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10.29국제돌봄의날 주간 돌입 기자회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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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보도일시

2024. 10. 28.

담당

사무국

010-2499-4094

 

10.29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담당 : 공공운수노조 김호세아 조직쟁의부장

010-3019-1066

배포일시

2024. 10. 28.

총 24매 (별첨 0건)

10.29국제돌봄의날 주간 돌입 기자회견

 

▪일시·장소ㅣ 2024년 10월 28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주최ㅣ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기자회견 순서>

 

1. 취지발언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김흥수 부위원장

2. 발언(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 : 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최영미 위원장

3. 발언(국가가 책임지는 돌봄 공공성 확보)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전은경 팀장

4. 발언(돌봄노동 가치 재평가 및 처우개선)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전지현 위원장

5. 발언(돌봄권리 보장) :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활동가

6. 요구안 발표 :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활동가

 

1. 2024년은 돌봄과 관련된 이슈들이 우리 사회에 여럿 있었습니다. 가장 큰 세 가지를 꼽으라면 한국은행 보고서로 촉발된 돌봄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이슈와 공적돌봄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해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입니다. 돌봄과 관련된 이러한 이슈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 사회는 돌봄노동의 가치하락과 공공성 후퇴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작년 유엔에서는 10월 29일을 “국제 돌봄 및 지원의 날”(International Day of Care and Support)로 정했습니다. 위태로운 돌봄의 전망 속에서 국내의 노동시민사회는 이 날을 중심으로 돌봄의 공공성과 지속가능한 돌봄을 우리 사회에 요구하기 위해‘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를 조직하고 다양한 사업들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3. 조직위는 여성, 장애, 청년, 노동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 29개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기자회견, 토론회, 영화상영회, 증언대회, 시민행진 등의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4. 이에 10.29 국제돌봄의날 주간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10월 28일 10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진행하고자 하오니 많은 관심과 취재를 바랍니다.

 

※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출범 경과 및 준비과정

- 공공운수노조, 노동시민사회에 10.29돌봄의날 기획단 참여 제안 및 모집(2024.08.19.~08.30)

- 2024.09.03. 1차 기획단 회의(한국여성노동자회) : 조직운영 관련 논의

- 2024.09.19. 10.29 국제돌봄의날조직위원회 참여단체 워크숍&토론회(2차 기획회의-참여연대) : 돌봄에 대한 각 단체들의 상호이해를 돕기 위한 워크숍과 토론회 진행

- 2024.10.04. 3차 기획회의(참여연대) : 조직위원회 요구안 1차 정리, 조직위 사업 기획 논의

- 2024.10.14. 4차 기획회의(민주노총) : 조직위원회 요구안 확정, 조직위 사업 기획 논의

- 2024.10.24. 5차 기획회의(민주노총 서비스연맹) : 조직위원회 요구안 해설 검토, 최종점검

 

※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참여단체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원지부, 노동당 여성위원회, 다른몸들, 돌봄청년커뮤니티n인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변혁적 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사회적돌봄센터 봄돌, 사회주의정당건설연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서비스연맹,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정보경제연맹, 정의당, 정치하는엄마들, 진보당 서울시당, 참여연대, 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 (가나다순)

 

첨부1. 10.29 국제돌봄의날 주간 일정 안내(웹자보 포함)

첨부2.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요구안(해설 포함)

첨부3. 기자회견 발언문

첨부4. 기자회견 현장사진

첨부1. 10.29 국제돌봄의날 주간 일정 안내(웹자보 포함)

 

1. 10.29 국제돌봄의날 주간 돌입 기자회견

- 일시․장소 : 2024년 10월 28일 10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2. 10.29 국제돌봄의날 기념‘제대로 된 돌봄통합지원 시행을 위한 비판적 모색’토론회

- 일시․장소 : 2024년 10월 28일 14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

- 주최 : 공공운수노조,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 조국혁신당 김선민‧정춘생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 후원 : 국제공공노련(PSI)

 

○ 사회 : 김흥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 발제

- 제대로 된 통합돌봄제도 구축을 위한 모색 /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 돌봄통합지원법 비판적 고찰 / 강은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토론

-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 박대진 공공운소노조 사회서비스협의회 부의장

- 이원필 건강보험노조 정책연구원 자문위원,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장

-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 구재관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추진단 사무관

 

3. 영화‘플랜75’상영회

- 일시․장소 : 2024년 10월 29일(화) 16시, 프란치스코교육회관 7층 체칠리아홀

 

