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대통령이 알아야 할 학교이야기 ⑨] 개인의 실천을 넘어 공동체의 실천과 변화 - 환경교육이 가야 할 방향을 한 번 더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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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이 가야 할 방향을 한 번 더 봐주시길

[대통령이 알아야 할 학교이야기 ⑨] 개인의 실천을 넘어 공동체의 실천과 변화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얼마 전 전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하셨지요. 온실가스를 줄이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 배출량이 0이 되도록 만든다구요.

이제 기후위기, 온실가스 배출 등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발 빠르게 정부와 사회에서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미래세대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이 교육이 과연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2019년 독일의 환경운동 현장의 모습, 양육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모습이다.
▲  2019년 독일의 환경운동 현장의 모습, 양육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모습이다.
ⓒ 정치하는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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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일에서 7년 가까이 생활하다가 1년 반 전 귀국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받은 환경 교육을 조금 소개하겠습니다.
 

큰 아이는 독일어 수업 시간에 공장제 축산업에 대해 배웠습니다. A4용지 크기만 한 닭장에서 평생 알만 낳다가 일찌감치 도살되는 닭의 삶을 배우며, 그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토론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며 동물복지와 나아가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에서 비닐 포장된 간식을 가져오는 것이 금지였습니다. 행여 비닐 포장이 된 빵을 가져가거나 하면 당연히 쓰레기는 집으로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왜 비닐 포장이 있는 것을 멀리해야 하는지도 당연히 교육되었고, 아이들은 그 대안으로 어떤 것을 찾을 수 있는지 이야기 했습니다.

쓰레기통 없는 일주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자신들이 만든 쓰레기는 집으로 가져가야 했습니다. 이 과정은 교사 주도가 아닌 학생회에서 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큰사진보기 2019년 독일의 환경운동 현장의 모습, 양육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모습이다.
▲  2019년 독일의 환경운동 현장의 모습, 양육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모습이다.
ⓒ 정치하는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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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허락을 받고 아이들은 금요 기후 시위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이 동행했습니다. 아이들은 사전에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고 다 함께 힘을 모아 피켓을 만들었습니다.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교실에 남은 아이들은 피켓을 들고 실시간 동영상을 보며 거리에 나간 친구들을 응원하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모든 학교 행사에서 일회용품은 사용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각자 식기를 가져와야 했습니다. 컵은 보증금을 내고 빌려주기도 했구요. 학부모회에서 컵을 수거하고 씻는 일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 후에 나오는 쓰레기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독일의 환경교육이 완벽하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 사는 곳인데 그곳이라고 문제가 없겠습니까. 우리나라 환경교육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그곳에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선 공동체의 실천과 변화가 교육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개인의 실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구요.

이번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진 대책들은 여전히 개인의 작은 실천 만을 강조하고 기술을 이용한 기후위기 극복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왜 자꾸 작은 것만 하라고 하고 기술에 의존하라고 하나요? 함께 모여서 세상을 바꿀 수 있고, 함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왜 교육하지 않습니까?

대통령님,
탄소중립은 대통령의 선언만으로 될 수도 없고, 개개인을 찢어놓고 그들의 실천만을 강조해서도 되지 않습니다. 정말 미래세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아이들에게 충분히 정확한 정보를 주고, 스스로 생각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이런 식으로 모든 책임을 떠 넘기면, 그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도 그다음 세대에 똑같이 떠 넘기는 일밖에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환경교육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 한 번 더 들여다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기사원문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5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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