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사람들이 열광하는 '동물 구조'의 민낯
[김소리의 세상을 읽다] 지향해야 할 동물 구조·동물 복지의 형태 진지하게 논의해야
개농장이나 도살장 같은 곳에 있는 많은 수의 개들을 구조하는 것은 개인이 하기는 어렵다. 대체로 어느 정도 인력과 전문성이 있는 동물단체들이 이를 행한다. 큰 단체에서 이 불쌍한 개들을 구조한다니, 사람들은 기꺼이 후원금을 보낸다. 이때 구조 현장을 라이브 방송으로 전하는 경우도 많다.
동물단체 활동가들이 뜬장에서 동물들을 꺼내 켄넬(이동장)에 넣는다. 사람들은 이제 마음이 놓인다. 이제 열악한 곳에서 탈출해 동물단체의 따뜻한 보호를 받게 될 테니 말이다. 이제 이곳에 대한 걱정은 끝났다. 또 다른 단체의 동물 구조 활동에 관심을 갖는다.
최근 회원 약 1만 4000명, 연간 후원금 60억 원 이상의 대형 동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아래 '카라')에 있는 구조 동물들의 상태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카라 노동조합(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카라지회, 아래 '카라 노조')은 지난 10월 31일 기준 카라가 구조한 동물 34마리가 켄넬 안에 하루 20시간씩 갇혀 있는 채로 지내고 있으며, 42마리는 카라가 직접 돌보는 것이 아닌 외부 위탁처에 맡겨두었다고 주장했다. 돌봄 여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구조활동의 결과라는 게 카라 노조의 설명이다. 일단 구조는 했는데, 공간상으로나 돌봄 인력 측면에서나 구조한 동물들 전체를 감당할 수 없어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물 구조, 동물 복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무리한 구조 문제는 이미 동물단체 판에서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과거 또 다른 대형 동물단체 '케어'에서도 구조 동물을 회원들 모르게 안락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케어는 대외적으로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표방하며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벌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실은 수용 여력이 되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동물을 구조한 것이었고, 안락사는 그로 인해 일어난 참사였다.
동물을 구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우리는 동물에게 어느 정도의 삶을 보장해야 하는가. 이제는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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