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호소문] 제26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에 경영진이 아닌 뉴스타파 노동조합을 초청해 주십시오
정치하는엄마들은 회원들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모든 엄마가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 사회 △모든 아동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복지 사회 △모든 생명이 폭력 없이 공존하는 평화 사회 △현재와 미래 세대의 환경권을 옹호하는 생태 사회를 건설하고자 2017년 6월 창립한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제26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자로 <뉴스타파>가 선정되어 오는 3월 12일 시상식이 개최됩니다. 그러나 지난 2월 19일 <뉴스타파> 사내에서 최승호 피디(전 MBC 사장)에 대한 부당해고 강요 사태가 발생하여,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스타파 지부가 경영진을 상대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정치하는엄마들은 제26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에 <뉴스타파> 경영진 대신 투쟁 중인 언론노조 뉴스타파 지부 조합원들을 초청하여 시상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언론노조 뉴스타파 지부는 전체 임직원 중 대표를 제외한 노동자 52명 중 37명이 가입한(조직률 71%) 노동조합으로서 2월 20일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다음과 같은 요구안을 의결했습니다.
1. 뉴스타파 사측은 최승호 피디에 대한 제작 자율성 침해와 사직 강요를 전면 중단하라.
2. 한상진 총괄 에디터는 이번 사태를 촉발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재적 37명, 투표 33명, 찬성 29명, 반대 3명, 기권 1명, 무효 0명)
귀 법인이 <뉴스타파>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지금 투쟁하고 있는 기자들이 만들어 낸 값진 언론 보도 때문입니다. 지금 <뉴스타파>의 기자들은 점심시간마다 피케팅을 하며, 불법 부당한 해고 통보를 세상에 알리고 경영진의 비민주적인 조직 운영 행태를 바로잡으려 소리치고 있습니다.
고 지학순 다니엘 주교님께서는 1969년 가톨릭노동청년회(J.O.C.) 총재 주교, 1973년 한국 노동교육협의회 회장을 역임하시는 등 일찍이 투쟁하는 노동자들 곁에서 연대와 지지를 아까지 않으셨고, 1970년대 유신 독재에 저항하시고 ‘유신헌법은 무효’라는 양심선언을 발표하여 옥고를 치르셨습니다.
귀 법인이 제26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에 뉴스타파 노조 조합원들을 초청하여 시상하신다면, 조직의 민주화와 부당해고 철회를 위해 투쟁하는 기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투쟁하는 기자들의 발언문을 첨부하오니, 시상식에 뉴스타파 경영진이 아닌 노동조합 소속 기자들을 초청하시는 결정에 참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끝.
□ 붙임: 1. 2025. 2. 19. 언론노조 뉴스타파 지부 성명서
2. 2025. 2. 24. 김성수 지부장 발언
3. 2025. 2. 24. 오준식 조합원 발언
4. 2025. 2. 25. 이명주 조합원 발언
5. 2025. 2. 25. 황일송 조합원 발언
6. 2025. 2. 25. 이상찬 조합원 발언
7. 2025. 2. 25. 김희주 조합원 발언
8. 2025. 3. 4. 홍여진 조합원 발언
9. 2025. 3. 4. 김성수 지부장 경과보고. 끝.
□ 붙임 1. 2025. 2. 19. 언론노조 뉴스타파 지부 성명서
적어도 뉴스타파라는 일터, 언론사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베테랑 언론인, 우리의 자랑스러운 동료를 폭력적으로 숙청하려는 신임 박중석·한상진 체제의 폭력성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충격적인 사건은 바로 오늘(19일) 한상진 신임 총괄에디터와 최승호 피디의 면담에서 일어났다.
한 신임 총괄에디터는 최 피디에게 "4대강 영화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며 "앞으로 뉴스타파에서는 4대강 보도를 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최 피디가 뉴스타파에 복귀한 뒤 고된 출장과 현장 취재를 마다하지 않고 이뤄내온 저널리즘 성과물을 신임 수뇌부가 평소에도 얼마나 폄훼하며 바라봤는지 자명한 것이다.
한 신임 총괄에디터는 최 피디를 뉴스룸에서 뺄 것이라고 일방 통보했다. 그리고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상에도 규정돼 있지 않은 정년을 운운하며 뉴스타파에서 나가달라며 "구체적인 것은 대표가 설명할 것이다"고 했다. 이 땅 어디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될 부당노동행위에 다름 아니다.
