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단독] [공립유치원 학대 의혹 기획 3편] 학대 의혹 유치원, 교육청 평가에서 '2회 연속 우수'
[EBS 뉴스]
공립유치원의 아동학대 의혹 관련한 보도 이어갑니다.
부모들이 좋은 유치원을 고르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교육당국의 평가죠.
그런데 학대의혹을 받는 유치원을 포함해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의 평가를 받은 모든 공립유치원이 가장 좋은 등급인 우수등급을 받았습니다.
유치원 평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서진석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아동학대 의혹이 제기된 서초구 소재 공립유치원은 2019년에 이어, 지난해도 교육청 평가에서 '우수'를 받았습니다.
평가 결과는 '우수'부터 '적합', '개선 필요'까지 3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2회 연속 가장 좋단 의미의 '우수' 등급을 받은 겁니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이 공개한 지난해 평가보고서에는 "아동학대가 없었다"고 명시돼 있고, 교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체계적이고 정기적으로 실시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학대 피해 호소 아동 학부모(서초구 A공립유치원)
"입학할 당시에 그것도 당연히 봤죠. 그래서 여기는 믿을 만하구나, 더 그렇게 부모들은 생각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
유아교육진흥원의 평가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평가를 받은 서울 시내 공립 유치원 153곳 모두가 '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런 결과가 가능한 건, 평가 방식 때문입니다.
진흥원의 유치원 평가는, 유치원 자체평가와 진흥원이 외부에 의뢰하고 감독하는 서면 평가로, 모두 2단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장 평가의 실효성 등을 이유로, 2020년 현장 평가는 사라졌고, 서면 평가는 3년에 한 번만 진행됩니다.
사실상 유치원의 재량에 맡겨진 평가로, 유치원들 스스로 "안전하고 쾌적하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관련 평가 지표는 전체 41문항 가운데 단 한 개, '아동예방 교육 이수 여부'뿐입니다.
진흥원 관계자는 유치원은 어린이집과 달리 유아교육법 등에 관련 규정이 없어 평가에 아동학대 사건을 담을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현장 평가를 확대하거나 평가 지표를 추가하는 등의 평가 방식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검찰에 송치된 교사가 근무했던 유치원 60곳 중 58곳이 '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평가 보완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6개월째 검토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민아 활동가 / 정치하는엄마들
"공개가 되어야 하는 평가지표를 늘리고 혐의 없음, 무혐의 이런 처벌이 아니라 징계 여부,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가 되었는지 (알려줘야 한다)"]
현재 유치원 평가는 시도교육청이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평가 뿐 아니라, 서울 등 몇몇 교육청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교육청에선 서면평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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