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요청서] 비혼출산 혐오세력 규탄 기자회견 비혼모 가족은 비정상 가족이 아니다! 사유리 가족은 ‘건강하지 않은 가정’이 아니다!

한국한부모연합, 정치하는엄마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는 4월 14일(수) 오전 11시, KBS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인 사유리 씨의 방송출연에 지지를 표하고, 정춘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강가정기본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합니다.

지난해 11월, 일본인으로서 한국에서 방송활동을 해온 사유리 씨가 ‘결혼한 남편’ 없이 ‘어머니’가 된 모습을 개인 방송 채널에 공개했습니다. 비혼 여성으로서 정자은행에서 비배우자의 정자를 제공 받아 임신한 것, 아이를 출산해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을 대중 앞에 공개하는 일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유리 씨의 용기에 지지를 표하며 응원을 보냈습니다. 사유리리 씨를 통해 한국에서도 자발적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대중의 관심을 반영하듯, KBS는 대표적인 가족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사유리 가족이 새 가족으로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부 사람들은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해야 할 공영방송이 ‘비정상적’ 출산을 장려한다며 KBS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사유리를 두고 “정자쇼핑으로 선택적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아 결국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대한민국의 법을 무시하는 불법한 자”라고 칭했습니다. 사유리 씨를 출연시키는 것은 “비교육적, 비윤리적 범죄행태”로, 사유리의 방송 출연은 KBS가 “건전한 가정을 해체하는데 앞장서는 모습”이라며, “방송 폐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현행 건강가정기본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2004년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건강한 가정’을 지향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유리 가족은 ‘건강하지 않은’ 가정으로서, ‘가정 기능을 저해’하고 국가와 지자체에 의해 ‘예방되어야 할 문제’를 가진 가정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사유리 씨는 말합니다. “싱글맘은 불편할 수는 있지만 불쌍한 것이나 창피한 것이 아니”라고요. 사유리 씨의 당당함에 비해 우리 사회의 ‘건강가정기본법’은 한없이 초라해 보입니다. 지금은 2021년입니다. ‘결혼한 여성’은 방송 은퇴를 선언하고, ‘이혼한 여성’은 방송에 나오지 말라고 했던 1980년대가 아닙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치하는엄마들, 한부모가족연합은 비혼 출산을 ‘건강하지 않은’ 가정이라고 부르며, 생계 수단인 방송 출연마저 막는 혐오 세력을 규탄합니다. ‘몸이나 정신에 아무 탈이 없이 튼튼함’이라는 ‘건강’이 ‘가정’의 수식어가 되는 법은, 2021년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의 삶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이 ‘이상하다’ 혹은 ‘불쌍하다’는 식의 편견에 갇히지 않도록 새로운 가족 형태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유리 씨의 방송 출연을 저지하는 혐오세력의 만행을 규탄하며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언론인 여러분의 관심과 취재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1년 4월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치하는엄마들, 한부모가족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