4.“시민이 요구하는 돌봄, 우리가 직접 이야기합니다”증언대회

- 일시․장소 : 2024년 10월 31일(목) 11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사회 : 김호세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장

○ 우리가 이야기하는 돌봄이야기

- (아동돌봄) 권영은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 (노인돌봄) 강석금 한국가사노동자협회 국장

- (돌봄청년) 강하라 돌봄청년커뮤니티n인분

- (장애인돌봄) 김기순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부 조합원

- (장애당사자) 박목우 다른몸들, 정신장애인 동료상담가

○ 퍼포먼스

- 프로그램

 

5. 제대로 된 돌봄을 요구하는 돌봄시민 행진

- 일시 및 장소 : 2024년 11월 02일(토) 14시, 보신각 (보신각→서울시청→보신각 행진)

 

○ 사회 :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발언 : 채윤진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 공연 :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하남시립예술단지회

○ 발언 : 전현욱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사무처장 / 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 박다솜 돌봄청년커뮤니티n인분 활동가

○ 행진

- 선동자 : 김호세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장

- 발언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원지부 /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 오대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 / 송은정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국장

○ 마무리발언 : 민주노총 총연맹

-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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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2.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요구안(해설 포함)

 

조직위원회는 장애, 노동, 여성, 청년 등 다양한 영역의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돌봄은 돌봄을 받는 자와 돌봄을 제공하는 자가 함께하는 상호적인 관계 속에서 이뤄집니다. 그렇기에 모든 단체들이 돌봄과 관련한 상호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워크숍과 토론회를 진행했으며, 여러 논의 끝에 돌봄과 관련해서 추구해야 할 방향에 합의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 요구안

가.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

① 민간중심의 돌봄체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중심의 돌봄체계로 전환하라.

② 모든 시민에 대한 전 생애 권리기반 돌봄체계 구축하라.

③ 가구, 가족 중심이 아닌 개인 기반 돌봄·복지 체계 마련하라.

④ 남성생계부양자 모델 타파하고‘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로 재구성하라.

나.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 공공성 확보

⑤ 돌봄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충분한 돌봄노동 인력을 확보하라.

⑥ 국가와 지자체가 사회서비스 시설을 직접 운영하여 공공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라.

⑦ ILO 189호(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비준하라.

다. 돌봄노동 가치 재평가 및 처우개선

⑧ 저평가된 무급·유급 돌봄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하여 사회적 인식 개선하라.

⑨ 돌봄노동자의 처우(임금 및 노동조건) 개선하라.

⑩ 근로기준법 11조 중 가사사용인적용제외 조항 폐기하여, 가사노동자에게도 노동관계법 전면 적용하라.

⑪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들의 평등한 권리 보장하라.

라. 돌봄권리 보장

⑫ 모두의 돌봄권(좋은 돌봄을 받을 권리와 돌봄 할 권리) 보장하고, 돌봄기본법 제정하라.

⑬ 돌봄시간 확보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하고, 노동환경 개선하라.

⑭ 임신 유지와 중단, 출산, 양육의 전 과정에서 성평등한 권리 보장하라.

 


 

가.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

① 민간중심의 돌봄체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중심의 돌봄체계로 전환하라.

② 모든 시민에 대한 전 생애 권리기반 돌봄체계 구축하라.

③ 가구, 가족 중심이 아닌 개인 기반 돌봄·복지 체계 마련하라.

④ 남성생계부양자 모델 타파하고‘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로 재구성하라.

 

