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자회견문] 입양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기관에게 맡기지 말라.

프로젝트

입양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기관에게 맡기지 말라.

 

입양아동인 정인이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대통령은 입양 사후관리의 개선을 지시했습니다. 모두가 사후관리의 허술함을 말합니다. 사후관리는 분명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입양이 이루어지기 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가 입양기관의 손에 맡겨짐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에 대해 강조하고자 합니다. 정부는 입양 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더 이상 입양기관의 손에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정인이의 죽음 이전인 2016년 입양부모의 학대로 안타깝게 사망하였던 은비 이야기부터 하고자 합니다. 지금 은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당시 명백히 드러난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 다시 정인이의 비극에 이르렀다는 반성 때문이며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은비를 출산했을 때 은비엄마는 17세의 미혼모였습니다. 은비엄마는 은비를 키우고 싶어서 24시간 어린이집에 은비를 맡기고 생계를 위해 일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컸고 은비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어 은비가 21개월째에 입양기관에 은비를 맡깁니다. 하지만 은비는 첫번째 입양전제 위탁가정에서 학대를 받아 다시 입양기관으로 돌려보내졌다가 두번째 입양전제 위탁 중 입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하였습니다.

 

우리는 안타까운 은비의 사연에서 두 가지 문제에 주목합니다. 첫째, 은비엄마가 입양 동의전 상담을 받을 때 양육지원에 대해 제대로 된 상담을 받았더라면, 은비엄마는 입양을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둘째, 은비엄마는 입양기관에 은비를 보낸 뒤 은비가 겪는 어려움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은비가 뇌사상태에 빠져서야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일 은비가 입양전제위탁가정에서 학대받는 것을 알았다면 은비엄마는 입양을 철회하고 은비를 데려왔을 것입니다.

 

우리는 안타까운 아동의 죽음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양기관이 입양동의 전 친생부모의 상담과 입양완료시까지 아동보호를 맡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합니다.

 

1. 입양동의 전 친생부모의 상담을 입양기관에게 맡기지 말라.

 

현행 입양특례법 제13조는 입양기관은 입양동의 전에 친생부모에게 아동을 직접 양육할 경우 지원받을 수 있는 사항 및 입양의 법률적 효력 등에 관한 충분한 상담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친생부모의 상담을 입양기관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입양을 보내는 것이 목적인 입양기관이 친생부모의 양육보다는 입양을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이미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서도 확인되었습니다.

 

2011년에 한부모가족지원법 제 204항이 개정되어 입양기관들은 기본생활지원을 위한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이에 반대하여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그러자 헌법재판소에서는 2011헌마363 판결에서 입양기관이 출산 전후의 미혼모와 그 자녀들의 기본생활지원을 위한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을 함께 설치하여 운영할 경우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수반하는 자녀 양육보다는 손쉬운 입양을 미혼모에게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등의 이유로 입양기관이 낸 헌법소원을 기각하였고, 입양기관들은 미혼 여성의 임신·출산 시기를 지원하는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은 운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판결로 입양기관이 미혼모의 임신출산시기에 지원시설 운영을 통해 개입하는 것은 금지되었지만, 여전히 입양특례법은 입양동의 전 친생부모의 상담을 입양기관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입양동의 전 상담을 누가 했는가에 따라 아동의 평생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친생부모의 양육보다는 입양을 권유할 가능성이 높은 입양기관에게 이 절차를 맡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입양동의 전 친생부모의 상담은 친생부모에게 아동을 양육할 때 지원받을 수 있는 내용을 충분히 제공하고 아동양육의 의지를 격려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야 합니다. 만일 친생부모가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운 사정이 학업계속, 취업준비 등으로 단기간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가정위탁 등의 일시보호체계에서 아동을 양육하면서 친생부모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고, 입양의 법률적 효력과 친생부모가 행사할 있는 권리에 대하여 설명해야 합니다. 친생부모의 상담이 이렇게 이루어지려면 입양기관이 아닌 공적 아동보호체계에서 이 역할을 담당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입양완료될 때까지 아동보호를 입양기관에 맡기지 말라.

 

현행 입양특례법 제22조는 입양기관의 장은 입양기관이 아동을 인도받고 인도받은 날부터 입양이 완료될 때까지 아동의 후견인이 되며 친권자의 친권행사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친권자가 입양의 동의를 철회한 때에만 다시 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입양숙려기간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뿐더러 입양기관에게 아동보호를 맡김으로써 입양완료전까지 지켜져야 할 원가정 보호의 원칙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입양특례법에서 규정한 입양숙려기간은 입양에 대한 친생부모의 동의는 아동의 출생일부터 1주일이 지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으로 이 기간 동안 입양을 금지하여 친생부모가 입양보다는 아동의 양육을 결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두자는 취지에서 둔 규정입니다.

 

그러므로 입양숙려기간의 경과가 의미하는 것은 입양금지상태가 해소되는 것에 불과한 것인데, 현실은 입양숙려기간이 지나면 입양기관이 아동을 인도해가면서 아동에 대한 권리를 전적으로 행사하고, 입양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절차를 진행하면서 친생부모는 아동의 소재 및 신상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가정보호의 원칙은 입양숙려기간이 지나도 법원의 입양허가가 있기까지는 변함없이 지켜져야 하는 원칙입니다. 친생부모는 아동을 만나면서 아이를 양육하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하며, 당장 친생부모가 아동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여건이 마련되기까지 받을 수 있는 지원과 아동의 일시보호체계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아동의 일시보호 후에 다시 친생부모가 아동을 양육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숙고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입양기관이 아동을 보호하고 전권을 행사하면서 친생부모가 아동을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원가정보호의 원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 친생부모가 입양의 동의를 철회하고 아동을 다시 찾아오고자 하여도 아동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고 입양기관의 제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였던 것이 이제까지의 현실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하여 입양완료전 아동보호는 입양기관이 아닌 공적아동보호체계에서 담당해야 하며, 입양기관의 장이 아동의 후견인을 맡는 것 또한 타당하지 않으며, 이기간 중에도 친생부모에게 충분한 상담과 함께 아동의 소재와 신상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입양 전 친생부모의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기관에 맡겨서는 안되는 이유는 입양기관은 원가정보호의 원칙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열달 동안 정인이를 뱃속에 고이 품었다가 정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예쁜 손글씨로 정인이의 생년월일을 적어보낸 정인이의 친생모가 자신이 양육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그동안 정인이를 맡아서 키워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정인이는 가정위탁 등의 일시보호를 받다가 다시 친생모의 품으로 돌아가서 사랑받는 아이로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른들이 부족하여 정인이에게도, 은비에게도 그런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슴을 칩니다.

 

아동이 원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그동안 입양절차에서 소흘히 다루어졌던 원가정보호의 원칙을 지키고, 입양동의전 친생부모의 상담과 입양완료전 아동보호는 입양기관이 아닌 공적아동보호체계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개선을 촉구합니다.

 

1. 입양동의 전 친생부모의 상담을 입양기관에게 맡기지 말라.

2. 입양완료될 때까지 아동보호를 입양기관에 맡기지 말라.

3. 입양완료 전까지 원가정 보호의 원칙을 지켜라.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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