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골방에서 ‘빙글빙글’ 이상행동 보이는 개···동물권 단체가 구조했지만 “여전히 열악”
지난 19일 경기 남양주시의 한 동물 위탁소. 동물복지 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가 구조해 맡긴 개 ‘보레’가 폭 1.5m 샌드위치 패널로 막힌 우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들이 보이는 정형행동이다. 이날 기자와 함께 현장을 찾은 카라의 후원회원들은 “개들을 구조해 다시 감금해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탁소는 카라가 직영 보호소에 수용하지 못한 동물들을 돈을 주고 맡긴 곳이다. 앞서 지난 7일 카라 노조가 이 위탁소의 열악한 환경을 영상으로 폭로했고 후원회원들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현장을 찾았다. 카라 노조가 공개한 영상에는 이 위탁소에 4년째 사는 개 듀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카라가 2021년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도살장에서 구출해낸 듀크의 삶은 구조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듀크는 샌드위치 패널에 갇혀 햇빛조차 받을 수 없었다.
동물복지 전문가들은 동물단체가 후원을 받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 개들을 가둬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정형행동을 보이는 개가 있는 등 시설 전반적으로 동물의 신체적·행동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동물권단체가 국제 기준에 미달하는 잘못된 보호 방법을 정당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수의사는 “개를 방치하면서, 새로운 개 구조 장면을 보여줄 것이 아니라 이미 보호 중인 개의 사회화와 입양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 기자 강한들] 전문 보기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2506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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