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정당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기자회견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정당법은 위헌이다❞
보도자료 |
|||
보도일시 |
2023. 01. 26. 목 |
||
담당 |
사무국 |
010-2540-0420 |
|
|
이가현 공동대표 |
010-3292-8563 |
|
배포일시 |
2023. 01. 26. 목 |
총 21매 (별첨 9건) |
정당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기자회견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정당법은 위헌이다 |
■ 일시: 2023.1.26.(목) 11:30-12:10 (발언 및 구호 제창 30분, 퍼포먼스·기자회견문 낭독 10분) ■ 장소: 헌법재판소 앞 (서울 종로구 북촌로 15) ■ 주최: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
1. 페미니즘당창당모임(이하 ‘본 모임’)은 성평등을 중심 의제로 둔 정당 준비모임으로, 2017년부터 활동해 왔습니다.
2. 본 모임은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정치 제도를 개혁하는 첫 걸음으로 정당법 제3조, 제17조, 18조의 위헌 결정을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합니다. 해당 조항은 각각 수도 외 지역에서 정당 설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고(제3조), 시도당 5개 이상이라는 조건과(제17조) 시도당별 당원 1천 명 이상, 총 5천 명의 당원이 있어야 하는 조건을(제18조)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 설립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며 정치적 다양성 또한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3. 이에 아래 기자회견을 개최하오니 기자분들의 많은 취재를 바랍니다.
- 아 래 -
-
기자회견문 낭독(11:30-11:35)
-
발언(11:35-12:05)
-
2023 정당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제기 이유(이가현 공동대표, 페미니즘당)
-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 위헌의 법적 근거(김소리 변호사, 법률사무소 물결)
-
2019년 정당법 헌법소원의 이유와 필요성(김예원 공동대표, 녹색당)
-
정치개혁에 정당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김태일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 팀장, 2024정치개혁공동행동)
-
정당법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한 지역정당의 입장(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 지역정당네트워크)
-
정치개혁에서 페미니즘 관점이 필요한 이유(황연주 사무국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
-
헌법소원 심판청구서 제출 및 '정꾸(정치꾸미기)' 퍼포먼스(12:05-12:10)
■ 목차
1. 보도자료
2. 기자회견문
3. 발언문1_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4. 발언문2_김소리 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5. 발언문3_김예원 녹색당 공동대표
6. 발언문4_김태일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 팀장 (2024 정치개혁공동행동)
7. 발언문5_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 (지역정당네트워크)
8. 발언문6_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9. 현장사진
오늘 2023년 1월 26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이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정당법은 위헌이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김소리 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김예원 녹색당 공동대표, 김태일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 팀장,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이 참석하여 발언하였고, 이외에도 다수의 2024 정치개혁공동행동, 지역정당네트워크 활동가 및 시민들이 참석하여 현행 정당법의 위헌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문에는 12개 단체 및 정당, 25명의 시민이 연명했다.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는 "페미니즘당은 지금까지의 정치가 대변하지 않은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노인, 어린이를 대변하여, 성평등이 기본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정당"이라면서 이미 "정치인을 출마시키고, 정책을 발굴하고, 당원을 교육하는 등 정당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가현 공동대표는 "작은 정당이 법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때, 큰 정당들의 변화도 만들어진다"면서 "이번 헌법소원을 계기로 성평등사회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소수정당과 지역정당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포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소리 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는 "정당의 자유로운 설립과 활동은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이라면서 "현행 정당법은 이와 같은 정당조직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당을 서울에 두어야 한다는 조항과, 일률적으로 시도당을 5개 이상 두도록 하고, 시도당의 각 당원을 1,000명 이상 확보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을 두고 "정당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헌법재판소가 "기타 다른 요소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과 임무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준으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예원 녹색당 공동대표는 "소수의 당원들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기성의 정당들과 똑같은 절차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창당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다원화 사회에서 다양한 시민의 의사를 대변할 다양한 정당의 출현을 배제하고 정당체계를 폐쇄적으로 만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2024 정치개혁공동행동의 김태일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 팀장은 "정당설립요건 완화는 그중에서도 정치의 다양화와 정치참여 자유 증진을 위해, 그리고 상대적으로 정치에서 소외되어왔던 시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대단히 필수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그리고 "새로운 의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당들이 원내에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정당네트워크의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는 "지난 6.1 지방선거는 무투표 당선자를 배출한 유례없는 선거였다"면서 "지역정당이 불법화되고 중앙정치가 지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동안 은평에 사는 저에게 은평의 정치가 더 낯선 상황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지역 농민의 정당, 지역 노동자의 정당, 지역 소상공인의 정당 설립이 막혀있기에 그들의 삶과 밀접한 지역 고유의 의제는 정치적 힘을 가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은 "현재 한국의 정치는 이성애, 비장애인, 고소득층, 고연령, 고학력, 특정직업 등 특권층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제도 개혁 논의만으로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것은 비단 정당법만이 아니"라면서 여성할당제, 선거운동 기준, 선거운동제도와 선거자금제도, 선거법, 그리고 여러 가지 법적 제도의 미비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바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은 정당 설립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하며, 페미니즘 정치의 무한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로막는 정당법을 개정하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향후 정당법 개정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은 성평등을 중심 의제로 둔 정당 준비모임으로, 2017년 활동을 시작하여, 지난 21대 총선과 2021년 재·보궐선거에 무소속 후보를 낸 바 있다.