돌봄 노동자는 저임금을 받으며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민주노총의 자료에 따르면, 돌봄 노동자 1,200여 명 가운데 91.7%가 계약직으로 일하며, 낮은 임금(74.4%)과 고용불안(61.2%), 그리고 일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가(26.7%)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회복지시설의 민간 운영비율은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돌봄노동이 주로 이루어지는 것을 유추해 보면, 대부분의 돌봄노동이 민간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에서 이뤄지는 돌봄 노동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돌봄을 지속가능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돌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국가가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돌봄을 상품이 아닌 권리로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민영화된 돌봄 체계를 공공 중심의 돌봄 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 체계에서 전 생애주기에 걸친 돌봄이 필수적입니다. 국가는 이 돌봄을 개인, 민간의 영역에 맡기며, 특히 여성들이 누군가의 아내, 어머니, 딸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집 밖에서 임금 노동을 하며 집 안에 돌아와 또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갑니다. 자녀를 기를 때, 배우자나 노부모를 부양할 때, 다른 사람의 돌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생애주기에 따른 공공 돌봄은 개인에게 안정적이고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돌봄 노동자는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형태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가정 내 여성의 공짜 노동이 아니라 국가가 주도하며 안정적으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선순환이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가 저출생, 고령화가 되어가며 누군가를 돌보고 부양해야 하는 것이 가정 내에서만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한국 사회의 가족 중심으로 구획된 사회복지는 국가의 역할을 보완적 기능으로 제한하는 것이며 가족구조가 변화하는 현실을 따르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결혼이나 혈연으로 이뤄진 가족 구성 바깥의 가구가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서로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공공돌봄 체계를 통해 혈연, 지인 등의 사적 관계에 의존하지 않으며, 취약한 조건과 상황이 생기더라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성에게 전가되는 돌봄의 책임은 성별 이분법, 성역할 고정관념, 성별 분업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남성을 생계부양자로, 여성을 돌봄전담자로 만드는 이분법적인 성별 분업 시스템 안에서, 여성은 남성의 배우자, 어머니가 되어 출산과 양육, 가사‧돌봄 노동을 통해 무급 재생산 노동을 수행할 것을 강요받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가부장제와 함께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은 돌봄을 모든 시민의 책임으로 규정합니다. ILO의 2018년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부불노동의 76.2%를 여성이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넘게 부불노동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불 돌봄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정 (recognition)을 진작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방안들이 도입되어야 하며, 돌봄 관련 인프라의 확충 등을 통해 줄여야 (reduction) 하며, 또한 불가피한 부불 돌봄노동 또한 성별 간 고르게 분포되어야(redistribution) 합니다. 성별과 무관하게 모든 시민이 돌봄자가 되고, 또한 돌봄을 받을 권리를 지닐 때, 우리 사회는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아니라 재생산 노동이 모든 시민의 몫이 되는 사회로 전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돌봄이 특정 성별, 연령, 인종에게만 전가되는 부담이 아니라 누구나 돌봄을 주고받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나.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 공공성 확보

⑤ 돌봄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충분한 돌봄노동 인력을 확보하라.

⑥ 국가와 지자체가 사회서비스 시설을 직접 운영하여 공공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라.

⑦ ILO 189호(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비준하라.

 

한국 사회의 돌봄현장은 현재 노동인력 확보와 공공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부 인력추계에 따르면 2027년 기준 요양보호사 필요인력 수는 755,454명입니다. 하지만 현재 공급전망으로 볼 때는 2027년 75,699명(필요인력 대비 10%)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는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 부족 규모를 2022년 19만 명→2032년 38~71만 명→2024년 61~155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사‧돌봄 현장에는 요양보호사, 가사서비스 노동자, 간병인, 장애인활동지원사, 노인생활지원사, 아이돌보미, 산모‧신생아서비스 종사자 등 수많은 노동자들이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해 있습니다. 열악한 임금, 이동시간은 임금에 포함되지 않고 서비스가 취소되면 임금이 그만큼 깎입니다. 대인 돌봄부터 청소, 세탁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다양한, 필수적인 노동을 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도 여전히 낮습니다.

 