신임 수뇌부가 뉴스타파의 자산이자 조직에 헌신한 동료에게서 카메라를 빼앗고 펜을 꺾어버리려 하고 있다. 동료들은 그 무도한 폭력에 분노와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박중석 신임 대표가 천명한 신뢰자산 구축이며 소통인가? 시작도 하기 전에 파국이라는 걸 알길 바란다. 그 책임과 후과는 온전히 신임 대표와 총괄에디터의 몫이다.
박중석 대표와 한상진 총괄에디터에게 분명하게 요구한다.
첫째, 이번 인사 폭력,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최 피디와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라.
둘째, 최 피디를 정식 뉴스룸 직제 안에 인사발령하고, 취재보도 활동을 보장하라.
이상의 두 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부는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다. 절대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5. 2. 19.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스타파지부
□ 붙임 2. 2025. 2. 24. 김성수 지부장 발언
저 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난 내란 사태 때처럼 이게 아직도 나흘밖에 안 지났나 닷새밖에 안 지났나 그럴 정도로 지금 일상의 어떤 일들을 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많은 분들 비슷하십니까? (네)
그럴 만큼 저희에게 너무나도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승호 선배를 지금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지 못하는 거는 저희 미래의 상당 부분을 아니면 어쩌면 저희 미래의 전부를 저희가 미리 포기하는 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저희 지부 입장문에도 썼듯이 이런 식의 규정도 근거도 없는 퇴사강요를 저지르고 그것에 대해서 다시 변명으로 지금까지 일관하고 있고 말 그대로 후배를 팔아서 이 조치가 해야 하는 조치였다라고 강변하고 있는 이런 조직이라면 정말 후원 회원들이 마음을 계속 줄 수 있을지 저는 되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이번 싸움에서 최승호 선배를 지켜내고 우리의 미래를 함께 지켜내는 것이 우리 후원 회원들이 뉴스타파의 마음을 돌리지 않게 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회사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저희가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려서 이렇게 시끄럽게 만들고 그것 때문에 회원들이 떠나가게 만드는 자기 파괴적인 행위라는 규정은 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동의합니다.)
그런 기조에서 저희 오늘 이렇게 어쩌면 뉴스타파 지부 10년 만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저희는 지금 가기 시작한 겁니다.
이 싸움 절대로 지지 않겠습니다. 이겨내겠습니다.
□ 붙임 3. 2025. 2. 24. 오준식 조합원 발언
(최승호 피디와 4대강 취재 동행하는 짝궁 카메라 기자)
지난번 총회 때 다 말씀을 드리고 저도 울어서 이제 더 이상 울지 않을 것 같고요.
그냥 간단한 일화를 설명해 드리고 싶어요. 2020년 6월 23일인가가 아마 최승호 선배랑 처음 강에 간 날인 것 같아요.
그때 처음으로 저희가 갔던 보가 세종시에 있는 세종보였습니다. 그때 최승호 선배가 현장에 갔을 때 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 최승호라는 PD가 MBC 사장인 줄 알고 그리고 사장의 끗발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을 해서 세종보 사업소장부터 해서 과장 등 해서 10명 정도가 앞에 도열을 해서 이젤을 세워놓고 세종보의 운영 재방 같은 걸 설명하는 그런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는 그림 찍으러 간 거고 최승호 선배가 본인이 사장 출신이고 내가 30년 차 피디고 그런 걸 내세우고 싶었다면은 그런 걸 끝까지 다 들으시고 막 관리소장이랑 같이 차도 한잔 하고 그럴 것 같은데 이젤을 보시자마자 "아니 아니 우리 취재하러 왔고 이 사람들아 이거 그만하시라 들어가시라" 그렇게 하고 그 사람들을 들여보내고 저희가 할 일을 마치고 그렇게 그 현장을 떠난 기억이 있어요.
제가 이 일화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최승호 선배는 그만큼 현장의 진심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본의 아니게 제가 2020년부터 최승호 선배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 이전에 최승호 선배와 작업해 온 다른 선배분들도 많이 아실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이후에 최승호 선배가 해온 보도들을 보면은 아 이 선배가 4대강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 분야에도 관심이 있고 대선에도 관심이 있으며 이 조직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시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측이 주장하는 저성과나 5년간 4대강만 해왔다라는 프레임은 그냥 프레임으로밖에 존재할 수 없는 겁니다. 지난 5년 동안 최승호 선배와 제가 보내왔던 시간과 기록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증명할 거라고 생각을 해요.
