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급식신문] 병설유치원 매운 급식… ‘아이들 인권침해’
정치하는 엄마들, 교육부 상대로 인권위 진정
매운 음식, 유아 소화기에 부담주고 복통도 유발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매움을 느끼고 견디는 정도는 개인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유·아동에게 매움(고통)을 참도록 강요하는 것은 폭력적인 행위다.”
최근 한 시민단체로부터 병설유치원 급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과거에도 꾸준히 나왔었다. 초등학교 부설 병설유치원의 경우 초등학교와 동일하게 급식을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에 소화기능 등에서 초등학생에 못 미치는 유아들에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 8일 ‘병설유치원에서 제공되는 매운 급식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교육부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병설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동일한 식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병설유치원에서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이 함께 급식하는 모습.<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동일한 식단을 같은 방법으로 조리해 급식으로 먹고 있다. 문제는 초등학교 부속 병설유치원이 있는 경우 유치원생(5~7세) 또한 이들 초등학생과 동일한 메뉴를 먹는다는 것이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주장에 따르면,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가운데 학교급식이 매워서 먹지 못하거나 배앓이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매운 음식은 유아의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고 장 점막을 자극해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유아는 성인보다 미뢰가 예민해 같은 정도의 매운맛이라도 강한 통증으로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정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매운 음식을 못 먹다보니 초등학교 입학 후 안 매운 반찬과 맨밥만 먹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오전ㆍ오후 간식도 제공되지 않아 맞벌이하는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는 허기를 참아야 하는데, 또래보다 체구가 작은 편이라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피해 아동의 부모들이 매운 급식에 대해 학교에 문제 제기할 경우 ‘매운 음식은 한국의 식문화다. 참고 먹다 보면 금방 적응한다’ 식의 엉뚱한 답변만 돌아온다”며 “학교 측에서 문제에 공감하는 경우에도 ‘안 매운 급식을 따로 조리해서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긴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교육부가 방침을 세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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