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치하는 엄마들, EBS 찾아가 1인시위..."불법 촬영, 혐오 발언... EBS는 범죄교육 방송인가"
정치하는 엄마들, EBS 찾아가 1인시위..."불법 촬영, 혐오 발언... EBS는 범죄교육 방송인가"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노예가 할 말이 왜 그렇게 많냐. 야근수당대신 성과금 줄테니 열심히 (똥) 싸기나 해”
“(한 자리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똥 싸는 장면)열심히 싸겠습니다!”
“(똥 많이 싸기 위해)나는 뷔페에 가더라도 팬티 안 입고 간다.”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 중)
유튜브(YouTube)와 각종 SNS에서 이슈 중인 ‘똥 밟았네 챌린지’는 ‘포텐독’ EBS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다. 중독성 있는 가사와 댄스로 연예인들도 ‘똥 밟았네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애니메이션 포텐독의 인기가 날로 급상승 중이지만, 유·아동 애니메이션인 포텐독의 내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고양시 일산동 EBS본사 앞에서 ‘EBS 포텐독 몰아보기 편성 중지 및 다시보기 중단 촉구 1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정치하는엄마들은 ▲김명중 EBS 사장은 공영방송 본분을 망각하고 포텐독 방영을 통해 폭력·혐오·차별로 점철된 컨텐츠를 유·아동 시청자에게 제공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 ▲EBS는 포텐독 문제 회차들의 매주 일요일 60분 몰아보기 편성 중지하고 EBS 홈페이지 내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하라 ▲EBS는 재발방지 대책 및 제작·편성 시 인권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포텐독은 7세 이상 관람 뮤지컬 형식의 3D TV만화로, 제작사는 리트로봇이다. 2018년 애니프론티어 사업의 지원작으로 선정됐고, EBS에서 올해 3월 29일부터 목, 금 오후 7시 5분에 방영 중이다. 현재 EBS는 7월 25일부터 9월 5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포텐독 몰아보기&특집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포텐독 애니메이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선전물 패널 안에 들어가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발언을 외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미정, 김정덕,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가 각각 발언에 나섰다.
◇ “올해 4월부터 EBS는 성평등 고려한 개편 방송 방영된다고 했는데”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클까. 강미정 활동가는 “유·아동들에게 미디어는 누적적·다층적 영향을 준다. 포텐독은 성비 불균형, 성불평등으로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EBS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인식을 모니터링해서 성인지적 감수성과 인권감수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해 12월 정치하는엄마들은 ‘2020년 EBS 유·아동 성평등 내용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EBS 유·아동 애니메이션과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성인지적인 관점에서 분석했고, 활용성 높은 인권 제작 가이드라인의 도입을 촉구했다”며 “올해 2월 24일 EBS 유·아동 프로그램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EBS는 올해 4월 성평등을 고려해 개편한 방송들이 방영되므로 새 프로그램을 우선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로 “포텐독에 대해 상당부분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현재 방영중인 시즌 2 서사는 불법촬영, 불법카메라, 변형카메라 활용한 타인 사생활 시청하는 것으로 전개된다”며 “이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떠올랐다”며 “특히 시즌 2 28화에는 최면제 먹고 잠재우기, 불법 촬영, 변형카메라로 악당 무리 사생활 시청과 협박, 노예라는 단어도 빈번하게 등장한다”고 포텐독의 문제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똥 밟았네’ 노래가 포함된 에피소드 24화에 대해서는 “24화에서는 폭력·혐오·인권유린이 주된 내용인데 ‘똥 밟았네’ 댄스 챌린지 홍보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이 노래가 나온 뒷 배경을 안다면 절대 유행하면 안되는 노래”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강미정 활동가는 “EBS의 최고 공익적 방송, 최적의 공교육 보안이라는 철학을 잊지 말고, 흥미에 목매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영원한 오점을 남기지 말라”고 밝혔다.
◇ “학교폭력·노예·타인의 배변활동 관람·불법촬영 등 사회문제 희화화해”
“방송이 가지는 힘은 대단하다. 아이들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따라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유·아동 애니메이션에서 학교폭력, 디지털 성범죄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 사회문제를 얼마나 가볍게 느끼면 이런 줄거리와 장면을 여가 없이 보내는가?” (박민아 활동가)
EBS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방송. 이에 대해 박민아 활동가는 “EBS는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포텐독을 보면 인간 뽀글이는 스스로 ‘노예’라고 칭한다. 포텐독 주인공이 ‘노예인게 좋냐?’라고 물으니 ‘노예가 어때. 돈만 많이 주면 상관없어’라고 대답했다. 이게 교육방송이냐”며 “7세 이상인 초등학생들이 모두 이 장면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보는 방송에 책임감을 가지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팬티가 노출된 장면에선, 화장실 안에 있던 아이가 본인을 험담하는 소릴 듣고 못 참고 나왔는데 바지가 흐른것이다. 이것은 정말 문제”라며 “7세 이상 관람 프로라면 학교에서 틀어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 내용을 수업에서 본다? 이것은 범죄교육 방송인가”라고 김정덕 활동가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요새 아이들이 혐오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엘사(L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학생 비하), 빌거지·월거지(빌라 혹은 월셋집에 사는 학생 비하), 기생충(기회균형전형으로 뽑힌 학생 비하), 기생수(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학생) 등”이 있다며 “이런 방송을 만들면서 아이들 인성을 비판할 수 있는가. 아이들이 폭력적이라고 비판하기 전, 무슨 방송 만드는지 되돌아 보기 바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이민경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학부모의 관점에서 “딸 아이와 함께 봤다. 이거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물어보니 ‘나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나는 이 말이 더 무서웠다”며 “요새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친구들보다 영상으로 배우는게 많다. 아이들은 옳고 그른것을 판단하지 못하고 흡수한다”고 영상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한 “시청자 게시판에서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을 지적한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대답은 ‘포텐독은 연속극 형식이기 때문에 한 화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전후의 맥락으로 살펴달라’고 했는데, 학교폭력 피해자 아이들이 포텐독을 봤을때 학교폭력이 사회적 구조, 어른들,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행동’이 잘못 됐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EBS는 “지적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제제기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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