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친정 보내주기로 한 거 취소다” 개콘 ‘니퉁의 인간극장’ 심의결과는

프로젝트

 

‘니퉁의 인간극장’ 이주민 차별 내용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의견 제시’
정치하는엄마들, 세계인종차별철폐의날 맞아 “우린 무엇을 보고 웃는가”

 

방통심의위는 지난 14일 민원인(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에게 “우리말이 서툰 결혼 이주 여성의 말투와 외모를 흉내내며 희화화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혐오 등을 조장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민원, 방송 전반에서 성차별적인 내용을 방송하고, 심의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는 취지의 민원에 대해 방송 내용을 확인하고 논의한 결과 다문화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결혼 이주 여성의 말투·외모 등을 흉내내며 예능의 주요 소재로 다룬 것은 관련 심의 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해 제8차 전체회의(2025년 3월4일)에서 ‘의견제시’를 의결했다”고 통보했다. 이번 의결은 심의를 신청한 지 약 1년3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방통심의위는 해당 프로그램이 차별 소지가 있다면서도 시사프로그램이 아니라 개그프로그램인 점을 감안해 법정제재를 하지 않았다.

KBS PD 출신인 김정수 심의위원은 “다문화 이주여성에 대한 비하라는 측면보다 웃음 코드, 웃음 소재로 삼아 결과적으로 차별·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그 프로의 장르적 특성을 반영해야 될 필요가 있다”며 “만일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노골적으로 비하를 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개그 프로라는 특성을 감안했을 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위원은 행정지도인 ‘권고’ 의견을 냈다. 

검사 출신인 강경필 위원은 “하여간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방송(자문)특위에서 ‘문제 없음’이 여섯 분, ‘심의규정 위반’이 두 분이니 결국 방송특위에서도 100% 문제가 없다는 의견은 아니다”라면서 “한국 말이 서툰 것은 당연한 얘기니 말투 그거를 조금 흉내냈다는 건데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 정도는 용인이 돼야 될 범위가 아닌가”라고 했다. 강 위원은 ‘문제 없음’ 의견을 냈다. 이에 류희림 위원장이 “자문특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는데 그러면 우리가 행정지도 중에서도 제일 낮은 ‘의견제시’ 수준을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해 ‘의견제시’로 의견이 모였다. 

 


 

- 니퉁 : 저번에 노인정 갔을 때 제가 친구들 것까지 도시락 다 싸줬잖아요.
- 시어머니 : 너 말 한번 잘했다. 너 그 도시락에 뭐 넣었어? 내가 두리안 쳐 넣지 말라 그랬지? 뚜껑 열자마자 나랑 썸타는 김 영감이 똥지렸냐고 기저귀를 던지고 도망갔어.

- 시어머니 : 내면의 아름다움? 나를 두번이나 멕였다 이거지? 내가 가만 있으면 안 되지. 야 너 이번에 친정 보내주기로 한 거 그거 취소다.
- 니퉁 : 아 안 돼요! 마마파파한테 다 얘기해놨단 말이에요.
- 시어머니 : 더 심한거, 더 심한 거 찾아야돼. 너 내년 생일에 오토바이 사주기로 한 거 그거 취소야.

- 시어머니 : 나를 보낼려고. 꼴도 보기 싫어, 썩꺼져! 내 명의로 된 우리 집에서 나가.
- 니퉁 : 시엄마 진짜 너무하세요. 이거 차릴려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차리고 그리고 시엄마 줄려고 이렇게 용돈도 준비했는데.
- 시어머니 : 아이고 이래서 늙으면 죽어야지. 조금만 참을 것을. 그래도 며느리라고 이렇게 상도 차리고 용돈도 두둑하게 줬는데. (봉투를 연다) 즈그 나랏돈을 줬네! 페소를 어디다 써!!

 


 

정치하는엄마들 미디어감시팀은 심의를 요청하면서 “시어머니가 외국인 며느리에게 ‘야 너 이번에 친정 보내주기로 한 거 그거 취소다’라는 내용을 2023년 지상파에서 방송하는 게 맞느냐”며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상대방과 출신국가를 낮잡아 보는 시선, 자신이 가진 힘과 경제력을 이용한 상대방에 대한 협박과 통제·압박이 드러나는 심각한 문제적 장면”이라고 지적한 뒤 “이와 같은 일이 매주 방송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 |  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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