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 과로사 없는 택배만들기 시민대행진] ❝늦어도 괜찮아❞ 속도보다 생명의 사회로! - 정치하는엄마들 김숙영 활동가 발언

1123 과로사 없는 택배만들기 시민대행진에 함께 한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김숙영 활동가 발언 나눕니다.
"우선, 어젯밤 쿠팡 동탄1센터에서 야간에 근무하던 30대 직원이 식당에서 쓰러져 사망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김숙영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저는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4인 가족의 구성원이자,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자주 구매하는 소비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더 이상 침묵하는 소비자가 아닙니다.
저도 한때 쿠팡의 ‘충성 고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쿠팡의 소비자가 아닙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과도한 노동강도를 당연하게 요구하는 비윤리적 행태를 보며 쿠팡 불매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저 역시 한동안 새벽배송을 편리하게 이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누군가의 수면, 건강, 사고 위험 위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이 서비스는 더 이상 ‘편리함’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 착취 구조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새벽배송은 편리함이 아닙니다.
새벽 노동, 과로, 수면 박탈, 위험을 제도화한 구조적 폭력입니다.
배송 기사들은 밤 12시 이전에 출근해 분류 작업을 하고, 가장 위험한 시간대의 도로를 달리며 사고 위험을 감수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부담은 온전히 노동자의 몫입니다.
소비자인 저는 그런 구조를 알고도 편리함을 누리며 외면하는 데 더 이상 동참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고통 위에서 편안함을 소비하는 일,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소비자 대부분은 새벽배송이 없다고 해서 삶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당일배송, 일반 택배만으로도 생활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한두 시간, 하루 늦게 받아도 됩니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이 시간은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시간,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시간입니다.
과도한 속도 경쟁은 물류업계 전반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빠른 배송은 소비자의 권리가 아닙니다. 기업의 과욕이 만든 환상일 뿐입니다.
우리가 진짜 요구해야 할 권리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배송 체계, 그리고 노동자가 쓰러지지 않는 사회입니다.
저는 소비자로서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안전하게 오는 것, 누군가의 생명이 지켜지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 가족은 더 이상 타인의 희생을 전제로 한 편리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새벽배송 금지는 소비자의 불편을 강요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더 책임 있고 인간다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책임은 무엇보다 쿠팡을 비롯한 물류 대기업이 져야 합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를 바꾸는 데 가장 먼저 나서야 하는 이들이 바로 기업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양육자와 시민들은 택배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연대할 것입니다."
🎥유튜브 생중계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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