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국회야 일 안하고 뭐하니_정치하는엄마들 21일 첫 기자회견 20170621

21일 첫 기자회견 “국회야, 일 안하고 뭐하니?”

■ 엄마들이 꼽은 1순위 정책 ‘칼퇴근법’․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보육추경’ 통과 촉구

■ “독박육아 현실 벗어나지 못하면 아이, 가정, 나라 모두 행복할 수 없다”

 

엄마들의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는 비영리단체‘정치하는엄마들’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창립선언 후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6월 국회 정상화와 ‘칼퇴근법’, ‘보육 추경’ 등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엄마들이 1순위로 꼽은 노동현안은 칼퇴근법 통과, 즉 노동시간 단축”이라며 “칼퇴근이 실현되면 아빠의 육아참여도 자연히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루빨리 추경안이 통과돼 국공립 어린이집이 늘어나고 보육교사 처우가 좋아지길 바란다”며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엄마들은 물론 아빠, 친정엄마 등 양육 당사자들과 아이들 등 2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진 기자회견의 풍경이 만들어졌다.

발언자로 나선 엄마 회원 권미경씨(34)는 “우리 사회는 모든 양육에 대한 책임을 엄마 한 사람에게 부과하고 있다”면서 “독박육아를 벗어나지 않고서는 아이, 가정, 나라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조은아(45)씨는 “82년생 김지영 사는 사회가 72년생 제가 살았던 사회와 다르지 않다”며 “우리 후배들과 자녀들은 부모 모두 주양육자로서, 부모 개인으로서 삶을 충만하게 살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인간적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정치의 영역에 육아 당사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엄마된 지 160일이 됐다는 성지은씨(31)는 “육아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힘든 일 같다”며 “엄마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엄마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아빠 회원 마크 앤크리프씨(Mark Ancliff, 36)는 “정치라는 공간에 가족이나 육아에 대한 경험과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며 “사회적 양육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정엄마 회원인 심공순씨(62)는 “36년 전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제 딸과 손녀는 이런 삶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11일 창립선언을 한 비영리단체로, 직접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모든 엄마가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 사회·모든 아이가 사람답게 사는 복지 사회·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비폭력 사회·미래 세대의 권리를 옹호하는 생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들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장 발언록>

 

장하나 :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 여러분의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언론인들의 도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공식 발족한 ‘정치하는엄마들’ 단체가 첫 번째 시민들 앞에 서서 첫 번째 행동하는 자리다. 잘린 전 직장 앞에서 와 있으니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28개월 딸 아이 엄마이고 엄마가 되기 전에는 엄마가 겪는 문제를 몰랐다. 엄마들 문제는 숨겨져 있었고 하던 일이 시민운동, 정치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절대 풀 수 없다는 것 알게 됐다. 힘을 모을 엄마들을 찾았고 뜻을 같이 하는 엄마들 만나 2개월 정도 빠른 시간에 정치 단체 만들었다는 게 기적 같다. 엄마들 힘이 있다는 걸 기자회견 통해 확신하실 수 있을 것이다. 구호할 때 피켓을 앞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 구호는 오늘 주장할 것인데 엄마들의 이름으로 우리가 같이 외치는 최초의 구호다.

 

“엄마들의 이름으로 국회 정상화 촉구한다!”

“칼퇴근법 보육추경 엄마들이 요구한다!”

 

6월 국회 정권 교체 후 첫 번째 국회다. 적폐 청산하고 서민 중산층 살만한 세상을 위해 국회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일자리 추경 11조 심의도 통과도 안 시킬 기세여서 엄마들이 나섰다. 엄마들은 국회 계류 중인 칼퇴근법 등 노동시간 단축 법안 요구하고 있다. 또 보육 추경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예산이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40% 될 때까지 기다리다간 우리 아이들 중학교 간다고 이야기하다 답답해서 나왔다. 부부 회원 권미경 회원 남편과 아이 둘과 같이 오셨다.

 

