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발언] [긴급기자회견] 사회안전망 없는 방역정책 시효 다했다 의료 공백, 소득 공백, 돌봄 공백에 대통령과 국회는 응답하라 (김정덕활동가)
[긴급기자회견] 사회안전망 없는 방역정책 시효 다했다!
의료 공백, 소득 공백, 돌봄 공백에 대통령과 국회는 응답하라!
일시 장소 : 2020. 12. 16. (수) 11:00,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연대발언_김정덕 활동가
코로나 이전에도 부재했던 공적돌봄. 방배동에서 숨진 지 다섯 달만에 거리로 내몰린 아들을 통해 발견된 엄마의 소식은 사회적 부고입니다. 깊은 수렁에 빠져 세상 밖으로 떠밀리고 절망 속에 숨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모든 분들을 애도합니다.국가가 저출생 운운하면서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오늘이 국가 정책 실패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돌봄- 복지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비극은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생활 안전보호 체계가 허술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 재난은 우리에게 너무나 빈번한 일상입니다.
지난 11일 경남 진주에서 일가족 4명 중 3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되면서, 확진되지 않은 9살 아이가 집에 홀로 자가격리 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가족 확진자 밀접접촉자인 아이는 오는 25일까지가 자가격리 기간으로 진주에 있는 친척도 돌보기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시와 자원봉사단체가 고심했다는 대책이 자원봉사자가 하루 두 번 문앞에 아이가 먹을 식사를 갖다주고 전화로 안부를 물은 게 전부였습니다. (일가족 3명 확진…홀로 자가격리 중인 9살 아이 어쩌나, 뉴스1, 2020-12-15 https://www.news1.kr/articles/?4150804)
이후 소식을 다시 확인해 보니 멀리서 할머니가 와서 돌본다고 합니다. 다른 가족이 아이를 돌보러 온다니, 우리는 이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의 방역책임을 감염병 고위험군인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뿐입니다. 이게 바로 코로나19 일 년이 다 돼 가도록 아홉 살 아이를 집에 혼자 두는 포용국가 대한민국의 K 방역 수준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양육자들은 정부의 무능한 대책에 너무나 공포스러울 뿐입니다. 분리조치 할 거면 그 후 아이가 어떻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지 아직도 대책이 없다니 말이 됩니까? 갑작스레 가족들과 떨어져 집에 홀로 있는 아이가 어떤 심정일지 헤아려 봤나요? 아이를 돌봐줄 친인척이 없는 사람들은 어떡합니까? 정부 지자체는 뭐하고 자원봉사단체가 대책 마련을 하나요?
아이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온전한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하루 두 번 먹을 거 갖다 주고 끝날 일이 아닙니다. 국가적 아동학대 방임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정부는 자원봉사들 무급으로 방역 위험에 노출시키지 말고 제대로 된 방역 인력과 지원을 확충해야 합니다. 정부는 어떤 사람이든 몸과 마음 온전히 보살핌을 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예산을 쓰고 정책과 행정을 집행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확진자의 상태에 따라 아이의 월령수에 따라 병실이나 가정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선택권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너무 어리거나 병실 수급 문제로 동반실 상황이 여의치 않는 경우 가정 내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합니다. 지역은 병실 문제가 수도권만큼 심각하지 않은 상황일텐데 대응이 좀 더 적극적이고 세심했어야합니다.
여기저기 뚫린 방역망은 돌봄공백과 명백히 겹칩니다. 모든 국민들이 재택가능 하지 않습니다. 밖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필수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지자체가 신경써야 할 돌봄은 바로 이런 노동자들인 양육자들과 아이들을 보호할 공적 돌봄입니다. 돌봄 노동자들, 필수노동자들 확충과 지원을 이야기한 지 벌써 일 년이 다 되어 갑니다. 지금까지 정말 대책이 없나요? 어떻게 해야할 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정부는 제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돈도 있고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공적 돌봄이 열악한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 양육자들과 아동들은 정말 암담합니다.
돌봄권은 양육자가 돌보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아동에게는 생존과 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보살핌을 받을 권리이기도 합니다. 양육자에게 아동을 보살피는 일은 전인적 결정의 연속입니다. 이런 양육자들에게 무급노동과 유급노동은 경중을 따질 수 없이 과중한 상태입니다. 유급노동은 고용 형태 및 소득여부, 무급노동은 돌봄과 살림 노동의 강도 및 그 부담을 공적으로 나눌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양육자는 물론 아동의 생존과도 직결됩니다. 보다 세심한 정책과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합니다. 국가는 아동을 보살피는 존재들로서 양육자들의 돌봄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지원해야 마땅합니다.
고용과 수입이 불안정한 양육자들은 ‘재택근무’, ‘비대면근무’ 등을 아예 고려할 수조차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감염병에 노출되는 위험 속에서도 오롯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양육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아동을 홀로 또는 형제자매들끼리 자택에 두고 일하러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양육자들의 처지에 따라 아동의 돌봄 현실이 극명히 갈립니다. 국가가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서 아동을 보호할 때는, 그들의 양육자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자발적인 아동 방임 및 학대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양육자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어떻게 아동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지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양육자와 더불어 아동의 기본적인 발달과 건강을 지원하는 등 지역에서 공적 돌봄 역할을 하던 학교와 지역아동센터들이, 감염 확산 우려를 이유로 대폭 축소 운영함에 따라 아동은 그야말로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공적 돌봄 기관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아동학대를 방치하거나 방임하기도 했습니다. 아동이 처한 돌봄 부재 상황과 안위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거나 해결하지 않은 결과, 배를 곯고 이중 방임 및 학대 위험에 처한 아동들이 다수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학교돌봄 문제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머물러온 공간의 역사가 있습니다. 아동 발달에 적합하도록 진화해야 하죠. 학교는 이미 지역 사회에서 공적 돌봄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랍니다. 취약 계층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 문제나, 재학대나 방임으로 인한 죽음 등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 보살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돌봄 사각지대로 인한 것이라면. 그 틈을 메꾸는 일에 모두가 나서도 모자랍니다.
감염병 위기로 정서적으로 위축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온 사회가 살펴줘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전인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 안 돌봄도, 학교 밖 돌봄이 절실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있다면, 아이를 가장 직접 대면하는 기관인 학교가 그 역할을 맡는 게 당연합니다. 학교 밖에 있다면 마찬가지로 지자체가 열심을 다해야합니다.
모든 사회적 주체들이 돌봄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국가 재정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공적돌봄 역할도 학교장 재량으로만 맡기지 말고, 학교 안팎으로 모든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자라는 공간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정부기관 특히 교육부 교육청이 제 역할 하길 바랍니다.
양육자가 모든 요소를 고려해 최선을 선택하기까지 물리적, 심리적 상태가 크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국가는 양육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공적 책무를 다할 때, 양육자에게 아동을 돌보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도자료 : 첨부파일 참조
○관련기사
시민단체 “정부, 거리두기 고통과 희생...국민에게만 전가”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648
"사회 안전망 없는 방역대책, 국민 희생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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