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엄마들 | 923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행진에 정치하는엄마들이 나서는 이유 》
최근 아프리카 리비아에 대홍수가 발생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실종됐습니다. 이 지역에서 익숙했던 지중해성 저기압은 기후위기로 뜨거워진 바닷물에 세를 키웠고 전례 없는 대홍수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더 큰 재앙은 내전으로 갈라진 나라에서 재난을 관리하고 책임질 주체가 부재한데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비아의 절망은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면한 기후위기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져 공사 중인 임시 제방을 무너뜨리고 지하차도를 집어삼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것이 불과 2달 전입니다. 다음엔 또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비극이 일어날지 불안하기만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책임지려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양육자들은 밤낮으로 아이들을 입히고 재우고 돌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한 기후위기 속에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습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지금 자라나고 있는 세대에게 전가할 수 없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아기기후소송단에 참여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시행령 제3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습니다.
미래 세대의 입장에서 국가가 정한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에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40%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미래 세대의 기본권이 침해됩니다. 2017년에 태어난 아기가 배출할 수 있는 탄소량은 1950년에 출생한 어른이 배출할 수 있었던 양에 비해 8분의 1로 줄어들게 됩니다. 어린 세대일수록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게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 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미래세대에 대한 기본권·생존권 침해입니다. 정부는 미래세대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감축 의무를 명확히 하여야 합니다.
탄소중립기본법으로 인한 미래세대의 기본권 침해 뿐만 아니라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미래세대에 대한 기후 폭력을 당장 멈추기 위해서 양육자들이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후쿠시마핵오염수 방류,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새만금공항건설, 가덕도공항건설 등, 자라나고 있는 미래세대에게 어른들이 남겨주는 기후폭력들은 그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과 환경과 건강을 빼앗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속 어린이들은 직접 당사자이지만 목소리가 담장을 넘기 힘들기에 양육자들이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에 더욱 취약한 계층의 의견을 반영해야 합니다. 현재 기후위기의 대한 심각성을 모르면 무능이고, 외면한다면 책임 방기입니다.
기후재난을 막고, 기후부정의를 해체하는데 책임지는 정치를 원하며 양육자로서 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2023년 9월 22일
정치하는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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