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문]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혐오와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_김정덕활동가
[정치하는엄마들] “모두가 엄마다”
-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혐오와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의 아이로 태어나 생을 시작한다. 사람은 삶의 어느 기간 혹은 모든 기간 동안 자신의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 즉 사람은 생존을 위해 돌봄과 살림을 필요로 하고, 서로 돌봄과 살림을 주고받는 존재다.
이렇듯 돌봄과 살림은 인간 사회를 유지하는데 있어 가장 근본적이고 가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이를 사사로운 일로 치부하며 사회적·국가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출산과 육아, 자녀의 교육, 일상적인 가사노동, 간호 등 돌봄과 살림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단지 ‘집안일’이라는 말로 폄하하며, 그 책임을 오로지 ‘엄마’에게 전가해왔다. ‘모성’과 ‘모성애’라는 이름 아래 많은 여성들이 희생과 헌신을 강요받았고, 정치경제적 주체로서 자립할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아줌마와 맘충이라 불리는 혐오와 비하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무릇 사람을 낳고 기르고 살리는 돌봄과 살림은 우리 사회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가 달린 일로서 엄마·여성·개인에게 그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며, 가족 공동체·지역 공동체·국가 공동체가 서로 함께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이제 모성은 생식적 어머니와 분리하여 돌봄과 살림을 수행하는 모든 주체의 역할을 가리키는 개념이 되어야 하고, 우리 사회는 집단 모성·사회적 모성을 추구해야 한다. 나아가 혈연을 넘어서 돌봄과 살림의 관계를 기준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해야 하며, 가족구성원 간의 성평등한 관계를 법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적 모성을 바탕으로 모든 아동과 그 아동을 돌보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그들이 처한 정치적·경제적·사회문화적 모순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정치하는엄마들 정관의 전문이다. 우리 단체는 그야말로 차별에 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엄마'만 차별 받지 않는 사회란 없다는 걸 잘 안다. 엄마가 차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씨앗 삼아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모두가 평등하게 연결될 때 우리는 기꺼이 살고 싶을 것이며, 비로소 살 수 있을 것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청원’에 동의하는 한 사람이 만들어낼 10만 배의 힘을 상상한다. 직접적인 정치참여로 ‘모두를 위한 평등’의 길을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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