올해 한국은행에서는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방안”이란 이슈노트를 통해 ▲개별 가구가 사적 계약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여 최저임금을 회피하는 방식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동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돌봄인력확보를 통한 돌봄의 공공성 확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정치인들은 지금 돌봄 현장이 처한 현실부터 직시해야 합니다. 현장이 2022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기관 운영의 어려움으로 꼽은 1순위는 ‘인력 채용의 어려움’이며 장기요양인력 채용이 어려운 이유로 ▲열악한 처우 ▲업무 강도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미 열악한 처우와 업무 강도로 채용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저렴한 돌봄”은 돌봄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사·돌봄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등 돌봄 인력의 공공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인력 확보뿐만 아니라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공돌봄 역시 우리 사회 좋은 돌봄을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입니다.‘2023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지자체가 설치/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9,038곳 중 직영은 단 304곳(3.36%)뿐입니다. 민간 설치/운영 시설의 경우 53,473곳 중 개인(Individual)은 30,297곳(56.65%)으로 과반이 넘습니다. 지자체가 설치한 사회복지시설의 민간운영 위탁률은 2019년 89.6%(7,040개 중 6,307개)에서 2023년 97.1% (10,022개 중 9,731개)으로 상승했습니다. 민간중심의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시기부터 서울 시민에게 돌봄을 제공하면서 공공돌봄의 상징적 역할을 수행해 온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해산되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2년 <노인돌봄 공공성 강화 및 노인돌봄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를 통해 “민간기관은 국가 재정에 의존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를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민간 장기 요양기관 주도의 노인돌봄체계는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적 저하 및 돌봄 공백 등 여러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라고 우려를 밝히면서 “따라서 양질의 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는 공공인프라를 확충하고 이를 통해 국가 주도의 공적 노인돌봄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외부조사업체를 통해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돌봄서비스와 같은 사회서비스 기관의 운영을 공공부문(공공기관 직영 또는 사회서비스원 등)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91.3%(민간부문은 8.7%에 불과)였습니다. 또한 돌봄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직영 및 공공위탁 운영 사회복지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92.7%가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국가와 지자체는 중요한 돌봄의 필요성에 대해 지금보다 더욱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영 운영 및 사회서비스원과 같은 공공기관을 통한 공공 위탁으로 공공성과 투명성이 확보된 돌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ILO는 2011년 ‘국제노동계의 마지막 현안’이라고 불리던 가사노동자의 보호를 위하여 ‘189호 협약(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협약)’을 채택했습니다. ILO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가구를 위해 일하는 가사노동자(domestic workers)가 전 세계에 7,560만 명 이상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76.2%가 여성, 약 81%가 비공식 고용, 17%가 이주노동자이며, 폭력과 괴롭힘 또 이동의 자유를 제한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른 노동자 월 평균임금의 56% 수준의 급여를 받고 90%는 법적으로 사회 보장 제도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189호 협약은 모든 가사노동자에게 다른 노동자와 똑같은 노동보호와 사회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이주 가사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협약은 찬성 396 대 반대 16, 기권 63표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되었고 한국 정부도 찬성표를 던졌지만, 현재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가구 내 고용노동자를 보호하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주 가사노동자 도입이 논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협약을 비준해야 합니다.

 

다. 돌봄노동 가치 재평가 및 처우개선

⑧ 저평가된 무급·유급 돌봄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하여 사회적 인식 개선하라.

⑨ 돌봄노동자의 처우(임금 및 노동조건) 개선하라.

⑩ 근로기준법 11조 중 가사사용인적용제외 조항 폐기하여, 가사노동자에게도 노동관계법 전면 적용하라.

⑪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들의 평등한 권리 보장하라.

 

현대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돌봄 위기가 대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돌봄의 중요성은 오히려 증대하였습니다. 하지만 대표적 돌봄 정책인 보육정책, 노인정책, 장애인정책은 국가가 설계하면서 공급은 시장에 맡겨놓는 체계를 취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장기요양기관 전체 28,868곳 중 국가나 지자체가 설립한 기관은 256개(0.9%)에 불과합니다. 법인은 3,984곳(13.8%), 개인 설립 기관은 24,628곳(85.3%)에 육박하였습니다. 올해 7월 기준,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이 설치된 시군구는 총 98곳, 설치되지 않은 시군구는 153곳으로, 전체 시군구의 64%에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돌봄서비스의 시장화 정책과 공공성 부족 경향은 서비스 질 저하와 노동자들의 낮은 처우·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돌봄 노동자의 수는 2022년 기준 130만 4천 명으로 2015년에 비해 28% 이상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 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돌봄 노동자의 92.5%는 여성으로 이중 절반이 50대 이상입니다. 임시직 비중은 전체 취업자(17.8%)보다 1.9배 많은 33.1%로 돌봄 노동자 3명 중 1명이 임시직입니다. 월평균 임금은 152.8만 원으로 전체 취업자 266.5만 원의 57.3%에 불과하고 돌봄 노동자의 22%는 중위 임금 2/3미만인 저임금 노동자입니다.

 

돌봄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처해 있는 근본적 이유 중 하나는 돌봄 노동자 대부분이 여성이며 성별화된 노동시장의 문제로 인해 돌봄노동이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돌봄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 불이익의 원인을 좀더 살펴보면 학력, 경력, 노동시간, 노동조건 등의 차이로 설명할 수 없는 7~30% 가량의 임금 차이가 존재합니다. 돌봄이라는 노동에 대해 여성이 전담하는 허드렛일로 인식하는 사회 문화가 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가정에서 무급으로 하던 노동을 시장화하면서 여성의 노동에 대한 저평가가 저임금으로 고착화된 것입니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는 ‘돌봄 임금 프리미엄’을 통해 저평가된 돌봄노동의 가치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돌봄노동의 가치 제고, 홀대받아 온 여성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임금 불평등이 높고 돌봄의 공공성이 취약한 나라일수록 돌봄 노동에 대한 임금 불이익이 큰 경향이 나타납니다.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인 돌봄노동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치적 결정과 정책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방문 돌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돌봄노동에 대한 기준이 적정 노동시간 보장, 적정 휴게 보장, 해고로부터의 보호 등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은 방문 돌봄 노동자들이 이용자로부터 겪고 있는 폭언·폭행·성희롱의 위협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돌봄 노동자의 권리보장과 보호를 위한 법이 필요합니다.

