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후 헌법소원 마지막 공개변론 공동 기자회견 "모두의 권리를 지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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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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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시 |
2024. 5.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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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
사무국 |
010-3693-3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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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일시 |
2024. 5. 21. |
총 8매 (별첨 0건) |
기후 헌법소원 마지막 공개변론 공동 기자회견 |
<기자회견 순서>
● 기후 헌법소원 공동 대리인단 - 이치선, 김영희 변호사(5분) ● 지지 발언 - 김정덕 님: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보호자이자 탄소중립기본계획 위헌 소송 청구인 (3분) ● 지지 발언 - 윤다영 님: 기후소송 지지 대학생 (3분) ● 기자회견문 낭독 - 최종 진술자 3인의 기자회견문 낭독 (5분) ● 김서경 (청소년기후소송 청구인) ● 황인철 (시민기후소송 청구인) ● 한제아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
1. 발언문
● 기후 헌법소원 공동 대리인단 - 이치선, 김영희 변호사(5분)
안녕하세요 이치선 변호사입니다.
이 역사적인 소송에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1회 기일은 저에게 몹시 기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몹시 슬픈 날이기도 했습니다. 희망적인 것은,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님의 증언, 1.5도를 경과하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급변점이 도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 위험한 진실에 대해 재판관님들께서 진지하게 경청하셨다는 점입니다.
한편으로, 저는 변호인석에서 정부 측의 변론을 들으며 내내 서글픈 감정이 들었습니다. 정부는 파리협정의 원칙, 즉 ‘차별화된 책임의 원칙’을 자의적으로 곡해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은 본래,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더 강화된 감축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각 국이 사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알아서 감축하면 될 뿐이고, 파리협정이 각 국에 그 어떤 감축목표도 강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온실가스는 국경이 없습니다. 기후보호는 처음부터 국제적 차원을 갖습니다.
정부는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면 파리협정 온도 목표에 상응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헌법적 요청입니다.
정부는 오늘 변론에서는 보다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김영희 변호사입니다.
오늘 2차 공개변론 기일에서는 파리협약 등 기후협약 분야에 대하여 참고인 진술을 청구인 측에서는 연세대학교 박덕영교수님이 하시고, 정부 측에서는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님이 하십니다. 이후 청구인 당사자 진술을 할 예정인데요, 청소년기후소송에서 김서경님, 시민기후소송에서 황인철님, 아기기후소송에서 한제아님이 각각 최후 진술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종변론을 청구인 측과 정부 측 변호사님들이 하실 예정입니다.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서 청구인에게 직접 최후 진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은 그만큼 헌법재판소가 각별히 기후소송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공개변론이 끝나고 나면 헌법재판관님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실지 내부적인 평의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이후에 결정이 내려질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비추어 가능한 신속하게 저희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 김정덕 님,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보호자이자 탄소중립기본계획 위헌 소송 청구인
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는 모두 멸종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가속화되는 기후위기 속 재난참사들을 겪으며, 어린 사람을 돌보며 살고 있는 엄마로서, 저는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재난 참사와 전쟁, 기후위기의 뿌리는 인간의 욕심이 야기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에서 비롯됐습니다. 우리가 누려온 윤택한 삶이 다른 생명들의 고통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국가와 자본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한국정부가 하루빨리 예고된 절멸의 불씨를 꺼뜨릴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자명한 판결을 구합니다.
십 년 전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과 폭우로 인해, 바깥에서 다른 벗들과 만나 놀 수 있는 날들이 손꼽을 정도로 줄었습니다. 궂은 날씨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실내놀이터·여가시설은 돈이 넉넉해야 갈 수 있는 곳들이 훨씬 많아 여의치 않습니다. 먹거리 상황도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계절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채소와 과일 수확도 줄어들고 그 만큼 비싸지게 되면, 가정은 물론 그나마 균형 잡힌 식사 한 끼 먹을 수 있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 기관급식에서도 제공량이 줄어 섭취빈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들의 발달이 경제적 여건에 따라 고르지 못한 불평등한 상황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폭염·폭우에 취약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 잘못 없이 생활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이대로 지구가 계속 뜨거워진다면,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와 기사를 어린이와 함께 보고 들었던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앞으로 3년 후, 5년 후 자신의 나이와 삶을 가늠해보다 10년도 채 상상하지 못하고 “어차피 지구에서 우리 모두 사라질 거야” 고요히 말했던 순간,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제가 아기를 낳은 것은 그와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서였고, 태어난 아이가 자라 다른 누군가와 행복하길 바랐기 때문이었는데. 어린이의 말에 낯이 뜨거워지고 커다란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어린이와 이대로 불안을 안고 살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면서도 목소리내기 어려운 존재들을 보살피는 양육자이자 연대자로서, 아기기후소송과 탄소중립기본계획 위헌소송에도 참여했습니다. 기후정책에 의견을 내고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누구라도 이 죄책감과 불안을 외면하지 않길 바랍니다.
