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석열 정부 ‘늘봄학교’ 졸속추진 규탄…돌봄전담사 상시전일제 전환해야”
[현장취재] 윤석열 정부 늘봄학교 졸속시행 규탄 기자회견
학교비정규직노조·교육공무직본부 이어 실제 돌봄전담사 참여
교육부, 올 3월부터 오전·오후 시간 확대한 늘봄학교 시범운영
조합원 “현장과 협의 없이 졸속 추진 및 땜질 돌봄 강요” 비판
돌봄전담사 인력 충원 및 상시전일제 전환 등 처우 개선 촉구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늘봄학교’가 졸속시행 중이라며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등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윤석열 정부 늘봄학교 졸속시행 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늘봄학교란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가 통합된 개념으로, 희망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정규수업 후 양질의 교육·돌봄을 제공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올 3월부터 5개 시도교육청 관내 학교 200개교 대상으로 특별교부금 약 600억원을 투입해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정부가 시범 운영 중인 늘봄 학교에는 기존 돌봄 교실에 오전 7∼8시 아침 돌봄과 오후 7∼8시 확장형 저녁 돌봄 등이 추가됐다.
이날 조합원들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국에 전면 시행하겠다면서 이달 시작한 늘봄학교 시범운영이 부실해 매우 우려된다”며 “애초 교육부의 늘봄학교 핵심 방향은 방과후 과정의 전문적 질과 다양성을 향상해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것이고, 이를 위해 안정적인 방과 후 운영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노동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는 오후 8시까지 연장 돌봄만 강조하고, 교육청들은 노조와 협의도 없고 문제점 개선 의지도 없이 정부 방침이니 일단 하고 보자며 졸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늘봄학교의 쟁점으로 △오전 7시~오후 8시의 과도한 돌봄 운영시간 연장 △봉사자·은퇴자 등 불안정 땜질인력 확대 △지자체 민간위탁 돌봄 확대 △출퇴근시간 및 근무처 일방적 조정 시도 △전일제 돌봄전담사 중심 인정적 운영체계 구축 외면 △파생업무 대책 미흡 △방학 중 늘봄학교 업무과중 대책 부실 △늘어난 업무 및 책임에 비례한 처우개선 전망의 부재 등을 꼽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실제 정부의 늘봄학교 시범운영 대상 학교에서 근무 중인 돌봄전담사가 참석해 현황을 증언했다.
경기지역 학교에서 근무 중인 유미향 돌봄전담사는 “정부의 늘봄 정책이 실무자 등과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수립했고, 운영 주체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다 보니 현장에 혼란이 많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돌봄’과 비슷한 이름으로 당연히 돌봄 업무인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본 업무가 아님에도 방과 후 수업에 들어가기 전 일정시간 아이들을 봐주는 틈새 돌봄부터 늘봄에 따른 수많은 행정업무까지 처리하며 모든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볼 수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 양육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공동대표는 “사실 공적 돌봄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늘봄학교는 굉장히 기대가 큰 사업이었으나, 지금처럼 졸속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이어 “현 정부는 돌봄을 ‘돌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전문적이지 않은 일’ 그리고 ‘봉사로 할 수 있는 일’ 등으로 치부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조로 학교가 아이한테 얼마나 제대로 돌봄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양육자에게는 돌봄의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돌봄 노동자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돌봄은 원하지 않는다며, 인력 충원 등 노동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전문자격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늘봄학교를 확대하고자 한다면, 총액인건비 등 경직된 정원규제를 풀어 지원해야 한다”며 “인력과 재정, 안정적 제도를 제공하지 않은 채 방과후과정을 확대하고 질을 높이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학비노조 등은 돌봄전담사 인력 충원과 상시전일제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업무 가중과 책임 확대에 따른 처우개선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수요자 중심의 돌봄을 위한 ‘늘봄학교’ 안착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유소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방과 후 체육 활동을 지원하며, 교육부와 행정안전부는 돌봄이 학교 중심에서 지역단위로 개편될 수 있게 늘봄지원센터 등 인력 지원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퇴직 교원 등 은퇴자(실버인력)가 돌봄 및 등·하원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에 대해서 협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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