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저출산 예산 올해 46조원...'직접 지원'은 OECD 평균 이하
저출산 예산 올해 46조 원…‘직접 지원’은 OECD 평균 이하
[앵커]
국회가 편성한 올 한 해 예산액,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액수가 워낙 커서 '수퍼 예산'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여기에 앞으로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여러 유형의 손실을 보상하고 지원하기 위해 추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쓸 때는 써야겠지만, 우리가 낸 세금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들여다 볼 필요도 있겠죠.
저희 KBS는 오늘(13일)부터 예산이 어디에 편성됐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짚어 보는 연속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첫 순서로 들여다 볼 항목, 저출산 예산입니다.
15년 동안 2백조 원을 썼는데도, 출생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이른바 '데드크로스'는 지난해 이미 현실화됐죠.
저출산 명목의 예산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6조 원 늘어난 46조 원이 편성됐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돈은 많이 쓰고 있다는데 아이 키우는 환경도 함께 나아지고 있을까요.
지금 체감하고 계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성수 기자가 자세히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김 모 씨는 아이가 오후 다섯 시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데, 돌봐줄 사람이 없습니다.
구직도, 둘째 계획도 포기하고 육아에만 전념하는데 초등학교 입학 이후가 더 걱정입니다.
[김○○/음성변조 : "초등학교 1, 2학년 때 돌봄교실이 있기는 한데 돌봄교실을 신청해도 그게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랬을 때 돌봄 공백 문제도 굉장히 크다.."]
김 씨가 호소한 '초등 돌봄 교실 확충' 예산, 지난해에 비해 올해 한 푼도 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직접 지원 사업으로 꼽히는 영유아보육료 등의 예산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매년 정부는 저출산 예산이 늘었다고 하는데, 정작 부모들은 왜 체감하지 못할까?
5년 치 저출산 예산을 서울여대 정재훈 교수팀과 분석했더니, 가장 많이 예산이 는 사업은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이었습니다.
5년 새 8배 넘게 증가해 지난해엔 약 18조 원.
지난해 저출산 예산의 44.8%나 차지합니다.
전문가들은 주거 대책은 간접 지원으로 봅니다.
[정재훈/서울여대 교수 : "돌봄 내지는 교육환경의 질을 개선하는 이제 그런 쪽으로 예산을 증액할 필요가 있겠다. 정책효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요인이 됐다."]
간접 지원을 포함하지 않는 OECD 기준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상황은 심각합니다.
국내 총생산 대비 1.43%로 OECD 평균에도 못 미칩니다.
[오진희/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총괄과장 : "(직접 예산은) 저희가 OECD 평균으로 봤을 때도 아직 부족한 실정. 양적인 면에서는 OECD 평균이 될 때까지 예산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고..."]
국회에서도 여러차례 직접지원 예산을 늘리란 지적이 있었지만 그 때 뿐이었습니다.
[장제원/의원/2016년 8월/예결특위 : "'80조 썼습니다' '110조 썼습니다'라고 얘기하는 게 직접적으로 저출산 예산이냐고요?"]
[최교일/의원 : "100조 쓴다, 200조 쓴다. 실제로 제대로 된 예산은 하나도 안 쓰는 거예요."]
[홍남기/경제부총리 : "문제 제기하신 것 저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2018년 처음 1명대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명에도 못 미쳤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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