 

근로기준법 11조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조항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을 정부가 지도감독 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부터 가정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법적 보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가정방문 돌봄 노동자, 곧 가사노동자 가운데 노인요양, 바우처노동자 등 정부 영역의 노동자들과 가사근로자고용개선법에 따라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원칙적으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만 민간영역의 노동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심지어 취업 알선, 직업훈련과 같은 기본적인 고용지원서비스도 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 조항의 폐기를 전제로 가사사용인, 곧 가구 내 고용노동자들을 가정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합니다.

 

22년 9월 오세훈 시장의 ‘외국인 육아도우미 도입 건의’, 23년 5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언급’에 이어 올해 시작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우려했던 대로 많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제 우리 사회의 필수 인력입니다. 가사돌봄노동자를 도입한다고 하면 ‘필수 인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전문 인력으로서 우리 사회에 정주’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 전에 선주민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라. 돌봄권리 보장

⑫ 모두의 돌봄권(좋은 돌봄을 받을 권리와 돌봄 할 권리) 보장하고, 돌봄기본법 제정하라.

⑬ 돌봄시간 확보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하고, 노동환경 개선하라.

⑭ 임신 유지와 중단, 출산, 양육의 전 과정에서 성평등한 권리 보장하라.

 

2021년 기준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한국은 OECD 평균보다 긴 수준(연간 199시간 많음)입니다. 독일보다는 연간 521시간 더 길게 노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노동시간은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일의 양 조절·일자리에 관한 문제와 직결되므로, 단순한 시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나 노동시간은 늘 ‘노동시간과 휴식 시간 배분’이라는 빈약한 관점 아래 논의되어 왔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일할 권리와 일하지 않을 권리의 문제이며, 여성에게 무급으로 요구되어 온 돌봄노동의 시간을 모든 시민과 평등하게 분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생산성을 중심으로 구획된 자본주의 시스템을 돌봄을 중심으로 개편하여, 노동을 중심으로 한 삶이 아니라 돌봄을 중심으로 한 삶에 맞는 새로운 시간 배분 관점을 보편적 삶의 모델로 가져가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임금노동시간 외 무급 돌봄노동을 수행하는 여성의 노동시간은 남성의 노동시간에 비해 깁니다. 그러나 무급 돌봄노동 가치는 늘 평가절하당해 왔습니다. 남성 노동자가 장시간 임금노동으로 돌봄노동을 할 시간이 없다는 인식은 여성들의 무급 돌봄노동을 착취하며 존재해 온 장시간 노동시간의 역설을 담고 있습니다. 반면 여성은 무급돌봄노동의 전가로 인해 유급노동시간의 충분한 확보가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현실을 틈타 기업들은 여성을 아무런 권한도 미래도 기대할 수 없는 시간제로 여성들을 내몰고 있습니다.

 

돌봄 책임이 과중하게 부여된 여성노동자들은 시간빈곤을 경험합니다. 이는 현재 채용 과정에 있는 여성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여성을 돌봄 전담자로 전제하는 가정은 여성이 초장시간 노동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불러오고, 이에 따라 채용 성차별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초장시간 노동은 불평등하게 분배된 돌봄노동 시간문제를 심화시키고, 여성들이 차별받는 구조적 조건을 재생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노동시간은 노동자의 돌보고 돌봄 받을 권리 확보의 관점, 그리고 노동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관점이 아닌, 돌봄을 중심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관점으로 사유해야 합니다.

 

이미 노동시간 단축 실험을 진행했던 아이슬란드의 경우 유익했던 효과로 ▲이성 파트너가 있는 남성들은 가사책임을 더 많이 맡았고, 가사 노동을 공평하게 분담 ▲ 가족이나 친구 등 노동시간이 단축 실험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실험 참가자들과의 접촉이 확대되면서 그들로부터 유익한 영향을 받게 되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좋은 돌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공성이 확보된 공적 돌봄의 확충도 필요하지만, 일터에서부터 부모의 노동시장 참여와 가족 내 아동에 돌봄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노동권과 돌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더 나아가 돌봄권 (좋은 돌봄 받을 권리와 돌봄 할 권리)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돌봄기본법 제정까지 필요합니다.