또 한 가지 일화를 설명해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2년 전에 최승호 선배와 독일 출장을 다녀왔어요. 2주 동안 다녀왔는데 보통 긴 해외 출장을 갔다 오면 조금 쉬고 싶잖아요. 팀 차원에서도 당시 영상 팀장에게 휴가를 내라 휴가를 내겠다고 하니까 당연히 "쉬어라."
다른 취재 기자분들이나 피디 분들이나 비제작 부서 분들도 큰 일을 하면 그 뒤에 쉬곤 하잖아요. 최승호 선배는 독일 출장에 다녀오자마자 그때 당시 세종시에서 지하차도에 물이 차올라서 많은 분들이 사망하신 그런 참사가 있었습니다. 그 현장에 그다음 날 바로 가셨습니다.
사실 저는 너무 힘들어서 안 갔는데 선배는 이것도 해야 된다라고 생각하셔서 바로 그 현장에 갔거든요. 그만큼 현장에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 현장에 다녀온 뒤에 과로로 한 3주 정도 입원을 하신 거로 들었는데 그때 당시 제가 연락을 취했을 때 아마 생사도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고 들었습니다.
근데 무사히 그때 잘 견뎌내고 지금 뉴스룸으로 돌아와 준 게 저는 정말 감사했거든요. 그렇게 생사를 넘어서 다시 현장에 온 만큼 선배가 이 조직에서 역할을 하시는 모습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저희가 같이 힘을 합쳐서 같이 지켜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붙임 4. 2025. 2. 25. 이명주 조합원 발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정말 참담합니다. 저는 이번에 새로 생긴 다큐팀이 되었습니다. 다큐팀에 처음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그곳에 최승호 선배가 계실 것 같고, 거기서 최 선배께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 선배는 선임 기자실로 가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몹시 아쉬웠습니다. 물론 제가 다큐 팀이 결정된 상황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제가 다큐팀으로 조직 개편이 된 이후의 상황에서, 최 선배와 한상진 총괄 에디터의 면담 결과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팀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저희 다큐팀 팀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팀장에게 이야기를 했고, 저희의 의견을 팀장 회의에 분명히 전해달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생각은 그랬습니다. 제가 아는 한 한국 사회에서 시사 다큐를 가장 잘 만드는 정말 실력 있는 PD 선배를 내보내면서, 신임 대표는 그리고 한상진 총괄은 저희에게 명품 다큐를 만들라는 '명품 다큐'라는 워딩을 썼습니다. 저는 앞뒤가 맞지 않고 이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팀장에게 얘기했습니다.
다큐팀에 배정됐고 또 새로 생긴 팀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근데 지금은 도저히 일할 의욕이 생기지도 않고, 마음이 너무나 혼란스럽고 주말 내내 너무 힘들어서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이 상황이 맞는 건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던 꿈의 직장이라고 입사 초기에 이야기했던 뉴스타파가 왜 이렇게 됐는지...
저는 그 소식을 처음 들은 날 그냥 뭔가 울컥해가지고 '안 되겠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 캐나다로 돌아가야겠다' 해서 책상 정리를 했어요. 하기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내가 너무 좋아하고 힘들어도 지난 몇 년 동안 너무너무 마음이 힘들었는데도 여기 구성원들이 좋아서 '그래 좀 더 버티면 또 즐겁게 취재하고 일하고 함께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을 하면서 버텼습니다.
근데 최 선배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그 희망이 다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책상 정리를 하기 시작했는데 노조 집행부에서 5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대책회의를 여시더라고요. 그리고 아주아주 오랫동안 그 회의를 이어가시더라고요. '그래서 기다려 보자. 지침을 기다리자. 대응 방침을 기다리자. 이 싸움은 함께하고 싶다'라는 마음에서 결정했습니다.
저는 걱정이 안 돼요. 왜냐하면 저희 부모님은 제가 잘리고 캐나다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두려운 게 없습니다.
앞장서야 되는 일이 있으면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투쟁! 사랑합니다.
