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혁신] 시민사회,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한 ‘5대 사회안전망 대책’ 발표
시민사회,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한 ‘5대 사회안전망 대책’ 발표
- 강한님 기자
공공병원·홈리스주거대책·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코로나는 기존체제의 구멍을 보여주는 장마”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시급히 추진해야 할 5대 사회안전망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가 기존 사각지대의 공백을 선명히 드러냈고, 이를 메우기 위한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9월 11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코로나19 사회안전망 대책 지금 당장 추진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5대 대책의 조속한 도입을 정부에게 촉구했다. 대책안 발표에는 참여연대·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비정규노동센터·건강과대안 등 12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이 제안한 대책은 ▲공공병원과 의료인력 확충 ▲상병수당·유급병가휴가 도입 ▲홈리스 대상 긴급 주거대책 마련 및 부양의무자기준 즉각 폐지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실업부조 확대 시행 요구 등 크게 다섯 갈래다.
기자회견 발언자들은 각 대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공공병원이 없는 의료취약지에 공공병원 설립 계획을 마련하고 2021년 예산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인력의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 국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환자가 많아야 300명에서 400명 수준인데도 병상이 부족하다”며 “정부는 지자체 사정이나 예비타당성 조사 핑계를 대고 있는데, 공공병원의 병상이 전체 병상 대비 10%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감염병이 장기화 된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공공병원 확충은 시급한 과제”라고 발언했다. 이어 “유급병가휴가를 입법화하고, 상병수당 제도를 즉각 시행해 아프면 쉴 수 있는 제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 본부장도 돌봄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지적하며 “돌봄노동은 기존에도 워낙 노동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소득감소·생계위협을 겪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다”며 “하루빨리 이들에게 방역물품을 지급하고 코로나19 환자가 요양원에 발생했을 때의 매뉴얼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아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돌봄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족돌봄휴가를 확장한다는 정책이 나왔지만 가족 중 누군가가 돌봄을 하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학교 문이 닫힌 후 아이들은 방치의 형태로 집에 혼자 있거나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코로나19 같은 긴급사태일수록 돌봄의 공적영역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더욱 열악해진 거리홈리스의 상황도 지적됐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거리홈리스 임시주거비 지원사업은 코로나19 대유행에도 기존의 월세 25만 원 상한으로 쪽방과 고시원을 얻어주는 형태이며, 이마저도 감염에 취약한 주거지인 경우가 대다수”라며 “저희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거리홈리스 800명 중 200명이 긴급재난금을 받았다. 주소지와 거주지가 달라 못 받은 것이다. 거리홈리스들은 또다시 배제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공공시설을 활용한 주거를 기저질환이 있는 거리홈리스에게 우선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과 실업부조 확대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고용관계에 기초한 고용보험방식을 소득으로 전환하고, 특수고용노동자·자영업자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배병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비정규직의 고용보험 가입률이 더 낮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사는 이들이 안전망에 더 취약한 셈”이라며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나아갈 수 있다. 고용보험과 실업부조는 희망”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과 김석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요구사항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출처: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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