별첨2_[기자회견문]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정당법은 위헌이다
-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에 대한 헌법소원에 부쳐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여성/시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며 발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정당법은 페미니즘당과 같은 여성 정당을 비롯하여 다양한 정치적 결사체가 성립되고 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여성/시민 유권자의 결사의 권리를 제약하고 있다. 이에 페미니즘당은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에 대한 헌법 소원을 하고자 한다.
● 제3조(구성)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ㆍ광역시ㆍ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ㆍ도당(이하 “시ㆍ도당”이라 한다)으로 구성한다. ● 제17조(법정시ㆍ도당수) 정당은 5개 이상의 시ㆍ도당을 가져야 한다. ● 제18조(시ㆍ도당의 법정당원수) ①시ㆍ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법정당원수에 해당하는 수의 당원은 당해 시ㆍ도당의 관할구역 안에 주소를 두어야 한다. |
대한민국 헌법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결사의 자유는 정당의 당원이 될 권리와 새로운 정당을 설립할 권리를 포함한다. 그러나 과도한 정당 결성 요건을 두고 있는 현행 『정당법』은 사실상 시민들에게 기성정당을 통한 정치활동만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권리의 온전한 실현을 방해하고 있다.
현행 『정당법』은 조직과 자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생정당과 소수정당의 선거 참여를 사실상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이것은 사회적 소수의 권리를 대변하고자 모인 정당에, 특히나 구성원이 여성/청년 등 정치적으로 소외된 집단으로 결성된 정당에 더욱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미니즘당은『정당법』의벽에가로막혀21대 총선과 21년도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후보를 낼 수밖에 없었으며, 무소속과 청년 후보라는 불리함에 더해, 선거를 뛰면서도 유권자들에게 페미니즘당의 존재와 비전을 알릴 수 없는 난관에 봉착했다. 또한 등록 정당만 가능한 후원금 세액공제를 해 줄 수가 없어서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후원금을 모으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우리 헌법의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의 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군소정당의 배제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4헌마246). 그러나 “의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의 확보”는 선거 제도를 비롯한 정치 제도의 개선을 통해서 충분히 달성될 수 있는 목표이며, 엄격한 정당 결성요건을 두면서까지 신생정당과 군소정당을 배제하는 것은 그 침해가 과도하다. 또한신생정당과군소정당은변화하는사회질서속에서기성정당이담지못한의제를다루고, 그동안 대변되지 못했던 존재들을 조명하며 이들의 필요와 요구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페미니즘당은 거대 양당 중심 체제에서 대변되지 못한 여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고 보다 성평등한 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즘당은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부터 이어진 미투 운동, 지난 재·보궐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과정 등의 기점에서 성평등 정치를 향한 여성들의 열망을 확인했으며, 여성/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하여 페미니즘 관점으로 정책과 제도를 집행할 정치세력으로서 성장하고자 한다. 그러나 현행 『정당법』은 독자적 여성 정당의 등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 페미니즘 정치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제한함으로써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페미니즘당은 『정당법』의 헌법소원을 통해 여성/시민들이 정치적 주체가 되어 정당을 설립하고, 성평등 의제를 동료 시민들에게 설득하고, 마땅히 책임지며 정치하는 법을 학습할 권리를 보장받고자 한다. 페미니즘당은 단지 ‘여성을 덜 모욕하는 정치’를 선택하게 만드는 기존의 정치를 거부하고, 기성 정당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써가 아니라 여성/시민과 함께 페미니즘 정치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다. 따라서 페미니즘당의 결성과 소멸을 결정하는 주체는 입법부나 헌법재판소가 아닌 여성/시민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1. 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은 정당 설립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다.