 

또한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누구나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제도, 즉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상병수당 제도와 법정 유급병가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을 한다면, 돌봄 제공자, 돌봄 이용자, 가족 돌봄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돌봄, 양질의 돌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임신 유지와 중단, 출산, 양육의 전 과정에서도 성평등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신경아 한림대(사회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저출생 대책’에 대해서 “출산과 양육을 둘러싼 젠더 관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핵심인데, 그게 빠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사/돌봄문제에 있어서 여성의 몫으로 치부해 온 한국 사회의 인식부터 변화해야 하고, 성평등한 권리가 육아와 돌봄을 포함한 우리 사회 전반에 보장되어야 합니다. 성평등한 우리 사회의 변화 없이는 돌봄을 포함한 저출생 문제에 있어서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첨부3. 발언문(공공운수노조 김흥수 부위원장)

 

안녕하십니까. 공공운수노조 김흥수 부위원장입니다. 우리 노조는 10.29 국제돌봄의날 기획을 노동시민사회에 제안하여 여성, 장애인, 청년, 노동 등 총 29개의 다양한 분야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함께 10.29돌봄의날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의 돌봄의 전망은 매우 어둡습니다. 한국은행은 돌봄노동자의 임금을 깎을 수 있는 전략을 공개했고, 서울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해산을 승인하며 공공돌봄을 위축시켰습니다. 또한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이주가사노동자 사업은 여러 논란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한국 사회는 민간중심의 사회서비스 체계 속에서 돌봄노동자들이 고강도 노동과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이미 돌봄노동자 부족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안정적으로 돌봄노동자를 확보해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적 인프라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공적돌봄체계가 부족한 그 틈새 속에서 결국 장애인 가족, 돌봄청년과 돌봄아동, 여성의 독박육아 등 우리 사회 특정 구성원들에게 돌봄의 책임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 등을 종합해 본다면 이런 식의 돌봄은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돌봄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당사자와 그의 가족, 여성, 돌봄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제대로 된 공적돌봄 시스템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역을 넘어선 다양한 노동시민사회가 힘을 합쳤습니다. 우리 조직위는 이번 한 주 동안 토론회, 증언대회, 행진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돌봄에 대해 목소리를 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돌봄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첨부3. 발언문(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최영미 위원장)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돌봄을 필요로 합니다. 임신과 출산에서, 그리고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에서, 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질병과 장애에서, 누구나 반드시 맞닥뜨리는 나이드는 과정에서 누구나 돌봄이 필요합니다. 어느 사회이건 누구나 한번은 돌봄을 받기 마련이고 어느 사회이건 돌봄을 하는 사람은 항상 있어왔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공동체가 와해되고 무급돌봄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이제 돌봄은 여성에게, 가족에게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책임지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떠합니까? 생업까지 그만두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가며 아픈 아내를 돌보다가 희망이 보이지 않자 아내의 목숨을 끊은 남편, 38년간 돌본 장애인 딸이 암을 진단받자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목숨을 끊어준 어머니... 한 해 16.4명, 한 달에 1.4명(서울신문 기획기사)이 이런 식으로 목숨을 잃고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 옆에도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돌아가며 힘겹게 돌보는 자식들이 있습니다. 장애가족을 돌보느라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하는 양육자와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병원에 있는 가족을 간병하며 간병비에 쩔쩔매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 때문에 밤낮없이 야근을 하느라 아이를 방치해야 하는 양육자들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시달리다 집에 오면 집안일 때문에 가족과 보낼 시간은커녕 불화를 빚는 맞벌이가정, 한부모가정이 있습니다. 이것이 1인당 소득(2023년 GNI) 4,400만 원을 넘는 선진 한국이란 말입니까? 1인당 소득이 4,400만 원이면 3인 가구는 1억이 넘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집이 얼마나 있습니까? 경제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이제 돈이 없는 사람은 돌봄조차 받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장합니다.

돌봄은 필수재이다! 소득에 상관없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필요한 만큼 돌봄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돌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대폭 확대하라!

 

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100만 명이 넘는 돌봄 노동자가 있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요양보호사들이 열심히 어르신을 돌보고 있습니다. 어디에선가는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이 장애인을 돕고 있습니다. 어디에선가는 아이돌봄 노동자들이 양육자를 대신하여 아이를 건강하게 돌보고 있습니다. 또 어디에선가는 가사돌봄 노동자들이 맞벌이, 한부모가정의 휴식과 충전을 위하여 가정을 깨끗하게 보살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돌봄 노동자들의 처지는 어떠합니까?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항상 최저임금입니다. 아니, 이번 정부에서는 그것조차 못마땅한지 돌봄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안주어도 된다는 망언이 쏟아져나옵니다. 하루에 두 세 가구 이용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교통비도 받지 못합니다. 식사시간이 닥치면 밥을 먹을 장소도 시간도 마땅치 않습니다. 서비스가 취소되면 그 시간만큼 내 급여가 깎입니다.

