 캠페인’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였습니다. 이 서명 캠페인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예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져있으며 현재까지 1,36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 예방을 촉구하는 내용과 서명을 세계자살예방의날을 맞이하여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과 정신건강 위가가 나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겠습니다.
‘자살예방기본계획’에 성소수자를 포함해야하며, ‘자살실태조사’ 일반적 특정 조사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하여 성소수자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야합니다.
또, 매년 진행하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현황을 확인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정신건강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조사가 진행되어야합니다.
연구와 실태조사가 자살률을 당장 낮출 수 있을지는 확실할 순 없지만, 국가차원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성소수자의 정신건강과 자살율을 낮추는 첫 걸음입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온전히 ‘나’로 살아보고 싶은 삶을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선호찬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사무국장)
[발언문 3]
국가가 나서야 한다. 자살로 친구를 잃은 자살 유족으로 고통을 표현하며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경험으로서 연결과 돌봄을 해 나갈 것이다.
친구사이는 2014년 20주년 기념사업으로 한국 엘지비티아이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중간 보고회 때 성소수자의 자살실태를 두고 자문에 들어온 전문가들은 이 수치는 오류다. 연구편향이 있을 것이다고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성인 엘지비 건강연구를 비롯한 후속 연구들에서 성소수자 집단의 자살은 일반인구집단에 비해서 심각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소규모 연구지만 성인 트랜스젠더, HIV 감염인 자살실태는 성소수자 집단 내부에서도 더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약물유저들의 자살은 심각하지만 실태조사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드린 이 연구들은 국가가 한 것이 아닙니다. 인권단체와 후원자들, 재단들의 기금을 받아서, 당사자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마련한 비용으로 연구를 한 것입니다. 당사자들이 이 정도로 문제를 제기했으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되지 않겠습니까? 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자살생각으로 괴로워 하는지? 트랜스젠더의 자살률이 왜 이리 높은지? HIV 감염인들이 에이즈 합병증이 아닌 자살로 사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약물유저들이 회복을 위해서 고군부투하는 중에 왜 자살할 수 밖에 없는지? 국가가 나서서 실태와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누군가의 가족,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동료, 무엇보다 성소수자 공동체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삶의 고통에 맞서며 쾌락을 향유했을 누군가를 자살로 잃을 때, 저는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가슴에서 마른 눈물이 흐르고 심장이 깨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공동체를 이루어가면서, 서로 연결되고, 서로 돌보고 의존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할 때, 축 처진 어깨와 한숨 대신에, 너와 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것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성소수자 공동체 일원으로서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몫이고 최선입니다. 다시 한번 국가에게 요구합니다. 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자살생각으로 괴로워 하는지? 트랜스젠더의 자살률이 왜 이리 높은지? HIV 감염인들이 에이즈 합병증이 아닌 자살로 사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약물유저들이 회복을 위해서 고군부투하는 중에 왜 자살할 수 밖에 없는지? 국가가 나서서 실태와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국가가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해야합니다. 그것이 정말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가 해야할 책임과 의무입니다.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마음연결팀장)
[발언문 4]
안녕하세요.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 상임활동가 하루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또 한 명의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무거운 마음이 듭니다.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발언을 시작하겠습니다.
트랜스젠더들은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존재를 부정 당하고, 배제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 변희수 하사님이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겪어야했던 일들은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확정수술 이후 강제 전역 명령을 받으며 군에서 배제되고, 자랑스럽게 지켜온 군인으로서의 정체성 마저 부정당한 것입니다.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재취업과 같은 또 다른 시작 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피할수없는 차별과 혐오, 사회적 낙인, 경제적 어려움 이 밖에도 수 없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들은 법적, 사회적 보호의 부족으로 인해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법적 성별 정정의 과정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사회적 낙인은 여전히 크며, 이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우리를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게 합니다. 이런 위태로운 상황에서 도와달라고 손 내밀 곳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자살예방정책에서 트랜스젠더, 성소수자들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습니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는 자살 위험군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예방 조치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만, 성소수자나 트랜스젠더를 위한 어떠한 언급도 조항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복지와 관련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과 청소년복지지원법에도 성소수자나 트랜스젠더를 고려한 조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성소수자들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가 처한 위험을 무시하는 사회적 방관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살 위험에 놓인 국민을 적극 구조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현실을 보면, 정부는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들이 처한 자살 위기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도 않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 누구의 위기도 외면받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역할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루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상임활동가)
[발언문 5]
안녕하십니까. 저는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에서 활동하는 정성조입니다.
