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장하나활동가] 교육열기 뜨거운 제주…그러나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③ 차기 제주도교육감 선호도 / 장하나-안재홍 대담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특별기획으로 [여론조사 다시 읽기]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내년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선·지방선거·교육감선거·지역현안(제2공항, 도의원 정수 증원)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의 패널들과 여론조사 결과를 분야별로 톺아보고 재해석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텍스트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글]
 

[토론 텍스트 싣는 순서]

① 차기 대통령 선호도, 대통령 선거결과 기대, 정당지지도 
② 차기 도지사 후보 선호도, 도지사 선거결과 기대
③ 차기 교육감 후보 선호도, 교육정책 평가 
④ 제주 (성산)제2공항과 정석비행장
⑤ 원희룡 도정 7년 평가와 도의원 정수 증원

■ 사회 :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정치하는 엄마들 사무국장
■ 출연 : 안재홍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 이사장
■ 기획 : 김봉현 편집국장 
■ 연출·편집 : 문준영 뉴미디어콘텐츠팀 기자
■ 촬영 : 오영훈·김제남·한재근 PD

 


▷ 장하나 

“저도 아이를 키우는 예비 학부모다. 그런데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다. 후보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투표하는 것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적 문제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가 학부모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가 되는 이유 중에는 내 자녀의 입시 준비만 잘하면 된다는 풍토도 한몫하고 있다. 대학입시에 매몰된 교육시스템도 한몫한다. 공교육보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 점점 공교육에 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이) 정말 진보교육감일까? 진보교육감이라고 부르면서도 진보는 아닌데 라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짙다. 민주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하지 않듯이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 중도교육감이라고 해야 할까? ”

“입시 몰입교육과 취업난 등을 모두 교육감이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실험할 수 있는 지역이 제주라고 생각한다. 특별자치가 가능한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자율적 교육이 더 보장돼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가 중요하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라는 청년이 떠오른다. 툰베리는 기성세대를 향해 자신의 삶을 빼앗지 말라고 외쳤다. 많은 반성을 하게 됐는데, 다음 지방선거에서 아동·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 안재홍 

“교육문제, 사람들의 관심이 높지만 과연 투표로 이어졌는지 물으면 의문이다.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지만, 후보를 직접 만나본 유권자가 많지 않다. 차라리 교육감 선거를 따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이 정말 중요한데, 교육감 선거는 부각되지 않아 아쉽다”

“제주 사람들이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정하는데, 제주형 자율학교는 교육과정의 50%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교육감을 제대로 뽑으면 과감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고 제주만의 교육을 만들 수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내년 선거때까지) 8년간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인지도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있다. 그러나 이석문 교육감에 대한 진보교육감이라는 평가가 애매해졌다. 그래서 보수 진영에서 교육감 탈환 얘기가 나온다. 2018년 선거처럼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문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이지만 지금은 전교조에서도 비판 받고 있다. 전교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다. 교직원이 노동자라는 인식인데, 학교 내 비정규직 처우나 현장실습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故 이민호 군 관련 대응을 보면, 노동 교육 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이 많은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줄 모르는 청소년이 대부분이다. 이런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 상황에서 그레타 툰베리 같은 활동가가 나올 수 있겠는가. 우리 삶에 기후위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조차 모르는데, 관련 주장을 할 수도 없다. 기후위기가 누구에게 영향을 줄지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물으니 응답자의 80%가 다음이나 다다음 세대라고 답했다. 기후위기가 계속되면 2050년부터 인류가 서서히 사라진다고 한다. 2050년까지 29년 남았습니다. 청소년들의 미래가 사라질 위기다. 제주 같은 지역에서 기후위기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아래의 토론 요지 텍스트는 실제 토론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제주의소리 제리뉴스 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장하나 =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장하나입니다. 이번에는 차기 제주도교육감 선거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눈여겨 봐야할 교육 현안과 의제는 무엇인지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 안재홍 이사장과 얘기해보겠습니다. 

▷ 안재홍 =  반갑습니다.  

▷ 장하나 =  저는 예비학부모지만, 안재홍 이사장은 현재 학부모입니다. 정치가 생활에 밀접하고 관심갖지 않으면 손해본다고 하는데,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입니다. 후보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투표하는 것은 전국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가 학부모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 안재홍 =  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데, 과연 투표로 이어졌는가 물으면 의문입니다.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돼 후보를 직접 만나본 유권자가 많지 않습니다. 차라리 교육감 선거를 따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이 정말 중요한데, 교육감 선거는 부각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 장하나 =  대학 입시에 몰입된 교육 시스템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보다는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 공교육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만, 내 자녀만 입시준비 잘하면 된다는 풍토가 있습니다.  