□ 붙임 5. 2025. 2. 25. 황일송 조합원 발언
(국민일보 기자이던 2012년 파업 당시 해고돼 이듬해 뉴스타파에 합류. 나경원 의원 딸 입시비리의혹 등 많은 특종기사를 보도)
데자뷰라는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억,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제 (우리가 보았던) 김용진 전 대표의 미소 띤 얼굴... 햇수로는 14년 전인 2011년 12월 23일 국민일보가 파업을 했을 당시, 그 때 국민일보 사장이 보여줬던 바로 그 얼굴이었습니다.
그 때 본 얼굴 같은 느낌인 거예요.
국민일보 기자들은 편집권 독립을 외치면서 추운 길거리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나가면서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환하게 웃으며 '그래 열심히 해봐. 너희들이 그렇게 한다고 뭐가 바뀔 것 같니.'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묘한 웃음을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바뀌진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조민제 사장은 미국인이었어요. 이 조민재 사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고, 신문법에 외국인은 일간지의 사장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찾아냈어요.
제가 당시 신문법의 유권 해석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를 출입했고, 유권 해석을 받아서 조민제 당시 대표이사를 사장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뭐가 바뀌었냐면 이 조민제 씨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거예요.
법적인 책임을 지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오히려 부회장이 돼서 본인의 권력이 더 공고화됐습니다.
국민일보 노조는 6개월 동안 파업을 했고, 어떠한 소득도 거두지 못하고 파업을 철회했습니다. 이후에 많은 기자들이 징계를 당했고, 저는 해고를 당했고 격국 국민일보를 떠났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우리가 나섰는데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제가 뉴스타파에 들어와서 1기 공채를 뽑으면서, 이후 다른 후배들이 뉴스타파에 속속 합류하면서 제가 가졌던 다짐이 있었습니다.
뉴스타파 초창기 멤버들이 갖고 있던, 제가 갖고 있던 파업의 아픔, 그 다음에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지키지 못했다는 그런 기억들을 되풀이해 주고 싶지 않았다라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기자로서의 양심,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에 따라서 행동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 그게 제 그 당시의 바람이었어요.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하지만 과거 12년 전 뉴스타파와 현재의 뉴스타파가 과연 같은가?
만약 같았다면 우리가 여기 나와서 피켓팅을 할 필요가 없었겠죠.
뉴스타파는 어떤 개인의 사유물이 돼서는 안 됩니다.
뉴스타파 구성원의 민주적인 합의가 뉴스타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돼야 되고 기반이 돼야 될 것입니다. 그걸 위해서 저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국민일보 파업이 시작한 날은 제 큰 아들의 생일이었어요. 전날 저녁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이제 내가 파업을 해야 되고 월급을 못 갖다 줄 텐데 너 어떻게 생각하니? 너는 아빠의 파업에 대해서 반대를 할래 찬성을 할래?" 아들은 기꺼이 찬성을 해줬습니다
최승호 선배가 회사로부터 강압적인 퇴사 강요를 받은 날 저녁 저는 제 와이프한테 이번에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습니다.
또 다시 그 고난의 길을 걸을지 모르겠다고.
두 번째 해고를 각오하고서라도 열심히 싸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붙임 6. 2025. 2. 25. 이상찬 조합원 발언
안녕하세요. 영상취재팀 이상찬입니다.
저는 사실 지금 이 사태를 보고 머리가 안 돌아가요. ‘뭐 무슨 말을 해야 되나, 내 생각은 어떤지’그냥 생각 뭐 같죠 그냥.
저는 딱 하나‘일할 맛 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그 문구. 여기서 솔직히 일할 맛 나시는 분 손 들어 주세요. 누가 계신가요? (없어요)
저도 사실 현재 체제의 뉴스룸에서는 일을 못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못해요.