 

코로나가 끝난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필수 인력이다,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는 죄다 어디로 갔습니까? 존중받는 노동이 질 높은 서비스를 낳습니다. 생산성이 낮다, 여자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등등 우리가 하는 일을 존중하지 않고 좋은 서비스를 요구합니다. 정부는 매일같이 고용감소 대책을 부르짖으면서 우리가 일하는 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는 눈을 감습니다. 어떻게 하면 노동환경을 좋게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할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무리 떠들어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입니다.

 

우리는 주장합니다!

돌봄 인력은 필수재이다, 돌봄 노동자 노동환경 개선하라! 월급제, 경력인정제 도입하라! 돌봄 노동자에게도 돌봄을 제공하라!

 

그리고 우리는 주장합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집에서 댓가 없는 돌봄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급노동이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가족돌봄에 응분의 존중과 댓가를! 가족을 돌보는 노동자에게 휴식과 사회적 인정을!

 

이제 돌봄은 국가 운영의 중요한 패러다임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는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 돌봄은 단순히 누가 누구를 돕는 데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산업, 중요한 노동자군, 중요한 복지의 일부를 이루고 있습니다. 돌봄의 보편적 권리는 경제민주화의 초석입니다.

 

첨부3. 발언문(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전은경 팀장)

 

돌봄의 부담이 소득, 연령, 젠더, 가족구성 등을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커다란 압박이 된 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돌봄의 위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비극적인 선택이 계속되고 있고,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누적 사적 간병비는 약 10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는, 이른바 ‘간병 살인’의 규모는 과거 판결로만 살펴봤을 때 한 달에 한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위기를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돌봄의 문제에 대해 정부가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보육지원제도, 사회서비스이용권제도 등이 발전해왔으나 제도가 분절적이고 서비스가 파편적이어서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가족의 희생이 계속되거나 시설 입소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의료급여 장기입원자의 약 48%는 의료적 필요가 아닌 간병이나 주거 등 다른 이유에 의한 사회적 입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도 합니다. 돌봄의 공백, 견고한 돌봄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가는 공허한 구호로만 국가 책임을 외치고 있을 뿐 국민의 돌봄 문제를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돌봄의 시장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영유아 돌봄, 노인 요양, 장애인 지원 등 주요 사회서비스는 민간에 맡겨 운영되어 왔고, 운영의 불투명성과 비민주성, 효과성 결여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열악한 돌봄종사자의 처우로 인한 서비스 질 하락은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필요와 욕구에 맞는 보건, 요양, 복지 및 일상 생활지원, 주거 등의 서비스가 적절히 제공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도입되었으나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 및 역량 부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중단없이 서울시민의 돌봄을 책임져온 공적 돌봄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결국 폐원되었습니다. 서사원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시민들은 그 누구보다 공공돌봄이 왜 필요한지를 증언했지만, 설립 5년 만에 정부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의회에서 벌어진 조례 폭거로 폐원되었습니다. 이는 주민 모두의 돌봄권을 무시하는 행위이자, 돌봄의 국가 실현을 위해 설립된 사회서비스원의 취지를 몰각한 행태입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역시 문제입니다. 필리핀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있다는 사실, 임금체불과 10시 통금 등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서울시는 돌봄의 민영화 기조하에 민간업체를 끼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공공돌봄 실현에 역행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주 가사돌봄노동자에 대해 끊임없이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이야기하고 있고, 입주형, 복수국 경쟁체제 도입까지 이야기하며 이를 서울시민을 위한 돌봄 정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게 공공이 할 역할이 맞는 겁니까? 돌봄의 비용이 증가하니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를 값싸게 활용하자는 것이 정녕 국가가 할 일입니까?

 

누구나 차별 없이 돌봄을 받고, 또 돌봄을 할 수 있도록 돌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합니다. 양질의 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는 공공인프라 확충, 이를 통한 국가 주도의 돌봄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돌봄의 시장화, 외주화가 아닌 돌봄의 공공성이 답입니다.

