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 오늘을 생각한다] 동시하교제가 아동학대라고?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지난 1월 24일, 교육부는 2024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 동시 하교(이하 동시하교제) 방안이 담겼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해당 정책을 제안한 지 무려 6년 만의 일이다. 2024년 2학기부터 희망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 모두가 오후 3시에 하교할 수 있도록 하고, 2025학년도부터는 2학년까지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늘어난 수업시간은 신입생의 학교 적응 지원, 놀이 중심의 예·체능 교육,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으로 채울 예정이다.
2018년 8월 저출산위는 제7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을 열고 동시하교제 도입을 처음 제안했다. 저출산위는 그 근거로 해외 주요국에서 ‘오후 3시 이후, 모든 학년 동시 하교’가 일반적이고,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초등교육을 과소 제공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OECD 초등학교 연간 필수수업시간은 807시간인데 비해 한국은 655시간에 그쳤다. 미국은 973시간, 호주는 1000시간에 달한다. 교육재정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2024년 교육예산은 95조6000억원으로, 총예산의 14.6%를 차지한다. 초등학생 1인당 공교육 지출액(2021년 기준)은 1만2535달러로 OECD 평균(9550달러)에 비해 31% 높은 수준이지만, 필수수업시간은 오히려 짧아 사교육 증가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973시간, 호주 1000시간, 한국 655시간… 초등학교 연간 필수수업시간이다. 교육부가 올 2학기부터 희망하는 1학년생은 오후 3시에 하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내놨다. 교사노조는 “아동학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저출산위가 동시하교제를 주장하자마자 교원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6년이나 미뤄져 온 배경이다. 2018년 합계출산율은 처음 1명대 미만으로 떨어져 0.98명을 기록했다. 6년여가 지난 지금 통계청은 2023년 0.72명, 2024년 0.68명으로 예측한다. 6년 동안 31%가 감소했으니, 이 추세대로라면 2040년에는 단 1명의 아기가 태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1월 15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늘봄학교가 교육 파행을 초래한다며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초등학교 신입생들은 급격히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데, 에듀케어라는 명목으로 오후 3시까지 학교에 가둬두는 것은 사실상 7교시 수업을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입학 초기 적응 활동이라는 미명으로 자행되는 아동학대인 초1 에듀케어를 폐지하라!” 기자회견문 일부다.
동시하교제가 아동학대라는 교사노조의 주장은 생떼에 가깝다.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평균 오후 4~5시에 하원하는데 오후 3시 하교가 아동학대라니…. 2024학년도 예비 초1 학부모 5만26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5.4%는 3시 하교를, 63%는 4시 이후 하교를 원했다. 교사노조는 학부모의 88.4%가 자기 자녀를 학대하려는 사람들로 보이나? 나는 내 딸이 학교 안에서 사람은 누구나 전 생애에 걸쳐 돌봄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깨우치고, 자기 자신과 다른 존재를 돌보는 공동체의 의미를 배우기를 바란다. ‘교사는 교육만 하고 돌봄은 할 수 없다’라는 교사 집단의 선언으로 인해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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