▷ 안재홍 =  제주 사람들이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입니다.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정하는데, 특별자치도인 제주형 자율학교는 교육과정의 50%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 장하나 =  50%는 굉장히 큽니다. 

▷ 안재홍 = 네. 교육과정의 절반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교육감을 제대로 뽑으면 과감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주만의 교육을 만들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있는 상황입니다. 

▷ 장하나 = 제주형 자율학교, 혁신학교 등에 관심이 있는 부모도 있지만, 다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안재홍 = 아이가 행복한 교육. 아이가 행복해야 하는데, (현실은) 소위 좋은 대학도 가야 합니다. 제주형 혁신학교인 다혼디배움학교 등에 다니다 학력이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 장하나 =  오랜 논쟁입니다. 입시나 취업, 경제적 안정을 행복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모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를 깜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관심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름을 들어본 사람에게 투표하는 수준입니다. 후보마다 어떻게 다른지 모르는 사람도 상당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공무원의 정치 참여가 안되고, 터부시되는 문화가 있어 교육감 후보마다 어떻게 다른지 미궁입니다.
 


왼쪽부터 안재홍 이사장과 장하나 전 국회의원이 차기 제주도교육감 선호도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안재홍 = 역설적으로 국회의원들이 교육 관련 법도 만드는데, 교육감은 정치적 색을 띄면 안된다고 합니다.  

▷ 장하나 =  중요한 말입니다. 제주의소리에서 교육감 선거 관련 여론조사 문항은 1개입니다. 차기 교육감 후보 선호도인데, 후보가 적습니다. 대통령과 도지사 선거 후보군은 10명 가까운데, 교육감 후보군은 이석문 현 교육감, 고창근 전 교육국장, 김광수 전 교육의원 등 3명입니다. 선호도를 보면 이석문 교육감이 34.4%, 고창근 전 국장이 12.7%, 김광수 전 의원이 12.6%입니다. 고창근-김광수 후보의 선호도를 합쳐도 25.3% 수준으로, 이석문 교육감에게 밀립니다.  다만,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사람이 23.1%에 달하고, 모름·응답거절이 16.6입니다. 39.7%가 의견을 주지 않았는데, 깜깜이 선거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고창근 전 국장과 김광수 전 의원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이대로라면 이석문 교육감이 유리할까요? 

▷ 안재홍 =  이석문 교육감과 김광수 전 의원이 1대1로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두 사람의 득표율 차이가 2%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선호도 차이가 있지만, 실제 선거가 가까워지면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석문 교육감은 (내년 선거때까지) 8년간 교육감직을 수행하게돼 인지도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석문 교육감에 대해 진보교육감이라고 표현하는데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 장하나 =  진보교육감은 전국적으로 다들 쓰는 말 아닌가요? 

▷ 안재홍 =  네. 그래서 보수쪽에서 교육감 탈환 얘기가 나옵니다. 2018년 선거처럼 보수성향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만만치 않습니다. 내년 선거는 대선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3월에 대선이 치러지고, 6월에 지방선거가 진행됩니다. 대선에서의 민심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대선에서 보수가 승리하면다면 교육감 선거도 보수지향쪽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생각해야 할 부분은 2014년 지방선거부터 몇몇 지역을 빼고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는 등 진보교육감 전성시대라고 불립니다. 우연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잘 모르겠지만, 교육에 대해 더 나은 교육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반영됐습니다. 전체적인 추세는 진보교육감이지만, (앞으로의) 예측이 정말 어려운 상황입니다. 

▷ 장하나 =  공감하는 것은 진보교육감이라고 하는데, 정말 ‘진보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만의 현상도 아닙니다. 수도권 조희연 서울교육감이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망하는 유권자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하지 않듯이 새로운 용어가 필요합니다. 중도교육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진보교육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진보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불편함이 있습니다. 

▷ 안재홍 =  같은 맥락으로 정말 진보 성향의 후보가 나타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이석문 교육감의 경우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인데도 전교조 쪽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 장하나 =  어떤 비판을 받나요? 


제주의소리가 진행한 제주도교육감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제주의소리.

▷ 안재홍 = 전교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입니다. 교직원이 노동자라는 인식인데, 학교 비정규직 처우나 현장실습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故 이민호 군 관련 대응, 노동 교육 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이 많은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줄 모르는 청소년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제주 학교에서 노동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 물으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우세합니다. 2014년 선거에서 모든 진보진영이 힘을 합쳐 이석문 교육감을 지지했는데,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 장하나 =  개혁성이 낮았다는 평가입니다. 이석문 교육감이 전교조 출신인데, 비정규직 문제와 청소년 알바 등에 관심이 없다?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다가 아이를 낳고 나니 알게 됐습니다. 학교에는 담임교사 뿐만 아니라 기간제교사, 도서관 사서, 돌봄 전담 교사, 방과후 교사 등 고용 형태가 정말 다양합니다. 고용의 안정은 교육의 질로 직결됩니다. 교육은 AI가 아니라 사람이 합니다. 이석문 교육감이 그런 부분에 대해 비판 받고 있다고 하니 의외입니다. 제가 제주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주 현실에 좀 어둡습니다.  