권미경(34) : 서울에 살고 있는 34살 권미경이다. 상황이 다르고 이야기가 다름에도 이렇게 모여 두 달 만에 단체 설립하고 조직 꾸려 연대할 수 있는 엄마들의 힘은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나만 겪고 있는 것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를 모이게 했고 여기까지 불러내게 했다. 말씀하신 것처럼 26개월 4개월 두 딸 남편과 함께 나왔다. 평일 오전 온가족 대동하고 나온 건 육아는 엄마 한 사람 역량으로 되는 게 아니고 공동의 영역이고 국가의 과제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아이는 복합적 존재다. 우리 사회는 모든 양육에 대한 책임을 엄마 한 사람에게 부과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지 않은 나라다. 그런 나라는 멸망할 것이고 이건 국가 차원의 위기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을 보면 현실성 없는 것들이었다고 느낀다. 남성과 여성 동등하게 교육받았는데 우리 부모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라고 느꼈다. 독박육아 벗어나지 않고서는 아이, 가정, 나라도 행복해질 수 없다. 고립된 엄마는 아이에게도 좋지 않다. 많은 이들의 애정과 도움 속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다. 실제로 엄마들은 온종일 말 못하는 아이들을 키우며 시시때때로 관리 감독당하고 사회로 격리되어 있다. 시간 분담이 필요하다. 부당하게 짊어지던 책임감을 가정에서는 남편에게, 사회에서는 보육시설에 나눠야 한다. 양육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은 아빠들을 가정으로 돌려줘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한다. 무작정 보육시설 늘리고 무상으로 하는 것은 근본 해결 아니다. 현실 정책들이 여성과 엄마 시선에 맞춰져 있는지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육아는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다. 아이를 낳는 것이 우울한 일이 아니길 바란다. 엄마의 문제가 부정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자연현상처럼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결혼하고 싶은 나라, 행복한 사회가 되길. 나아가 우리의 고민과 문제점을 과거형으로 즐겁게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진옥(41) :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다. 여성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엄마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민주화의 산실이자 진보 여성 운동 단체의 여성운동 대표성 갖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하는 것은 너무나 필요했지만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고자 하는 일이라 개인적으로 응원한다. 이것은 사회가 절박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다. 한국에서 엄마는 이 국가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는 존재였다. 해방 이후 전쟁 이후 어머니는 우리 개개인의 생존을 보듬어주는 존재였다. 근대화와 산업화 경제성장 과정에서 여자는 수출 역군으로 일하지만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서 애기를 많이 낳으라고 하면 많이 낳고 적게 낳으라면 적게 낳는 도구적 존재였다. 근대화 국가에서 여성은 어머니로서 도구화되어 왔다. 여성이 여성의 의제를 만드는 것은 여성의 목소리를 살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에 의해 동원되는 방식이었다. 이후 어머니는 한국 사회에서 병리적인 형태 아줌마로 변해갔다. 사교육, 재테크,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한국 사회 모순을 반영했다. 엄마 정치는 드디어 국가에 의해 사회에 의해 도구화되었던 경제성장과 개개인의 발전이라고 하는 허울 좋은 명망에 있는 엄마가 아닌, 드디어 엄마와 여성이 만나는 새로운 여성 주체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운동은 어머니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엄마 정치 통해 국가와 여성 관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때 개개인 모성 돌봄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엄마다”라는 것으로 보여줄 것이다. 개개인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있겠지만 이 국가의 명운이 정치하는엄마들에 걸려있다고 생각한다.

 

장하나 : 언니라는 호칭이 연장자를 언니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나이, 성별, 상관없이 언니라고 하기로 했다. 수직적 관계 아니고 공동체 만들어보려고 하는 뜻이다.

 

마크 앤크리프(mark ancliff. 36) : 이진옥 남편이다. 영국에서 온 아빠가 된지 6년 됐다. 아빠 역할을 하면서 제가 사는 세상을 양분화하는 것이 어려웠다. 양육에서 중요한 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지지대가 되고 도와주는 것인데 가족 안에서 경험하는 가족 구성원은 다른 경험할 수밖에 없고. 고용주에게 열정을 다해 일하지만 노동 문화 때문에 여성은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면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아이들은 또 크면서 공부 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 경험이 다 다르다. 양육은 가족이 서로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 지지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정치라는 공간에 가족 경험, 육아 경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없었고, 양육하기 위해 사회적 양육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문화 만들기 위해 정책적으로 정치가 만들어야 한다. 정치하는엄마들 매우 중요하다.

 

조은아(45) : 72년생 조은아다. 18년 전에 아이를 낳은 후 잦은 야근 때문에 육아 일 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 맞닥뜨렸다. 시부모님은 은퇴 후 자신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지만 저희 아이 키워주셨다. 새벽마다 자는 아이 깨워서 30분 거리 시댁에 데려갈 수 없어서 시댁에 주중에서 키우고 우리는 주말 부모였다. 일하며 돈을 버는 게 이렇게 사는건가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저희 딸들은 고교생이 되었고 치열한 고민의 시기를 지났다.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82년생 김지영 사는 사회가 72년생 제가 살았던 사회와 다르지 않아서다. 지금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 10년 후 우리 딸들도 똑같은 사회에서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과 저희 자녀들은 부모 모두가 아이의 주양육자로서 부모 개인으로서 삶을 충만하게 살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인간적 삶을 살 수 있기를 하는 당연한 사실을 바라는 자유발언 나왔다. 칼퇴근법과 보육 추경 국회 통과 촉구하는 이유다.

 

장하나 : 시간이 가도 현실은 계속 안 변한다는 얘기다. 여기 있는 분들 같은 마음이다. 움직이고 행동하고 싸우면 이긴다고 생각한다.

 

심공순(55년생, 62) : 등촌동에 사는 5살 나단이와 3살 한나의 할머니다. 36년 전에 육아의 삶과 지금 제 딸이 겪고 있는 게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에 공감하고 있었다. 제가 36년 전에 아이를 키우고 직장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경력 단절하고 부당한 급여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나의 꿈과 희망 접을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제 딸과 손녀는 이런 삶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자리에 섰다.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변화는 이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성지은(31) : 고양시 32살. 엄마된 지 160일 됐다. (울먹) 육아를 한다는 것은 사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같다. 많은 어머님들이 예전에 엄마는 이것보다 더 많은 고생 했으니까 요즘 세대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어려움, 힘든 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냈으면 좋겠다. 기자회견 처음인데 이렇게 어설프지만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같은 엄마가 한 목소리를 낸다면 세상이 엄마들이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참여하게 됐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