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 누구나 육아휴직·사회적 돌봄 확대···국민연금 사망일시금 개선
누구나 육아휴직·사회적 돌봄 확대···국민연금 사망일시금 개선
- 이준영 기자([email protected])
정부 '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 발표
“예산 확보 관건···돌봄 지역격차 해소·돌봄노동자 급여 인상 필요” 보완 목소리
[시사저널e=이준영 기자] 정부가 심각해지는 저출산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으로 누구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적 돌봄 기능을 확대하며 국민연금 사망일시금 개선을 통한 최소지급액 보장 등에 나설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6일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본계획 시안을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과 각 계에서 접수된 제안 등을 검토하고 추가 발굴 과제 등을 반영해 4차 기본계획을 보완한다. 이를 통해 다음달에 4차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한다.
이날 공개된 기본계획 시안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여건을 만든다. 이를 위해 일과 양육이 병행 가능한 노동환경을 실현하고 성평등한 일터를 조성한다. 아동 돌봄의 사회적 책임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고용형태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 누구나 보편적으로 육아휴직 등 출산과 육아지원 제도를 사용할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공무원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육아휴직 제도를 중소기업과 남성 등으로 확대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의 통상임금 기준 육아휴직 급여 체계 및 육아휴직급여 사후지급금도 장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같은 선상에서 노동자의 근로시간 단축과 가족돌봄휴가 및 휴직, 연차 휴가 등도 활성화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추가 개선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 이를 사용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인센티브 지원 등을 하는 방식이다.
또한 고용보험 적용 확대에 맞춰 예술인과 특고를 출산 전후 육아휴직 급여 대상에 포함해 지원한다. 출산휴가 기간 중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간제 및 파견 노동자에게는 법정 출산 전후 휴가급여를 보장한다.
특히 정부는 여성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기업 내 성별 임금, 채용성비 등 성별 격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다. 또한 여성이 의사 결정 직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개별법에 따라 운영되는 경영공시 항목 중 성별 고용정보를 ‘채용-임직원-임금’ 현황으로 체계화해 공시하도록 한다. 기업의 성별 고용현황을 공개해 기업별 격차가 드러날 수 있도록 성별 고용현황도 공표한다. 성차별과 성희롱에 대한 피해 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동위원회 내에 구제 절차를 새로 만든다.
또한 돌봄 노동 분야 종사자 처우 개선에 나선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대상으로 국고지원 사회복지시설의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높이고 교대 및 대체 인력을 지원한다. 단시간 아이돌보미에게는 추가 수당을 지급해 소득을 높인다.
◇ 돌봄 사회적 책임 강화·국민연금 내실화
정부는 동시에 아동 돌봄의 사회적 책임도 높인다. 공공보육 어린이집과 국공립 유치원 이용률을 내년 40%까지 높이고 이후 지속 확충한다.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인다. 지역 및 계층 별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농어촌 특례 등을 적용해 지역 격차 없는 교사 수급 등으로 오전 통합 보육을 강화한다. 나홀로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돌봄 가이드라인을 개발한다.
초등학생 대상 돌봄 분야에서는 저학년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고 생활하며 안전한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아동 기본권의 사회적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영아기 지원을 확대하고 아동수당도 늘린다. 특히 아동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가구원수에 맞는 적정 면적의 공공임대주택을 신규 공급한다.
고위험 임산부의 의료지원을 확대하고 안전한 난임지원도 강화한다. 여성과 태어날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이식 배아수 기준을 개선하고 난임치료 휴가를 확대한다. 청소년 산모 의료비 지원 대상자도 만 18세 이하에서 만 24세 이하로 늘린다.
정부는 고령화 대책의 경우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한 노년기 소득 보장에 나선다. 2017년 기준 43만7000개였던 노인 일자리를 내년 80만개로 늘린다. 노인 일자리는 기업 사회공헌 연계를 통한 민간형을 확대하고 사회서비스형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
특히 소득 공백 없는 노후생활보장을 위해 국민연금 급여 내실화에 나선다. 사망시점에 관계없이 국민연금 급여 최소 지급액이 보장되도록 사망일시금을 개선한다. 분할연금과 유족연금 급여수준도 개선한다.
정부는 퇴직연금의 연금성을 강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고 전액중도인출을 방지한다. 주택연금의 경우 가입 대상을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으로 확대한다.
◇ 현장 “돌봄 지역격차 해소하고 유연근무 확대해야”
이날 공청회 현장에서는 정부의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에 대해 다양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세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에 따라 초등 돌봄 서비스의 양질 격차가 크다. 어떤 지역은 방치 수준이며 이용 시간이 짧다. 반면 다른 지역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며 “전국적으로 초등 돌봄 시간의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돌봄 현장에서 다양한 학습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미 연세대 교수는 “학교 학생들과 기본계획 시안에 대해 토의한 결과 가족과 기혼자 중심 지원책이라는 한계가 지적됐다. 청년 대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지원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청년의 자신감과 청년 대상 워라밸 지원은 저출산 해결과도 연결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이 출산에 적대적인 환경이라는 의견도 있었다”며 “또한 남성의 육아휴직만으로는 부족하고 일상적 돌봄의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남성들의 장시간 근무를 줄이고 유연근무를 확대해야한다. 여성의 독박육아 해소 없이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초등돌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초등돌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민간 위탁은 실패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미곤 세종시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정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확보가 필수다”며 “또한 필수노동자인 돌봄 노동자들이 생활 임금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야한다. 돌봄 노동자 없이는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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