오늘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동성애 혐오자를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인권과 평등을 존중하는 사회의 모습입니까? 청소년과 청년 성소수자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정신 건강의 위기는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다움이 2022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 청년들의 정신 건강은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소수자 청년의 49.8%는 최근 1주일 동안 우울 증상을 경험했으며, 이는 일반 청년의 우울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자살 관련 지표입니다. 성소수자 청년의 41.5%가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8.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성소수자가 겪는 정신 건강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가 무언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아닙니다. 학계에서는 '소수자 스트레스' 개념으로 이 문제를 설명합니다.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한 사회적 낙인, 차별, 거부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이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집니다. 특히 정체성을 형성하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이러한 스트레스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즉, 학계의 일치된 견해는 성소수자의 정신 건강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와 인권 제도, 성평등 정책은 성소수자들을 체계적으로 배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성소수자 학생들이 겪는 괴롭힘과 차별에 대한 적절한 대응 체계도 부재합니다. 더욱이 지역별 학생인권조례가 하나둘 폐지되고, 성평등 도서가 사라지는 등 교육 현장에서의 평등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학교 내 성교육이 '동성애 조장'이라는 비난 속에 후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섹슈얼리티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탐색하고 인권 의식을 형성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그 결과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도 무분별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섹슈얼리티를 ‘위험한’ 것으로, 성소수자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이러한 풍토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과 성소수자 혐오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책임은 막중합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성소수자의 인권과 평등을 위한 정책을 당연히 여기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를 위한 자살 예방 대책, 포괄적 성교육, 성소수자 친화적 환경 조성 등이 정부 정책의 필수가 되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제 국제 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성소수자들의 삶을 개선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십수 년이 미루어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부터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 말은 성소수자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모든 구성원의 삶과 존엄을 동등하게 존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자살 예방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정부가 앞장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성조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운영위원)
[발언 6]
어제 차별금지법 제정을 앞장 서 반대하는 보수개신교 부적격 인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습니다. 성소수자의 삶과 권리에 대해서 요구하는 오늘의 자리는 한국사회에서 ‘보편적 권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가운데에 누가 서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4년 전인 2020년, 오늘과 같은 9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재난의 시대, “실질적인 자살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소외, 혐오와 차별 극복을 통한 인권적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습니다. 2년 전인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소수자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안과 자살 위기의 사회적 배경에 차별과 혐오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더 이상 이러한 차별과 혐오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날 지금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어떤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까요. 인권 최후의 보루가 국가인권위 단 하나뿐인 사회는 절망적인 사회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누군가 나서서 또다른 인권의 보루를 자처할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2017년 유엔 사회권 위원회는 한국사회의 높은 수준의 자살율에 대응하고 ‘근본적인 사회적 원인’을 다루는 국가적 역량에 대해 우려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 및 노동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노인 빈곤,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 집단이 겪는 차별과 증오 발언 등 사회적 근본 원인을 다루는 것을 포함해 자살예방 노력을 강화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국제인권기구가 대한민국을 심의하고 제시하는 이러한 ‘권고'에 대해 ’이행‘이 아니라 ’숙고‘하자고 합니다. 여기서 숙고의 대상은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 여부입니다. 권고에 대해서 숙고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인 논의를 거쳐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고 ‘우리’의견을 만들자고 랍니다. 여기서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라는 하위로 포장된 반동성애 차별혐오선동 세력입니다.
이 모든 것을 ’보편적 권리‘라는 원칙에 입각해 해나가겠다는 기만을 질책하기 바쁜 정치는 왜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은 이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설 책임은 차별혐오선동에 대한 반대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 책임은 한 사람의 동등한 시민으로서, 타인에게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입니다. 차별과 혐오가 아니라 평등을 제도화하는 것입니다.
성소수자의 존재와 정체성 그 자체가 위기가 아닙니다. 위기의 원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려는 정치적 역할이 제대로 작동 안 되다 못해, 아예 거꾸로 성소수자의 권리를 유예하고 부정하는 상황에 동원되면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절망을 더 심화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 지금 한국사회의 위기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많은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지금 이 나라에서도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일상과 관계를 지키며 살아갑니다. 차별금지법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싸움을 국가가 지지하며 차별 피해자의 곁에 설 수 있도록 돕는 법입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없는 나라일지라도 성소수자들은 좌절과 절망 없이 자긍심을 함께 지켜주는 이들과 살아갈 수 있아야 합니다. 9월 10일 오늘, 정치가 긴급하게 가늠해야 할 책임일 것입니다.
몽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기자회견문]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실질적인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하라!
9월 10일은 국제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SAP)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 역시 매년 이날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과연 성소수자를 위한 자리가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한국 사회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을 만큼, 매우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성소수자라는 존재를 부정하는 것을 넘어, 삶의 버팀목이 되어줄 차별금지법마저 ‘동성애를 조장한다’라는 이유로 제정이 요원한 상태다.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고 있고, 성교육 성평등 도서가 사라지고 있다. 곳곳에서 평등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는 국가인권위원장마저 임명되었다. 인권의 퇴행은 브레이크 없이 진행 중이며, 정부와 국회가 뒷짐지고 있는 사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원하는 모습 그대로 살고 싶다는 성소수자들의 소박한 바람마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은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 어떤가. 정부가 수립하는 자살 예방 대책에서도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2012년 제정된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정부나 지자체는 자살 위험에 놓인 국민을 적극 구조할 책임을 가지고 있고, 자살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 예방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가는 법 제정 이후 단 한 번도 성소수자의 자살 현황에 대해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수많은 연구에서 일반인구집단보다 성소수자들이 자살, 자해 시도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고, 국제사회 또한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 집단이 겪는 차별과 증오 발언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살 위기 취약계층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소외와 배제로만 일관한다면,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람의 생명은 인권의 출발점이다. 삶이 존중받아야 인간의 존엄도 실현될 수 있다. 그 누구의 생명도 경시되어선 안 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책에 배제된 사람이 있어서도 안 된다. 차별과 혐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면, 최우선으로 지원받아야 하며, 국가는 앞장서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인권을 후퇴시키는 무능한 정부라면, 존재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오늘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국가의 무관심과 무대책 속에서 차별과 혐오로 먼저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성소수자 동료들을 떠올리며, 이 같은 현실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삶을 지키기 위해 상담하고 교육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망마저 무너뜨리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와 혐오 세력에 맞서, 굳건히 오늘 하루의 삶을 지키고자 한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의 집단적 특성을 고려한 자살 예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차별과 혐오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침묵과 낙인이 아니라, 이해와 지원의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 소중하지 않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성소수자의 삶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진정으로 기념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을 위해 국가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라!
실질적인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성소수자의 삶을 지키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2024년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에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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