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돌봄공공연대' 발족 "개인이 짊어진 돌봄의 짐, 국가가 책임져야"
'돌봄공공연대' 발족 "개인이 짊어진 돌봄의 짐, 국가가 책임져야"
안전한 돌봄노동권 보장 등, 3대요구안 발표
"이제는 돌봄사회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약칭 돌봄공공연대)가 발족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12개로 이뤄진 돌봄공공연대는 발족과 함께 시민이 바라는 돌봄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발족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렸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금은 돌봄사회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돌봄시장화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했다.
돌봄공공연대가 내세운 3대돌봄정책요구안은 ▲모두에게 차별없는 돌봄권 보장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체계 구축 ▲모두가 안전한 돌봄노동권 보장이다. 이들은 "우리는 지난 2년,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을 겪으며 돌봄 공백을 처절하게 마주했다. 돌봄 시설이 문을 닫아 노인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외부와 단절된 요양원에서는 집단 감염, 사망이 잇따랐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고 화면으로만 수업을 듣고 친구들을 만나야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여기에 "대부분 민간주도로 이루어졌던 돌봄서비스가 감염병 상황을 거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돌봄 공백 문제를 다시금 확인하고, 돌봄의 사각지대가 더욱 커졌음에도 여전히 우리사회는 돌봄을 개인적이고 주변화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의 돌봄을 강조하며 돌봄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축소시키려 시도하고 있다. 더 이상 개개인이 책임지는 돌봄체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으로 가족 및 비공식적 돌봄이 국가 중심의 공적 노인돌봄체계가 공적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노인돌봄 전달체계는 전적으로 민간중심이다. 전체 노인요양기관 중 민간기관이 약 99%를 차지하고 있고 국·공립기관은 약 1%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상응하는 공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의 확대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민간주도의 사회서비스 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14% 내외로 아직까지도 유.아동의 ‘돌봄’을 사적 영역에 위탁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비율을 최소 40% 이상 확대하여 공적 돌봄 기관을 구축하고 정부가 책임지는 유.아동 공적 돌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양육자들은 일을 선택하든, 돌봄을 선택하든 그 선택이 자의적이어야 한다. 육아휴직 확대와 출산휴가 확대로 양육자들이 아이에게 충분히 돌봄을 제공하고, 스스로의 건강권 또한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마련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했다.
정순경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부대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있어 발달장애인 중 약 80%가 일정 정도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며, 41%는 대부분 혹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뒤 "이런 현실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대부분 가족이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생애 전반에 걸쳐 돌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생애주기별로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누구보다도 제약이 많다. 정부는 제도 사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공공성을 확보하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돌봄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돌봄공공연대는 개인이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돌봄 과제를 국가가 책임지도록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참가단위는 아래와 같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민주노총,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사단법인 두루, 연구공동체건강과대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행동하는간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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