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논평] 차별 없는 학생인권 보장, 막힘없는 학생인권법 제정으로! - 국회 학생인권법 발의를 환영하며 제정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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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의 대표발의로 학생인권법이 발의되었다. 지난 6월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의 대표발의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학생인권법  발의가 이어지는 것에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쉰다. 최근의 학생인권조례 폐지 국면이 극명하게 보여주듯, 한국사회에서 학생인권에 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절박함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모든 학생의 존엄과 삶을 ‘인간’의 권리로 규정한 법안 발의가 조속한 법 제정으로 이어지길 촉구한다.

 

학생인권법 제정은 한국사회의 차별금지 및 평등 증진에서도 크게 세 가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첫째,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서 학생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학생을 억압과 통제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방안이다. 우리는 취약하고 소외된 상황에 놓인 아동에 대해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과 전략 시행을 강조했던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최종권고를 국회가 다시금 상기할 것을 요구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유예되고 학생에 대한 비차별 원칙을 담은 기본법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주요 학생인권으로 명시한 법안 제정은 한국사회의 비차별 원칙을 더 투덥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회가 어느 때보다 바삐 법안을 심사하고 제정해야 할 이유다.

둘째, 비차별을 포함한 학생인권 증진은 국가의 평등 증진 책무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는 점을 확인시킨다. 학생인권법안에서 학생인권 증진을 위한 국가의 책무는 학생인권종합계획의 수립·시행 역할로 명시되며, 주관 부처는 교육부다. 우리는 학생인권법 제정을 통해 학생인권 보장 책임을 줄곧 외면해온 교육부가 이번에야 말로 스스로의 평등 증진 책무를 직시하고 실행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학력’에 따른 차별은 금지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차별’이라며 정당화한 교욱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 학생 권리보장이 이미 추진되고 있으므로 ‘별도 법률 제정 필요성이 낮다’고 폄훼한 교육부, 확립된 국제 규범과 상반되게 차별금지사유 문언이 불명확하여 ‘해석 및 적용에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레발치는 교육부는 스스로의 역할부터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학생인권법을 평등을 실현할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가야 할 이유다.    
 
셋째,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는 시민으로서 학생 당사자의 목소리가 등장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학생의 다양한 삶의 조건을 가시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회적 지위와 조건이 각자 다른 시민들처럼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성소수자 학생의 존재를 삭제하고 교육영역의 비차별 원칙에서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무력화하려는 반동은 한국사회가 해소해야 할 긴급한 과제다. 우리는 기존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준용해 차별금지사유를 설정한 법안을 존중하면서도, 20여 년 사이 한국사회에서 첨예하게 등장한 차별사유인 ‘성별정체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현재를 변화시켜야 할 책임을 느낀다. 학생인권법을 통해 평등하고 동등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권리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학생들의 투쟁 속에서 가시화될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운동과 성소수자 인권운동 또한 함께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다.

 

학생도 시민이다. 학생은 차별받지 않고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며, 교육의 주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학생인권법 제정은 이러한 기본선을 만드는 일이다. 22대 국회는 차별 없는 학생인권 보장, 막힘없는 학생인권법 제정으로 권리보장의 책임을 다하라. 

 

2024년 9월 24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X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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