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성명] “이언주는 ‘밥하는 아줌마’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가” 20170711

■ ‘밥하는 아줌마’는 우리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엄마의 또 다른 이름

■ 이 땅의 모든 ‘엄마들’에 대한 혐오의 표현을 멈춰야
■ 이언주 의원은 당장 수많은 ‘엄마들’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

 

엄마들의 정치 참여를 도모하는 ‘정치하는엄마들’(공동대표 이고은·장하나·조성실)은 11일 지난 9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라는 발언에 대해 논평을 내고 사퇴를 요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논평에서 돌봄노동을 천대한 이 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 이 부대표의 발언을 “돌봄노동자에 대한 혐오표현”으로 규정하고 “이 부대표는 당장 이 땅의 수많은 ‘엄마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 그리고 의원직을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대한민국에서 엄마로서 겪는 사회적 불합리와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고자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지난 6월 창립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
<논평>

지난달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한 학교 비정규직 급식노동자에 대해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시을,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발언한 것이 지난 9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 발언이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인식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첫째, 돌봄 노동을 천대하는 시각이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난 후 상당 기간 타인의 돌봄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다. “밥하는” 이라는 표현 속에는 ‘엄마’로 대변되는 돌봄 수행자의 돌봄과 가사 노동의 의미가 축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의원 역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돌봄과 가사 노동을 토대로 자라왔을진대, 이에 대해 그림자 취급하고 그 고귀한 가치를 폄하하는 시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출산과 육아, 교육, 가사노동, 간호 등 돌봄의 영역에서 수많은 엄마들이 감내해온 노동을 그림자 취급하며 저평가하고 있다. 돌봄 노동이 이 사회 시스템을 지탱하는 근원적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그저 엄마들의 희생에 기댈 뿐 여전히 폭력적인 시각을 견인하고 있다는 데 정치하는엄마들은 분노감을 표한다. 또한 이런 사회적 시각은 지금까지도 엄마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모독하는 폭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정치인으로써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이 의원의 모습에 우려를 표한다.

둘째, 돌봄 노동자에 대한 혐오표현의 문제다.

이 의원이 “미친 놈”이라 칭한 “밥하는 아줌마”는 자신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일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섬겨야 할 국민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표현을 쏟아내는 이 부의원의 작태는 우리 사회를 또다시 ‘혐오’의 시선으로 편 가르기 하는 꼴이다. 게다가 스스로 엄마이면서 자신의 엄마뻘인 존재를 무시하는 모습은 인간으로서 안타까운, 이율배반적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계급으로 구성된 신분제 사회가 아니라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법으로도 보장된 노동3권을 행사하고 있는 또다른 '엄마들‘의 싸움에 정치하는엄마들 역시 연대의 뜻을 보낸다.

이 의원은 왜 정치를 시작했는가? 소중한 가족과 자녀들에게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노동에 대한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노동자를 존중하라. 또한 이 땅의 수많은 ‘엄마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의원직을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