▷ 안재홍 =  이석문 교육감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 장하나 =  교육감 후보도 많지 않고, 선호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고 대답한 사람도 많습니다. 차기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도민들이 관심가져야 할 정책 의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주도교육청이 IB 교육 도입에 대해 적극적입니다. 표선면 지역을 중심으로 IB 교육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데, 비판과 우려가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안재홍 =  단답형 평가 방식에 문제가 많은데, 평가 기준을 통일하는 IB 평가 시스템은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IB 교육체계를 그대로 가져오면 우리의 실정과 맞을까요? 교육계에서도 숙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혼디배움학교는 교육과정은 교사들이 회의해서 적합한 방식을 만들어 자율권이 어느 정도 보장됩니다. 하지만, IB 교육은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표선고등학교가 내년에 IB 교육 시스템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표선 지역 학생들이 표선고에 입학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영어 실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표선 지역 학생들이 표선고에 진학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장하나 =  제주도교육청이 서귀포시 표선면 지역 초, 중, 고까지 이어지는 교육 시스템을 약속하고 있는데, 안재홍 이사장님의 말에 당황했고 놀랐습니다. 저는 자녀를 위해 표선으로 이사갈 생각까지 했습니다. 표선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 된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국제학교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교육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IB 수료증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제가 정보가 부족했나요? 표선지역 학생들이 표선고에 못갈 수 있다? 국제학교처럼 외지 학생들이 몰려와서?

▷ 안재홍 =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시다시피 애월고등학교는 미술, 함덕고등학교는 음악으로 특성화된 학교입니다. 그런데 애월과 함덕에 사는 그 지역 학생들이 애월고와 함덕고에 주로 진학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의 좋은 환경에서 특성화된 교육을 받는데, IB 수료를 통해 좋은 대학까지 갈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공교육이라서 돈도 적게 듭니다. 전국적으로 관심받는 학교가 될 수 있지만, 지역내 학생들의 소외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제주 교육의 오래된 문제가 고입입니다. 지금까지 고입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정책을 시도했지만,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애월고만 하더라도 애월고 일반 학생들과 미술반 학생들이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 장하나 =  학교 안에서도 격차가 있다?

▷ 안재홍 =  영어교육도시와 같은 특권이 아니라 보편적인 교육 강화라는 이석문 교육감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소할지 차기 교육감 선거에서 많이 논의됐으면 합니다. 교육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 장하나 =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IB교육과 애월고, 함덕고 등 내용을 보고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제주시내 인문계를 제외해 선호도가 낮은 학교들을 활성화해 지역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도로 인해 격차가 더 발생한다면, 이미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만 IB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배신감도 느껴집니다. 
 


안재홍 이사장이 교육감 선호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안재홍 =  가족이 함께 표선면에 살고 있어 표선고에 자녀를 진학시킬 수 있으면 안심되는데, 그러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석문 교육감 체제의 지난 7년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구호는 ‘단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다양성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 장하나 =  저는 30년 전에 제주에서 고입을 치렀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학교에 남아서 공부한 기억이 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학군으로 묶여 있습니다. 학생들이 별도의 고입을 치르진 않지만, 지역의 집값이 비싸 부모가 입시를 치르는 것처럼 되는 상황입니다. 제주는 반대로 고입을 잘 치르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간다는 점인데, 너무 어린 나이에 인생 탈락자처럼 만드는 환경이 문제입니다. 

▷ 안재홍 =  시험 점수 평가에서 재량을 가진 교사들의 평가로 평가 기준 자체는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고입이 남았습니다. 평준화지역인 제주시내 인문계고등학교 학생이 전체 학생의 절반입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비평준화 지역 학교로 진학합니다. 예를 들어 대정읍에 사는 학생이 오현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통학이 힘들어 자취를 해야 합니다. 자취도 쉽지 않아 가족이 함께 제주시내로 이사합니다. 그러면 부모는 역으로 제주시에서 대정까지 출퇴근해야 합니다. 제주시내로 차량이 집중돼 교통문제도 심해집니다. 그만큼 교육감 선거가 중요합니다. 

▷ 장하나 =  입시 몰입교육과 취업난 등을 모두 교육감이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실험할 수 있는 지역이 제주라는 말로 이해됩니다. 특별자치가 가능한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자율적인 교육이 더 보장돼 잘만 하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주 고입문제는 우리나라 통일만큼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또 어떤 의제가 있을까요?

