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코로나에 돌봄비상인데…돌봄전담사·교원단체 신경전 고조
코로나에 돌봄비상인데…돌봄전담사·교원단체 신경전 고조
온종일돌봄특별법 제정 중단 촉구…11월 총파업 예고
돌봄전담사·교원단체·학부모, 돌봄교실 놓고 `평행선`
"코로나 이후 공적돌봄 중요성 커져…전담기구 필요"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돌봄전담사들이 돌봄 교실 지자체 이관을 반대하며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돌봄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종일돌봄 특별법안을 둘러싸고 돌봄전담사와 학부모, 교원단체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갈등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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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3개 노조들은 온종일돌봄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하면서 “하반기 돌봄노동자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온종일돌봄특별법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돌봄교실 운영을 국가와 지자체가 맡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돌봄교실은 지난 17년간 법적 근거 없이 교육부 고시와 가이드라인만으로 운영돼 왔다. 앞서 지난 5월 교육부는 돌봄교실을 포함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학교가 운영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교원단체들의 반발로 사흘만에 철회한 바 있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돌봄전담사들은 긴급돌봄 지침 하나로 안전대책조차 없는 돌봄교실을 독박으로 책임져 왔다”면서 “학부모와 아이들 편에 서서 공적 돌봄 확대와 안정적 돌봄교실 운영을 위한 단시간 근무 폐지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봄교실을 학교 밖으로 내몰자는 주장이 커지고 국회에서는 지자체 민간위탁의 발판이 될 법안이 이해관계자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고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70년 교사 중심 교육정책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교육당국에 11월 돌봄노동자 총파업으로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도 지자체 이전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강미정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온종일돌봄 특별법안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민간 위탁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이상적인 돌봄이 아니라 돌봄 수익화로 연결될 것이며 책임소재도 지자체로 돌릴 수 있어 아이들이 안전하게 돌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업무 과중이라는 이유로 지역 공동체가 아이를 맡아야 하나”면서 “코로나 이후 돌봄영역이 개인에게 더 맡겨져 있는 상황에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들은 이에 맞서 돌봄교실 운영·관리 주체를 반드시 지자체로 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학교와 교사들은 본연의 역할이 아닌 돌봄 관리, 노무 관리, 민원 대응 등으로 인해 교육에 전념하지 못하고 교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보육업무를 감내, 희생해 온 교사들에게 ‘보육도 교육’이라는 궤변으로 당연시 떠넘기는 일을 더 이상 좌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산과 감염병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돌봄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질 것”이라며 “지금처럼 교사에게 떠맡기는 임시방편이 아닌 국가와 지자체의 돌봄 복지체계를 구축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적 돌봄이 탄탄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면서 돌봄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형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돌봄’이라는 정책을 시혜적인 것으로 보고 임시적인 해결책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관리주체와 책임주체를 명확하게 분리하면 접점을 찾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봄은 우리 사회의 필수적인 공적서비스인데 이를 전담하고 관할하는 부처나 기구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복지부, 여가부, 교육부 등 산재돼 있는 업무를 통합하는 공적 시스템도 구축해야 사회적 낭비도 막으면서 효율적 공적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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