2. 페미니즘 정치의 무한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로막는 정당법을 개정하라.
3. 헌법재판소는 페미니즘 정치를 갈망하는 수많은 페미니스트/여성/시민 유권자에게 응답해,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를 위헌 결정하라.
2023.01.26.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외 12개 단체 및 정당
2024 정치개혁공동행동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녹색당 선거제도개혁연대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정치하는엄마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지역정당네트워크 직접행동영등포당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시민 25명
강승 강진영 김가영 김명희 김성재 김세정 김재섭 김주영 김지나 김진아 김채현 김태현 김현희 박수영 배진경 안소정 윤가현 이동식 이선희 이승주 재현 정혜인 제17대 국회의원 신명 제17대 국회의원 홍미영 홍한솔
별첨3_발언1_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페미니즘당은 2017년부터 성평등한 사회 실현을 첫번째 목표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스쿨미투, 차별금지법 제정, 채용성차별 해소, 성별임금격차해소,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 제정 등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겪고 있는 억압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주의 정당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페미니즘당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페미니즘당 활동가였던 이가현 동대문갑 후보자를 추천하고 지지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 몇 개월 전, 페미니즘당은 200명의 중앙당 발기인을 모아 창당발기인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에 ‘페미니즘당 창당준비위원회’로 등록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시도당 5개에 당원 5천명을 모으지 못했고, 창당대회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6개월 뒤에 강제로 해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가현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기에 페미니즘당 창당준비위원회와 어떠한 연관성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가현 선본은 페미니즘당과 예비당원들의 정책, 인력,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도 페미니즘당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선거에서 알리지 못했습니다. 또한 페미니즘당은 2021년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에서 기호 15번 팀서울 선본의 성평등 공약집과 성소수자 공약집을 만들어 선관위의 주장대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책임 있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지난 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에게 정책질의서를 보내고 이에 대한 답변을 공표함으로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했습니다.
페미니즘당에는 324명의 예비당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즘당의 강령에 동의하는 예비당원들이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규모는 작을지언정, 성평등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정치인을 출마시키고, 정책을 발굴하고, 당원을 교육하는 등 정당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페미니즘당이 이 세상에 없는 취급을 받아야 합니까. 5천명의 당원이 없으면 정당의 기능을 할 수 없습니까? 5천명이 아니면 정치세력이라고 볼 수 없습니까? 언제나 5천명 이상이 모여 있는 조직만이 정치세력으로서 이름을 달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면, 500명이나 50명이어도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정치와 정책은 누가 만들 수 있습니까?
작은 정당이 법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때, 큰 정당들의 변화도 만들어집니다. 만약 정당법이 바뀌어 5백명의 당원으로도 정당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성평등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이 전국에 단 500명 뿐이라도, 500명이 정당을 만들 수 있으면 그 정당은 차별을 방치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세력과 투표 용지 위에서 동등하게 겨룰 수 있게 됩니다.
페미니즘당은 지금까지의 정치가 대변하지 않은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노인, 어린이를 대변하여, 성평등이 기본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정당입니다. 언제나 평등의 비전을 가진 사람들은 소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끈질긴 투쟁과 설득이 상식이 되고 사람들을 바꾸고 삶을 개선해 왔습니다. 이제 페미니즘당은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정당법을 바꾸기 위해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의 헌법소원을 청구합니다. 이번 헌법소원을 계기로 성평등사회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소수정당과 지역정당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포문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별첨4_발언2_김소리 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의 담당자이며 매개자로서 민주주의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정당의 자유로운 설립과 활동은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입니다. 이에 우리 헌법 역시 국민 누구나 원칙적으로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정당을 설립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복수정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당설립의 자유에는 설립할 정당의 조직형태를 어떠한 내용으로 할 것인가에 관한 정당조직 선택의 자유 및 그와 같이 선택된 조직을 결성할 자유를 포괄하는 ‘정당조직의 자유’를 포함합니다.
