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아침부터 밤까지 운영하는 늘봄학교, 시간제 인력으로 굴러갈까
아침부터 밤까지 운영하는 늘봄학교, 시간제 인력으로 굴러갈까
2023.03.22 15:34
돌봄전담사 대부분 시간제···비전문가로 공백 메워
가정양육은 뒷전···“저녁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늘봄학교 졸속시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나연 기자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늘봄학교의 돌봄전담사들이 ‘고용불안으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을 호소했다. 돌봄전담사의 절반 이상이 시간제 인력이라 원활한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는 22일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인력으로 돌봄 땜질하는 늘봄학교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안정성을 키운다”고 밝혔다. 학비노조는 전문자격을 갖춘 돌봄전담사들을 상시전일제로 전환하고 돌봄전담사 증원을 막는 총액인건비 규제를 완화하라고 요구했다.
늘봄학교는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이달부터 경기, 인천, 대전, 경북, 전남 등 5개 시·도교육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늘봄학교의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인데 돌봄전담사의 절반 이상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를 기본으로 최대 오후 7시까지만 일하는 시간제 인력이다.
학비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돌봄전담사 1만2046명 중 시간제 근무자는 6945명(57.7%)이다. 8시간 전일제 근무자는 5101명(42.3%)이다. 시·도교육청은 자원봉사자, 퇴직 교사, 학부모 등 임시인력을 투입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
경북지역 돌봄전담사로 일하고 있는 신동연씨(51)는 “인력이 없다 보니 결국 학부모운영위원회에서 돌봄교실에 들어와 만화 영화 하나 틀어주고 시간을 보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수정 학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불안정한 인력을 확대하는 것은 ‘돌봄의 질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확립해가겠다’는 애초의 정책 방침과 배치된다”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력은 돌봄전담사와 교사들에게 추가업무 부담을 가중한다”고 말했다.
늘봄학교가 인력뿐만 아니라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돌봄 전용 교실이 없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학교에서는 양질의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공동대표는 “돌봄교실이 없어서 과학실, 도서관을 나눠 쓰는 형편”이라며 “제대로 된 방안 없이 단기간 시범 운영으로만 이뤄지는 늘봄학교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간 연장 정책을 늘봄학교가 뒷받침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성식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현장에서는 ‘젊은 부부들은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자를 봐주는 것이 국가 돌봄 운영 체계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이른 아침부터 우는 아이 등 떠밀어 학교로 보내지 않고, 오후 7시 이후엔 가족이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22일 ‘수요자 중심 돌봄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1차 관계부처 협의회’를 열고 늘봄학교에 은퇴자 등 노인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이들을 통해 늘어난 돌봄서비스를 충당하고 학생 등·하원 안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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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khan.co.kr/national/education/article/20230322153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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