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래서 나는 정치를 택했다 (장하나)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장래희망으로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적어냈다. 우리 집은 가난한 편이라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자가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다. 지휘자는 지휘봉만 있으면 될 수 있는 줄 알고 그렇게 적었다. 그렇다고 절망하거나 가정형편을 탓하지 않았다. 그런데 스물일곱 살 무렵 헌법을 처음 읽고 원망해야 할 대상이 있다는 걸 알았다. 국가였다. 정치였다. 심지어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 대국이다. 아이들이 양해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들의 꿈을 짓밟고 기회를 박탈하는 사회, 행복 추구는커녕 행복이 무언지 상상할 틈을 주지 않는 사회다. 그래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치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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