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 오늘을 생각한다] "지옥 같은 나날"

프로젝트

 

최근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만연한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언론 보도와 엑스(구 트위터)상에 떠도는 전국 500여곳의 피해학교 목록을 접한 우리 여성과 어린이·청소년들 그리고 양육자들의 세계는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논란 이후, 즐기는 것 외의 목적으로 예컨대 자신의 피해를 확인하거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접했을 수많은 청(소)년의 영혼을 위해 속절없이 애도한다. 무뎌지지도 닳지도 않은 10대 시절 나의 영혼을 떠올려 보면, 그들 모두가 희생자라는 걸 느낀다. 영혼의 대량 학살. ‘신뢰’, ‘안전’에 대한 감각은 완전히 달라지거나 또는 사라졌다.

소셜미디어(SNS)상의 사진을 모조리 삭제한다 해도 결국 나의 존재 자체를 삭제할 수는 없기에, 사진을 찍혀서도 안 되고 기록되면 안 되고 그 누구도 믿으면 안 되는, 그런 허깨비 같은 존재 방식을 이 청(소)년들은 고민해야 한다. 그런 삶은 살만한 것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란다. N번방, 박사방 사건을 겪고도 국가적 재난을 막지 못했다.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 없이는 가해자를 특정하고 처벌하기 어렵다. 이로써 텔레그램 성범죄 피해 신고자들은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져야 했고, 가해자는 웃었고, 성범죄는 확대 재생산됐다. 

2021년 서지현 검사가 팀장을 맡았던 법무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의 권고대로 텔레그램 등 외국 기업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시 국내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삭제하는 등 강경하게 제재해야 한다. 2020년 법원이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지만, 이번에는 한국이 외국인 가해자를 송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린 지킬 수 없고, 살릴 수 없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우린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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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 오늘을 생각한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_id=202408301600051&code=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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