어린이들은 ‘미래’ 어디쯤이 아닌 바로 지금, 여기, 갈수록 열악해지는 한국 땅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시민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4년이나 지나는 동안 지구는 온난화를 넘어 끓어오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7일 결국 삼척화력발전소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두면 연간 13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며, 이는 2021년 기준 국가 전체 배출량의 2%에 달하는 양입니다. 지난 4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당장 멈춰 달라며 삼척블루파워 앞까지 다녀온 어린이는 ‘참 나쁘다’며 ‘정말 막을 수 없는가’ 묻습니다. 이 당연하고 아픈 질문에 재판장님을 포함한 우리 모두 서로에게 응답할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 정부의 온실 가스 감축 목표는 비현실적으로 안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참담한 상황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갈수록 ‘끓어오르는’ 지구의 예측하기 힘든 기후 상황을 정부가 하루빨리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 정책과 예산이 집행되길 바랍니다.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생존의 위기 속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가장 약한 존재들부터 시작해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닥칠 재난을, 이 나라 정부가 알아차리고 막을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가 부디 신속하고 정의로운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2024. 5. 21.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박서율 보호자이자 연대자 김정덕 드림
● 윤다영 님, 기후소송 지지 대학생
2050년이 오고 있습니다. 전 정권에서 약속한 탄소없는 세상은 오고 있는 거겠죠?
저는 미세먼지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과 금값 시대에 자취생이 되었고, 코로나가 시작했을 때 대학에 입학한 20학번입니다. 제가 겪은 일들이 모두 하나의 원인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참 기구하고 슬픈 운명적 만남입니다.
전 아마 죽을 때까지 기후위기와 함께 하겠죠. 달라지는 작물과 더워지는 여름, 잠겨가는 영토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 것입니다. 그런데, 어차피 이런 미래가 저한테 남아있다면, 그냥 순응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멸종될 때까지, 그 끝만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무기력합니다.
헌법소원은 그 무기력을 깰 동력입니다. 법의 힘을 보여주세요. 제가 미래가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해 주세요.
2. 기자회견문
모두의 권리를 지킬 시작
늘어나는 재난을 감각합니다. 삶이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우리는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위기 앞에서 안전한 삶을 바라며 헌법재판소 앞에 섰습니다. 우리는 첫 공개변론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법정 안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사뭇 달랐습니다. 법정에까지 무책임한 변명을 들고 와 자신들이 기후 대응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최선을 다해 변론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정책과 발언,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서류로 정부가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모두는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첫 공개변론을 통해 기후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기후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나중에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위기의 현재성을 철저히 외면하고, 앞으로 계속 보완해 갈 계획이라고 주장하며 한없이 기후 대응을 미룹니다. 그렇게 정부는 기후대응을 하는 이미지만을 연출합니다. 실제 그 안에 우리의 삶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부는 마치 지금은 기후위기가 없는 것처럼 말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마주한 재난은 정부에게 재난이 아닌 그저 작은 사건, 어쩔 수 없는 일로 정의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입법과 행정이 해온 기후대응을 지켜본 우리는 나중에 재난에 대한 조치를 하면 국민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정부가 보여준 모습들은 재난 앞에서 우리가 각자 알아서 버텨야만 한다는 걸 깨닫게 할 뿐이었습니다. 개인에게 모든 책임과 위험을 떠넘겨온 한국의 처참한 재난 대응 역량으로는 기후위기 시대를 버텨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허울뿐인 정책과 말이 아닌 명확한 책임과 안전을 원합니다.
정부의 기후 대응은 기본 전제부터 틀렸습니다. 지금 국가의 최상위 기후위기 대응 법의 입법 취지는 기후위기의 위험을 줄이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국제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흐름에 적당히 편승하는 것뿐입니다. 정부는 누군가 직장을 잃고, 집을 잃고, 사회 속에서 소외되어도 온실가스 배출량만 적당히 줄이면 기후대응을 달성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런 기후 대응이 아닌 기후위기 속에서 우리의 삶이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본권 보호를 원합니다.
이 소송은 단순히 국가가 기후대응을 얼마나 못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무시하고 배제한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함입니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은 자신들의 권한이라고, 자신들이 알아서 하면 될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기후대응이 아닌, 모든 이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은 우리의 기본권입니다.
마지막 변론입니다. 이제는 정말로 판결만 남았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지킬 판결을 바랍니다. 그 판결로 시작될 누구도 소외되지 않을 사회를 기대합니다.
2024년 5월 21일
기후 헌법소원의 마지막 공개변론을 기다리며
청소년기후소송, 시민기후소송, 아기기후소송, 탄소중립기본계획 소송 청구인
3. 기자회견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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