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15세 이하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언더피프틴>, 걸그룹은 얼마나 더 어려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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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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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시 |
2025. 03. 25.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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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
사무국 |
050-6443-3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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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일시 |
즉시 |
총 2매 (별첨 건) |
15세 이하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언더피프틴>, 걸그룹은 얼마나 더 어려져야 하나? |
글로벌 걸그룹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이 방송도 되기 전에 큰 논란이 빚어지면서, 당초 방영이 예정된 MBN에서도 전면 재검토 입장을 냈다. 그동안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참여 대상은 만 15세 이하의 여성 아동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참여 대상을 만 15세 이하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참여자의 어린 나이로 화제성을 끌려고 하고 있다.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15세 이하라는 것을 강조하고, 공개된 이미지나 영상에서는 성인에게 어울릴법한 의상이나 안무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아동‧청소년들이 아이돌이 되고자 한다고 하여도, 15세 이하의 아동들을 상대로 매우 높은 수준의 경쟁 구조를 만드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으로 내보낸다는 것에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비난이 거세다.
아동의 성장과 복지를 위해서 특별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196개국이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도 말하는 바이다. 카메라 속의 아이에게 어른스러움을 요구하고, 성인에게는 보다 어려 보이기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보니, 아동이 아동답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는 당위에 대해서 한국 사회는 너무나도 둔감하기만 하다. 지난 2019년에 한 아이스크림 광고에서도 모델이었던 만 10세의 아동을 지나치게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였다는 비판이 쏟아져서 광고가 중단되었던 바있다. 그러나 2025년에는 59명의 아동들을 물건처럼 바코드를 입혀 상품화하는 포스터를 내보낸 프로그램이 제작되었다.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문제인식이 오히려 과거보다 흐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일주일 만에 입장을 냈다. 참여자 본인의 참여 의사와 보호자 동의 하에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을 준수하여 촬영이 이뤄졌다고 말하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인하여 “어린 참가자들부터 보호자들까지 극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고 하였다. 제작사에서는 만 15세 이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나이에 맞지 않은 노출이 많은 의상에 성적 매력을 어필하도록 하는 퍼포먼스를 내보내면서 이러한 비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인가. 어린 참가자들이 익명의 대중 앞에서 경쟁하고 평가를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에 어린 참가자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는 궤변이 참담하다. 티저 발표 이후 시민들이 비판한 것은 참가자들이 아니라 제작사와 방송사였다.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어린 참가자들을 방패로 삼은 것이다. 이번 사태로 우리는 어른들의 비겁함만 다시 확인하였다.
“어린 참가자들의 열정과 제작진의 진심”이 지금 제기되는 비판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아이돌 산업의 커져가는 영향력과 그 속에서 수많은 아동‧청소년들이 꿈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라는 미명 하에 건강권, 학습권, 인격권 등의 기본적인 인권을 위협받는 것이 당연시 되는 현실에 우리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또한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기 쉬운 경쟁 구도에 놓는 프로그램이 공공연하게 제작·방영될 때 우리 사회가 아동을 대하는 태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된 제도를 보완하는 계기가 되어야할 것이다.
2025년 3월 25일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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