그러나 현행 정당법은 이와 같은 정당조직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중앙당을 반드시 서울에 두어야 할 헌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현행 정당법은 중앙당을 반드시 서울에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당은 자신의 정체성 등 구체적 필요에 따라 얼마 든지 다른 곳에 중앙당을 둘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행 정당법은 무조건 중앙당을 서울에 두도록 하고 있어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행 정당법은 일률적으로 시도당을 5개 이상 두도록 하고, 시도당의 각 당원을 1,000명 이상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정당으로 등록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정당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위 정당법은 정당의 내부 조직 문제에 지나치게 관여함으로써 신생정당의 진입을 저지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시ᆞ도당이 5개 미만이거나 당원이 1,000명 미만인 시ᆞ도당이라고 해서 실질적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정당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현행 정당법은 필요한 시ᆞ도당의 수와 당원수를 특별한 근거도 없이 임의로 정하여 그 수량을 만족해야만 정당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기타 다른 요소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과 임무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준으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정당의 등록 요건 때문에 신생 정당의 출현과 원내 진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수십년간 거대 양당에 의해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헌법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지만, 정당법의 엄격한 규정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복수정당제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디 헌법재판소에서 신생정당의 출현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러한 정당법 규정에 대해 위헌을 선언해주기를 바랍니다.
별첨5_발언3_김예원 녹색당 공동대표
안녕하십니까, 녹색당 공동대표 김예원입니다.
현재 정당법상 정당은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하고, 시도당은 관할구역 안에 주소를 둔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시도당의 법정당원수가 1,000명에 미달된 경우에는 시도당의 등록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과연 1,00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만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수 있게끔 제한하는 것이 맞을까요? 소수의 당원들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수도권에서 1000명을 모으는 것과 세종특별시나 제주특별자치도에서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으는 것은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오직 ‘당원 수’로 조직요건을 판단하는 지금, 각 시도별 인구수 등을 고려하여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의 진입과 활동이 어렵지 않도록 당원의 수를 상대적으로 정하는 것이 정당 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규정한 헌법 제8조 제1항의 취지에 부합할 것입니다. 창당과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성의 정당들과 똑같은 절차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헌법 제 8조 1항은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정당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정치적 다양성 및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보장합니다. 군소정당의 형성과 신생정당의 활동 진입을 가능하게하는 것입니다. 법정당원수 조항의 기능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를 보면, 정당의 내부 조직인 시도당의 창당 요건으로 최소한의 당원수를 일률적으로 1,000명 이상으로 엄격하게 정한 것은 정당의 내부 조직 문제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입법자는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의 자유로운 진입과 활동을 허용하는 개방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형성의 참여라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과 임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그 조직이 견고하고 지속적일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규정해야 합니다.
1945년 이후 설립된 정당의 평균 수명은 3년도 채 되지 않습니다. 참신하게 등장하는 신생정당이나 유력한 제3당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제 3당이나 군소정당이 성공한 사례는 겨우 한두 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창당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다원화 사회에서 다양한 시민의 의사를 대변할 다양한 정당의 출현을 배제하고 정당체계를 폐쇄적으로 만들게 됩니다.
법정당원수 조항이 정당조직의 자유, 정당 활동의 자유를 포함한 정당의 자유뿐 아니라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의 정당설립의 자유 또한 침해하고 있는 현행법을 바꾸고 군소정당의 약진을, 의미 있는 제3당이 여럿 등장해 한국의 정치 생태계를 다채롭게 만들 수 있도록 녹색당도 힘껏 연대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별첨6_발언4_김태일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 팀장 (2024 정치개혁공동행동)
시대착오적 정당법을 고치기 위해 그리고 성평등한 정치를 위해 나선 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의 헌법소원에 연대와 지지의 뜻을 전합니다.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 다양하고 참신한 정치, 비례성과 대표성이 담보되는 정치를 위해 정치개혁 10대 과제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정당설립요건 완화는 그중에서도 정치의 다양화와 정치참여 자유 증진을 위해, 그리고 상대적으로 정치에서 소외되어왔던 시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대단히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사회문제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새로운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 다양한 대안들을 엮어내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책을 입안할 정당의 존재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정당들은 과거의 활기를 잃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의제와 공감능력 그리고 인권의식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거대양당에는 선거때만 되면 수많은 청년정치인들이 등장했지만 결국에는 기득권 정당의 고착화된 당내 경쟁과 문화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잊혀지기 일쑤였습니다. 이따금씩 등장한 정치신인들에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은 번번히 '그럼 그렇지' 하며 다시 고개를 돌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기성정치에 실망한 시민들에게도 여전히 정치에 희망을 품을 권리가 있습니다. 자신들을 대표할 정당을 가지지 못한 시민들에게도 정치에 희망을 품을 권리가 있습니다. 작아도 내 당이라고 여길 수 있는, 내가 키워나간다는 각오와 설렘을 느끼게 하는 당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당이 보다 쉽게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구시대적 기준과 관점에 사로잡힌 선거제도와 정당법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자생과 진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현행 정당법은 창당을 하려면 다섯개 시도에서 각 천명 이상씩의 당원을 확보하라고 합니다. 도대체 왜 천명인지, 왜 다섯곳 이상인지 납득되는 기준도 없습니다. 전국에 퍼져있지 않은, 5천명 이하 시민들의 정치참여 권리는 무시해도 된다는 것입니까? 헌재는 이에 대해 국민의 의사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달성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대체 어느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2020년대는 인터넷과 각종 sns의 시대입니다. 5천명이 아니라 단 한명의 목소리라도 진정성과 사람에 대한 존중이 담겨있다면, 몇십초 쇼츠 영상으로도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시대입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사는지는 전혀 절대적 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그저 유권자의 정치참여의 자유에 대한 억압일 뿐입니다.