 

첨부3. 발언문(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전지현 위원장)

 

돌봄의 가치존중, 특히 돌봄노동에 대한 가치존중을 위해 온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합니다. 지독히도 낮은 처우를 개선할 것에 대해 국민들의 마음이 함께 모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전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돌봄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며, 절박함까지 사회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학교 등교는 중단되었지만 긴급돌봄교실은 운영되었고, 재가방문요양서비스는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반면 돌봄이 중단된 곳에서는 생활의 어려움이 곳곳에서 생겨났습니다.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어린 학생이 화재로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애인들은 활동지원이 끊기면서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거나 집 안에서의 생활 또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돌봄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으로 사회 정책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대표적 돌봄정책인 보육정책, 노인정책, 장애인정책은 국가가 설계를 하면서 공급은 시장에 맡겨놓는 체계를 취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노인요양시설은 전체 6,150개 중 112개(1.8%)만 국공립 시설, 재가요양시설은 전체 21,334개 중 126개(0.6%)만 국공립 시설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돌봄서비스의 시장화 정책은 서비스 질 저하와 노동자들의 낮은 처우·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월평균 임금은 152.8만 원으로 전체 취업자 266.5만 원의 57.3%에 불과하고, 돌봄 노동자의 22%는 중위임금 2/3미만인 저임금 노동자입니다.

 

돌봄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형태에 처해 있는 근본적 이유 중 하나는 돌봄 노동자 대부분이 여성이며 성별화된 노동시장의 문제로 인해 돌봄노동이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최저임금논의과정에서도 돌봄 노동자의 임금기준을 최저임금보다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때 정부도 같은 의지였음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돌봄일을 계속해야 하나, 국가조차도 인정해주지 않는 돌봄노동인가 허탈했습니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는‘돌봄 임금 프리미엄’을 통해 저평가된 돌봄노동의 가치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돌봄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돌봄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인상, 처우 개선 등 돌봄 노동자에 대한 가치를 국가적으로 변화시켜나가고 있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인 돌봄노동이 아닌, 노동 가치를 존중하는 돌봄노동자 적정임금, 인건비 가이드라인 제정 등 임금제도부터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현행 근로기준법은 방문 돌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돌봄노동에 대한 기준이 적정 노동시간 보장, 적정 휴게 보장, 해고로부터의 보호 등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은 방문 돌봄 노동자들이 이용자로부터 겪고 있는 폭언·폭행·성희롱의 위협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돌봄 노동자의 권리보장과 보호를 위한 법이 필요합니다. 돌봄 노동자들이 안정되고 행복하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국제 돌봄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첨부3. 발언문(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활동가)

 

인간은 전 생애를 걸쳐 “돌봄”이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아기로 태어나 돌봄을 받고 노인으로 돌봄을 받으며 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국민은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그 돌봄을 받는 주체에 소외되지 않는 계층을 만들지 않는 것이 국가의 역할입니다. 조건에 따라, 경제력에 따라 돌봄 여부와 돌봄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누구나 질 좋은 돌봄을 받게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이 생애주기 전반에 좋은 돌봄을 받을 권리를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돌봄기본법을 국회에서는 속히 제정해야 합니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환경의 개선으로 돌봄 시간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제각기 다른 돌봄 상황들로 인한 강제적인 고용단절이 아닌 일과 돌봄이 병행 가능하거나 혹은 일과 직접 돌봄을 스스로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합니다. 타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고용단절이 이뤄지는 사회에서 이제 벗어나야 합니다.

 

타인의 돌봄 이외에도 스스로를 돌볼 권리, 아프면 쉴 권리 등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돌봄을 위한 휴가, 휴직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회적 제반도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임신유지와 임신중단, 출산, 양육의 전 과정에서 성평등한 권리 보장을 주장합니다. 임신중단의 경우에도 자기 돌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과 임신과 출산, 양육의 과정에서 양육자 모두에게 충분한 돌봄 휴가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여성에게 전가되어지는 임신과 출산, 양육이 아닌 양육자 모두가 임신과 출산, 양육의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제도와 사회적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시급한 저출생 대책이라 생각합니다.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하고 육아휴직이 일부 근로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모든 근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 되어야 합니다.

 

돌봄이라는 것이 자본주의 안에서 생산성이 없는 것으로 치부될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안락함 안에도 누군가의 돌봄노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돌봄은 인간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며, 그 안에 누구도 소외 되어서는 안됩니다. 스스로 돌볼 수 있는 권리, 내가 타인을 돌볼 수 있는 권리, 좋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돌봄 권리 보장을 위해 10.29 돌봄의 날 조직위원회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첨부4. 기자회견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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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중인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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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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