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식판전쟁] 어린이집 급식에 냉동식품이 나오는 이유 (윤일순)
[식판전쟁] 어린이집 급식에 냉동식품이 나오는 이유
- 정치하는엄마들 (윤일순 활동가)
급식관리지원센터의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급식 조리 인력 최소 아동 50명당 1인 수준돼야
점심식사 준비하고 나온 조리사님 얼굴을 보니,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아이고 오늘 식단이 어려웠네요. 도체체 이 식단으로 조리사 한명이 80인에게 조리를 해서 제공하라고 하는 건지... 그래서 다른 어린이집은 이런 경우 냉동식품을 데워서 주죠. 요즘은 소스까지 다 만들어져 나옵니다”라고 한숨을 쉬신다.
각 교실에 올라가서 아이들이 어떻게 먹는지 관찰 했다. 어린 아이들이 먼저 점심을 먹게 되는데 만 1,2세 아이들은 대부분 다 먹었다. 만 5세반 아이들 방에 갔다. 5세반 담임교사가 반찬 그릇을 가지고 조리실로 간다. 아이들이 더 달라고 한거였다. 조리실에서 조리사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튀겨 주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했어요” 반찬 가지러 왔던 교사가 답 했다. “배식은 다했어요. 아이들이 더 먹고 싶다고 해서요. 괜찮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 나오는 날은, 실제로 시간이 부족해서 더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0월 28일 수요일 점심식단,눈으로 보기에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는 식단이었지만, 직접 조리해세 제공하기 위해서는, 조리사 선생님은 눈이 뻘게지도록 빠르게 움직여야 가능 했다. 바람직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조리사 배치기준의 수정이 필요한 이유다.
어린이집은 급간식은 어린이집에서 직접 조리해서 제공해야 하는데, 직접 조리해서 제공하는 수준에 대한 지침이 불명확하고, 조리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대부분 냉동식품을 데워서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필자의 어린이집 급식인원은 아동 58명에 교직원 13명으로 71명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게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등원하는 아동수가 20명 아래로 떨어졌다. 아동수에 비해 교직원이 너무 많아 보조조리사께 한달 휴직을 요청했는데,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 일주일 지나니, 등원아동수가 30명으로 40명으로 늘어나면서, 조리실에 여러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지원을 해도 조리사님은 너무나 바빴다.
그래서 2주만에 보조조리사께 근무를 다시 요청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조리실의 조리인력 1명이 아동 80명에게 냉동식품을 데우는 수준 정도의 조리가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점심시간이면 코를 킁킁거리면서 ‘와 맛있는 냄새!!!’라는 소리를 칠 수 있는 요리를 만들기에는 부족 하다는 것이다. 최소한 50인에 1명은 되어야 한다. 아동 50인이 아니라, 급식인원 50명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40인 이하 시설은 조리사가 필수 인력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원장이 조리를 한다. 조리사가 근무를 하지 않거나, 조리사가 단시간 근무하는 경우 아침간식을 교사들이 준비한다고 하는데, 어찌 제대로 된 간식이 제공될 수 있겠는가?
어린이집 규모에 따라 조리사의 근무 시간과 역할 등이 더욱 분명하게 명시되어야 한다. 조리사가 부재한 어린이집은 대부분 가정어린이집이거나 규모가 작은 민간어린이집이고, 영아 중심 어린이집이기에 제대로 된 급간식 제공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평가인증제도가 만들어지고 2006년부터 2010년, 5년동안 ‘평가인증관찰자’로 활동하면서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니, 조리사가 없거나 조리사가 단시간 근무하는 경우 영아들이(대부분)이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는데, 점심을 먹기 위해 뚜껑을 열어보면, 분명이 세척하고 건조시켜 보냈음에도, 습기가 남아 있는 경우 여름에는 자주 관찰됐다. 현재도 도시락을 지참하는 경우 습기의 문제는 존재하고 있고, 그 습기 속에 어떤 세균이 존재 하고 있을지, 식판과 수저는 어린이집에서 세척해서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집 급간식으로 이미지를 검색해 보니 도시락과 수저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른들도 수저를 지참하거나, 식판 밑에 뚜껑 또는 도시락가방을 깔고 먹으라고 하면 엄청 불편 할 것인데, 아이들이 이렇게 점심을 불편하게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조리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거나 단시간 근무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그리고 조리실의 설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리실의 설비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조리도구와 식기세척기와 살균기 등이 갖추어져야 아이들이 도시락(수저)을 가지고 다니지 않을 수 있다.
조리사의 역할은 급간식을 조리해서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식단에 따라 어떤 식자재를 구입과 요리해서 제공하는 것 까지 조리사의 역할이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보육사업안내에 지침변경이 필요하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어린이집 급식비를 인상하기 위한 활동은 내가 근무하고 있는 현장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더 의미가 있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조리실에서 수정하고자 했던 것은 첫 번째가 친환경식자재를 사용하여 조리 하는 것, 두 번째가 조리를 하는 도구들을 바람직하게 구성하는 것, 그리고 세 번째로 조리실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 이다. 이런 문제들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곳이 필요했다. 급식관리지원센터가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초기에는 필요성에 비해 지원 체계가 부족했다. 현재는 각 지자체 별로 ‘급식관리지원센터’가 설립되면서 ‘지원’의 방향과 체계, 속도가 달라졌다.
몇 년씩 근무하시던 조리사님이 사직하고 나면, 새로운 조리사님이 오시는데 이 분들에게 어린이집이라는 환경에서의 조리와 조리실관리, 역할 등을 교육 하면서, 항상 부족한 부분들, 변화되는 지침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는 숙제였다. 2019년 급식관리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으면서, 전문성이 부족한 조리사들은 짧은 시간 근무하시고 사직하기를 반복했다. 현재 조리사는 11개월째 근무 중이다. 2019년 조리사 변동에서 조리사의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교직원들은 함께 배웠다.
급식관리지원센터의 연간 6회씩 격월로 정기적인 방문을 받으면서 추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식자재를 어떻게 누가 구입하고 있는가? 실제로 어떻게 조리하고 제공하고 있는가 이다. 이런 상황을 구체적으로 관찰 할 수 있다면, 조리인력이 80인에 1명은 부족한 인력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고, 40인 이하 시설에서 원장이 조리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몇군데만 관찰해 봐도 파악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조리사의 배치 기준이 좀 더 구체화 되고 명확해 질 것이다.
현재는 급식관리지원센터 방문이 1시 이후에 방문하여 조리실을 점검하고 변경된 지침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그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지원이 모든 어린이집으로 확대 되어야 한다. 조리사 배치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과 급식관리지원센터의 역할 강화 및 지원대상이 확대 된다면 어린이집의 부실급식, 식중독 등의 급간식 안전사고는 막을 수 있고 영양가 있는 급간식이 제공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출처: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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