일할 맛이라는 게 총괄이 말하는 거는 "내가 시키는 일을 너네가 할 맛 나게 내가 만들어 주겠다" 이걸로 밖에 안 들리는데. 저는 그렇습니다. 저도 데일리 매체에서 한 2년여를 하다 왔는데 남들이 시키는 거 그냥 시키는 거 따박따박 하는 거, 편하죠. 근데 그게 소위 말해서 현타가 왔습니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근데 뉴스타파를 오게 되면서 취재 기자들 얼굴 보면 다 떠오릅니다. 이 분이랑 어떤 아이템을 했고 어떤 아이템을 했고. 현안을 취재할 게 아니라, 검찰 특활비 현안이라서 했습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뭐 하고 싶은 게 됐든 할 수 있는 것이 됐든, 해가지고 그걸 현안으로 만들면 되고 그걸 이끌어내는 게 뉴스룸 총괄과 수뇌부의 역할인데 그걸 역행하는 이 행태. 저는 그런 취재에 대한 영상을 잘 담을 자신이 없습니다. 하루빨리 일할 맛 나는 조직을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아까 황일송 선배께서 형수님께 파업하겠다, 해고도 감내하겠다 하셨는데 저도 결혼한 지 1년 안 됐습니다. 감히 건방지게 저는 지난 수요일에 휴가였는데 우리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습니다. 그 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와이프 앞에서 온갖 육두 문자가 섞인 욕이 나오면서 “나 회사 안 다녀 그만둘래 다 때려쳐” 했습니다.
저 모은 돈 없습니다. 제가 가장인데... 제가 뭐 아직 뭐 ‘사’지가 튼실하진 않지만 ‘삼’지 정도는 튼실합니다. 제가 뭘 못하겠습니까? 잘릴 거 이미 각오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든 저 맨 앞에서 투쟁하겠습니다. (멋있다)
두려울 거 없습니다. 잃을 게 없습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 붙임 7. 2025. 2. 25. 김희주 조합원
저는 일단 처음에는 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들어온 지 갓 1년 된 사원이기도 하고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면서, 저도 나름대로 선배들이 쓰시는 글도 다 읽어보고 이야기도 다 들어보고 하면서 판단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을 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뉴스타파에 다닐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자리에 여러분들과 함께 하게 되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최승호 선배랑 한 번 4대강 현장에 나간 적이 있는데요. 그때 선배께서 저에게 되게 많은 질문을 해 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그전에 만들어 왔던 다큐멘터리에 대해서도 궁금해 해 주셨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떻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더 많이 들어주려고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최승호 선배가 좀 어렵고 또 되게 대단하신 분이니까 되게 조심스러웠는데, 그런 최승호 선배랑 그런 대화를 하면서 동료의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가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근데 저는 이 멋진 선배분들과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또 뉴스타파라는 멋진 일터에서 다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과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것으로 그 희망이 보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구호 한번 외치겠습니다.
후배 위해 용퇴하라? 후배 팔이 중단하라!
□ 붙임 8. 2025. 3. 4. 홍여진 조합원 발언
모두가 아시다시피 저는 2013년에 입사한 공채 1기 기자입니다. 그때는 뉴스타파에서 월급을 얼마 줄지 계속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여기서 나오는 방송들이 너무 좋아서 무일푼으로라도 일을 하겠다고 해서 들어왔던 ‘센터’였습니다. 근데 다행히 ‘돈을 줘서 너무 좋다’이러면서 그렇게 10년 넘게 일을 했던 것 같은데 제가 2019년에 아이를 갖고 2021년쯤 복직을 했을 때 분위기가 그전과는 많이 달랐어요.
뭔가 갈라져 있고 말을 할 수 없고 문제 제기를 하면 이렇게 차단당하는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왜 분위기가 이렇게 안 좋아졌지’라고 하면서 그냥 그렇게 다녔던 시간이 꽤 흘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르렀던 것 같아요.
제가 공채 1기이자 이 조직에서 어쩌다 보니 가장 오래 일한 여성 기자가 됐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각종 회의체에 여러 번 제가 참여할 일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느낀 게 ‘여성 기자의 몫으로 들어갔지만 여성 기자 한 명의 몫을 제대로 나에게 대우해 주고 있는가. 내가 내는 목소리를 들을 자세는 되어 있는가. 경영진이라는 사람들이 후배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려고는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특히나 경영진들이 많이 모여 있는 회의체죠. 집행위원회라는 데를 제가 오랫동안 참여를 했는데 노측 집행위원으로요. 그 때마다 저는 진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좀 경영진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 것 같고, 문제 제기를 하면 시간만 끄는 사람이 되는 것 같고...
