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가 바꿀 거야!>_장하나 활동가 해설

프로젝트

123456

                                                         ⓒ이마주                                                       

 

지난 5월, 어린이 정치 참여에 대한 동화책 <우리가 바꿀 거야!>가 출간 됐는데요. 이 책에 장하나 활동가가 해설을 썼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정치와 만날 수 있도록 지역 및 학교 도서관에 도서 신청을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책제목 : 우리가 바꿀 거야!
글 : 프랑수아 모렐
출판사 : 이마주
출판일 : 2022. 05. 05.
ISBN : 9791189044480

-------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전 국회의원
장하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정치인? 공무원? 기자? 학자? 성직자? 예술가?
전부 다일 수도 있고, 아무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당신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활동가(Activist)’라면 말이죠.

활동가라는 용어가 낯설 수도 있을 거예요. 활동가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행동(Act)’하는 모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직업적인 활동가도 있고,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어린이들도 활동가입니다. 어린이나 학생이라도, 부모나 선생님이라도, 노동자 또는 사장님이라도, 그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활동가가 될 수 있습니다. 활동가가 많아질수록 내가 사는 지역, 나라, 나아가 지구라는 행성이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리는 것은 저에게 언제나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정치하는엄마들’이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가로 일합니다. 이 단체는 ‘평범한 엄마’들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세상을 바꾸려고 모인 곳입니다. 일자리나 돌봄, 공교육 안에 존재하는 부당한 제도와 차별에 맞서 양육자의 권리를 되찾고 그를 바로잡아 더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해 ‘나’가 아닌 ‘우리’가 되기로 했습니다. 이 책 《우리가 바꿀 거야!》 속 어린이들이 행동하기에 앞서 ‘동맹을 맺고, 조합을 만들고, 연맹을 결성’한 것처럼요.

지난 5년간 우리 단체는 수백 가지 정치적 요구를 했어요.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좋은 결실을 맺어 빼앗긴 권리를 되찾거나 문제를 바로잡았고 그때마다 보람찼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에도 우리는 어엿한 시민으로 그 몫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뻤고, 같은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동안,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활동가가 된다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일일 뿐 아니라 나의 삶을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의 그네를 타는 어린이의 표정이 바뀐 것처럼요.

저와 다른 활동가들이 그동안 행동하고 정치하면서 느꼈던 그 마음을 우리 어린이들도 느끼길 바랍니다. 어린이는 어른과 동등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그렇기에 어린이가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의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회 문제에 자기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무런 교육이나 연습, 경험 없이 자라서 어느 시기에 선거권과 정치 사회적인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면 혹은 정치가 엉망이라고 외면한다면, 세상은 더욱 나빠지고 모두의 삶은 망가질 것입니다.

흔히 어린이와 정치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반장 선거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선거나 투표가 정치의 전부가 아닙니다. 자신이 문제라고 여기는 현상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행동하는 것, 그 모두가 정치입니다.

《우리가 바꿀 거야!》에는 지구 환경을 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하는 어린이들이 나옵니다. 중고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어린이들, 공장식 축산과 동물 학대의 결과물인 특정 식품을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어린이들, 과도하고 잘못된 소비문화를 지적하며 유명 상표의 광고판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어린이들, 대기 오염을 일으키는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겠다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 배출 문제에 귀를 닫는 어른들을 꾸짖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이들 모두는 나의 진정한필요를 알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요구하고 실천하고 함께의 힘을 아는 어린 활동가들, 어린 정치가들입니다.

정치나 활동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의 집, 나의 학교 혹은 내가 속한 사회의 어떤 현상이 문제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쓰고 말해 보세요. 그런 목소리를 내는 동료나 단체는 없는지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 실천하고 행동하세요. 지방 자치 단체나 지역의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거나, 지역 정치인의 이메일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 이것이 바로 정치이고 활동입니다.

더불어 사회 문제는 결코 한쪽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른들이 먼저 ‘사람은 혼자서만 잘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고 어린이들에게 그 점을 제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어른들만 어린이를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어른이 ‘사회 문제에 신경 쓰지 마라. 너만 잘 살면 된다. 그러려면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것에 집중해라.’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그런 잘못된 생각을 가진 어른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존재도 혼자만 잘 살 수는 없어요. 어른들이 그런 착각에 빠져서 세상을 이렇게 망친 거죠. 저는 세상과 그 안의 존재들과 함께 진짜로 잘 사는 방법을 찾을 거예요.’하고 말이에요.

제게는 어린이 독자 여러분과 비슷한 나이의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겠다는 목표 대신, 활동가의 삶을 물려줄 생각입니다. 그 아이와 함께 세상을 바꿔 나가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함께하길 바랍니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나아가서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기를 바랍니다. 그 곁에서 우리 어른들이 반성하고 지지하고 함께하겠습니다.

 

날짜
종료 날짜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