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Shcool Me Too.‘나도 당했다’ 학교에서의 성폭력 고발운동)’.
5년 전인 2018년 대구를 포함해 전국 100여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들에 의한 교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피해 현황과 학교 이름을 단 해시태그(#)가 사회관계망(SNS)을 달궜다. 대구지역에서도 성희롱, 성추행 등 미투운동이 확산됐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을 포함한 전국 7개 시.도교육청은 당시 스쿨미투 가해 학교 실명과 가해 교사에 대한 징계 처분 결과를 감추고 있다. 대구, 경기, 경남, 대전, 전남, 전북, 충북교육청이다. 학교 명예 실추, 낙인효과,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학교 실명과 가해 교사들에 대한 징계 등 처분 결과를 공개 할 수 없다는 게 각 교육청들의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의 정보공개청구 행정소송에 패소하면서 일부 정보를 공개했다. 서울 등 10개 시.도교육청이 현재까지 일부 정보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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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쿨미투 전국지도 100개 학교 / 자료.정치하는엄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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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학생 울고, 가해 교사 웃는다” 대구 등 7개 교육청 규탄 피켓팅(2022.10.20) / 사진.정치하는엄마들 |
스쿨미투가 있었던 대구H여고 졸업생 김지원(24) 대구어린보라 활동가는 “당시 미투한 학생은 2차 가해에 시달렸다. 가해 교사에 대한 처분 결과는 못 들었다”며 “모든 선생님이 전교생 앞에서 사과한 게 다다. 실망스럽다”고 21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1일 교육부를 상대로 종합국감을 진행했다.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소송 결과에 따라 학교명이 포함된 학교 성폭력 발생과 처리 현황을 공개해야 함에도 교육청들이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 의원은 전국 스쿨미투 처리 결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부 측은 “낙인효과” 등을 이유로 “학교명과 처리 결과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구교육청의 입장도 비슷하다. 대구교육청은 2018년 스쿨미투가 확산되자 지역 내 학교들을 상대로 성폭력 피해 사례를 조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사 결과와 학교 이름, 가해 교사에 대한 징계 여부, 처분 결과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1일 대구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스쿨미투와 관련해 대구교육청이 징계한 건은 모두 5건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징계 수위, 학교 이름 등은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2019년 대구교육청은 일부 정보를 공개했지만 학교 측과 학생들이 반발해 3년 넘게 모든 정보를 비공개 처리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한 번 정보를 공개했다가 학생들과 학교에서 추가 피해가 나와 이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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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쿨미투, 학교명과 처분 결과 공개하라” 국회 앞 기자회견(2022.10.20) / 사진.정치하는엄마들 |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20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경기, 경남, 대전, 전남, 전북, 충북교육청은 스쿨미투에 대한 학교 실명과 처분 결과를 공개하라”며 “21일 종감 때까지 정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국회는 학교 성폭력 공시제도를 도입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전국적 성폭력 피해 고발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이 처리 결과를 감추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가해 교사가 다시 교단에 돌아왔는지, 징계를 받았는지 최소한 정보는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이는 특정 교사의 문제가 아니라 학내에 만연한 성차별이 문제”라며 “어렵게 용기를 낸 학생들의 미투에 대해 우리 사회가 책임지고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교육청 등 7개 교육청이 끝까지 정보를 밝히지 않을 경우 추가 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