그럴 때마다 그래도 좀 후배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셨던 분이 최승호 선배였습니다. 최승호 선배라도 그 회의체에 없었으면 저는 정말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많이들 기억하시겠지만 저는 뉴스타파에서 앰부시를 하는 기자로 많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는 기자였는데 질문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곳이 바로 내부 조직이었어요. 말을 하면 혼나는 것 같고, 아직도 저를 2013년도의 기자로 취급하는 것 같고, 전혀 사람을 존중해 주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은 게 꽤 오래됐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래도 최승호 선배가 대선배가 편들어 주시니 옳은 소리 내주시니 그래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질문할 수 없는 분위기, 문제 제기하면은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 회사에 딴 짓 하는 사람으로 취급되는 분위기 속에서 오늘날이 왔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뭐 5년간의 성과 정년 이런 얘기하는데요. 앞뒤가 하나도 맞지가 않아요 여러분도 그렇게 느끼시죠? (예)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사람이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의도를 숨기기 위해서죠. 우리가 취재할 때 그렇지 않습니까? 뭔가 이렇게 취재를 하는데 맞지가 않아요. 앞뒤가 안 맞고 납득이 안 돼요. 그러다 보면 그 안에 저의가 있다라는 걸 의심하게 되죠. 그래서 취재를 합니다.
그런 기자들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 왜 이렇게 조직이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내놓는지 그래서 지난 금요일에 내놓은 센터 입장문도 도저히 읽고 또 읽어봐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가 없어요. 너무 창피하거든요.
정년이 없더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자꾸 정년을 운운하고 성과 때문에 사람을 내쫓는 게 아니라면서 자꾸 성과를 얘기하고 이게 납득이 되지 않는 입장문을 탐사 저널리스트라는 사람들이 적어서 냈습니다.
너무 부끄러웠어요. 부끄러워서 부끄러워서 참기가 어려워서 이렇게 얘기하는데 지금도 듣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눈발 맞으면서 목소리 내는 2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제까지 무시할지 모르겠습니다.
함부로 경영진이라고 해서, 우리 같은 기자들이잖아요. 뉴스 가치 함부로 재단하지 말고, 사람에 대한 가치 함부로 평가 절하하지 말고, 자신들이 말한 대로 한 사람 한 사람 소통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렇게 같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가자고 이 추운 날 눈 맞으면서 저희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겁니다.
회사 명예훼손하려고 하는 거 아니고요. 같이 잘 취재해서 일하려고, 일 좀 잘 해보려고 하고 있다는 거 명심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근거 없이 정년 압박 박중석은 사과하라!
□ 붙임 9. 2025. 3. 4. 김성수 지부장 경과보고
지난주 금요일 퇴근할 때부터 텔레그램으로 "주말 동안에 제가 선배 댁으로라도 갈 수 있으니 꼭 한번 연락을 주시고 만나서 말씀을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답이 없어서 연휴 기간 동안 매일 한두 번씩 아침 전화를 드렸는데 어 일단 받지 않고 회신이 없었습니다.
저희가 지금 들고 있는 피켓들에 모두 공통적으로 쓰여 있는 게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 즉 노사가 별도의 정년과 성과평가제 등에 대해서 조직 내부에서 합의하지 않는 이상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던 최승호 선배의 업무가 아무런 제한 없이 지금까지처럼 이어져야 한다는 부분을 대표의 입으로 확약을 하지 않으면, 지금 우리 구성원들, 우리 조합원들은 이미 벌어진 일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하는 믿음을 가질 수 없고 따라서 지금의 이 공동 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대표가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는데 아예 응답하지 않고 사실 뭉개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찔끔찔끔 한 두 번 정도 나오는 센터의 입장문이라는 것을 통해서 외부에 공표하지도 못하는, 조직 안에서 이런 여러 매체에 오르내리고 SNS에 오가는 이런 큰 일이 있으면 센터가 후원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이런 이런 일이 있고 어떻게 풀겠습니다라고 알리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본인들의 이야기는 내부 구성원들을 향해서만 하고 외부로는 저희더러 알리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시민 언론, 후원회비로 운영되는 뉴스타파의 리더가 가질 수 있는 자세인지 저는 굉장히 의문입니다.
이 문제는 대표가 확고한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최승호 선배의 업무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있기 전까지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피해 다니고 있지만 제가 지난 금요일 조합원들께 말씀드렸듯이 다음 주 월요일에는 전체 회의에서 어떻게든지 대표가 구성원들에게 말을 해야 하는 자리가 됩니다.
박중석 대표가 계속해서 회피하고 뭉개고 있지만 저희들은 저희들이 해야 될 목소리를 계속 낼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듯 지금까지 직접 밝혀주셨듯 저희 이번 싸움 절대 물러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길 겁니다.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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