▷ 안재홍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이 진행됐는데, 시사점이 큽니다. 학교가 어떤 곳인지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집에서 온라인 교육만으로 제대로된 교육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장하나 =  성인들도 온라인만으로 공부하기 힘듭니다. 집에서 컴퓨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하더라도 아이 혼자 교육받기 힘듭니다. 슬픈 예로 이 기회에 교육 격차를 더 심화시키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이 이뤄지는 지금 사교육 등을 통해 추후 쫓아오기 힘들정도로 격차를 벌린다는 얘기입니다. 관련 논의가 필요합니다. 추후에도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또 퍼질 수 있습니다. 

▷ 안재홍 =  온라인 교육이 가진 한계와 시사점을 검토해야 합니다. 격차가 더 심화된다고 하는데, 재력이 있는 부모는 온라인 교육을 대리 출석 시키고, 사교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 우리나라는 관심이 없습니다. 정부가 탄소중립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교육 현장에 접목할 것인가. 온라인 교육과 교육 격차 해소, 기후위기 교육 등이 내년 지방선거 이슈가 될 수 있고, 이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 장하나 =  기후위기 교육을 받은 적 없는 세대들은 기후위기의 무서움을 잘 모릅니다. 기후위기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상상조차 안됩니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 안재홍 =  간단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코로나에 대해 잘 압니다.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코로나와 예방 관련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많을 때는 일주일에 3일도 받습니다. 코로나 발생 원인 등도 교육받습니다. 학교에서 기후위기가 왜 생겼고, 어ᄄᅠᇂ게 대응해야 할지 교육이 필요합니다. 제주는 탄소없는 섬을 주장하는데, 교육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전무한 것으로 봅니다. 환경교육이 1년에 1차례 정도 학교에서 이뤄지는데, 코로나처럼 1주일에 1번까지는 아니더라도 1달에 1번 정도는 교육해야 합니다. 유럽에서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한 청소년도 있습니다. 주요 교통수단인데, 기후위기 속 항공기에 대한 비판적인 정서가 자리잡았습니다. 제주는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기후위기를 어떻게 교육할지 선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장하나 =  너무 비관적인지 모르겠지만, 유권자들도 강하게 말해야 합니다. 기후위기로부터 기성세대가 안전해지는 방법은 자녀를 비롯한 아동·청소년에게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기성세대의 생존전략입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라는 청년이 떠오릅니다. 툰베리는 기성세대를 향해 자신의 삶을 빼앗지 말라고 외쳤습니다. 많은 반성을 하게 됐는데, 다음 지방선거에서 아동·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 안재홍 =  교육감 선거 투표 연령을 낮출 필요도 있습니다. 교육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투표할 수 없습니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교육감 선거 연령을 훨씬 낮출 피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 상황에서 그레타 툰베리 같은 활동가가 나올 수 있을까. 우리 삶에 기후위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조차 모르는데, 관련 주장을 할 수도 없습니다. 기후위기가 누구에게 영향을 줄지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물으니 응답자의 80%가 다음이나 다다음 세대라고 답했습니다. 기후위기가 계속되면 2050년부터 인류가 서서히 사라진다고 합니다. 2050년까지 29년 남았습니다. 청소년들의 20~40대가 사라질 위기입니다. 제주 같은 지역에서 기후위기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장하나 =  중요합니다. 기후위기 극복하려면 비용이 필요합니다. 추가 비용 지불이 아까운 기득권 세력이 누군가에게 로비를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투표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기후위기는 누구에게나 다가옵니다. 기휘위기 극복은 교육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교육감 후보 선호도에서 출발한 대화가 기후위기까지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공교육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정말 큽니다. 정치 관련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정치 수준도 빠르게 발전하지 않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정치를 가르치지 않아 정치와 사회 발전이 더딘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차기 교육감 선거에서 부각됐으면 합니다. 교육의 진짜 주인은 학생인데, 주인으로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나요?

▷ 안재홍 =  최근에 제주외고 문제가 이슈화됐습니다. 큰 갈피를 잡지 못하니 문제 하나하나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공교육을 어떻게 봐야 할지부터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논의돼야 합니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했다고 교육이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무지한 후보가 나오면 교육감 선거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더 떨어집니다. 교육은 정말 중요합니다. 다음 교육감 선거에서 변화와 희망을 봤다는 말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 장하나 =  선거를 승리와 패배를 가진 스포츠 경기를 보듯 하면 안됩니다. 선거를 통해 누가 권력을 갖느냐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집니다.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고 하지만, 다들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가오는 교육감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교육감선거편을 마치겠습니다. 안재홍 이사장님의 재밌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안재홍 = 감사합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통신사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 안심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100% 무선전화 인터뷰로 진행됐고,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1년 7월 행안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응답률은 21.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해당 보도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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