의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 다양성의 확보를 위해서는, 새로운 의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당들이 원내에 진입해야 합니다. 성평등과 여성인권을 위한 정당은 물론이거니와, 기후위기 해결에 진심인 정당, 투표권 없는 미성년 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 투표하기 어려운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정당, 일인가구와 반려동물의 권리를 생각하는 정당, 이주민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정당 등이 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없던 요구들도 아닙니다. 이미 공론화되고, 진지하게 토론되고 있고, 현실에서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기득권 정당이 관심을 두지 않아서, 정당법의 벽을 넘지 못해서 부각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득권 정당이 담아내지 못하는 미래 이슈들에게 더 늦기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미 이 이슈들을 걱정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존재하나 다만 대표자를 가지지 못한, 우리가 반드시 귀기울여야 할 우리의 목소리들입니다. 이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정치세력들에게, 원내에 진출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정당 설립요건 완화는 그 시작점이자, 정치개혁의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습니다. 헌재는 더이상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봐야 합니다. 낡은 법 조항이 아니라 지금 여기 이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과 내일의 현실에 걸맞는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줄 것을, 정치개혁과 정치 혁신을 위해 디딤돌이 될 결정을 내려줄 것을 헌재에 다시한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별첨7_발언5_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 (지역정당네트워크)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민들레당의 대표 나영입니다. 은평민들레당은 주민의 직접정치와 풀뿌리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작년 1월 16일 창당했습니다. 그에 앞서 영등포와 과천에서도 ‘직접행동영등포당’과 ‘과천시민정치당’이 창당했습니다. 세 정당은 지역정당네트워크와 함께 지역정당을 불허하는 현행 정당법의 문제점과 위헌성을 알리고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는 이유는 세 정당 모두 선관위로부터 정당설립 신고가 반려되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정당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모든 활동은 현행 정당법상 불법입니다. 직접행동영등포당 이용희 대표는 작년 지방선거에 영등포 기초의원 후보로 신고했지만, 선관위 등록정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후보하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작년 5월 9일 영등포구선관위는 당 명함을 돌리는 이용희 대표의 일상적인 정당 활동마저도 정당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정당법상 관련 규정이 미비한 상황인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치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평민들레당도 1년 동안 동네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저희의 정치활동도 언제든 경찰 수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6.1 지방선거는 유례 없이 많은 무투표 당선자를 배출한 선거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의제가 실종된 선거였습니다. 출마자들은 저마다 대통령과 시장 후보, 국회의원과의 인연을 강조합니다. 현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 혹은 현 정부를 견제해 달라며 투표를 호소합니다. 심지어 우리 지역 어느 국회의원은 지난 대선 때 ‘과거는 묻지 않겠다. 대선기간 중 열심히 선거운동을 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를 공천하겠다‘고 공언까지 했습니다.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직을 중앙정치에 충성하는 대가, 대선 전리품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정당이 불법화되고 중앙정치가 지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동안 은평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우리 동네에는 많은 지역의제가 있습니다. 1년 내내 공사 중인 불광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새와 물고기, 풀벌레들의 생존에 대한 배려 없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조잡한 조형물. 갈현동 재개발 구역 안에 마땅히 지어야 할 학교가 취소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역정치는 없었습니다. 서민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동네에 대한 논의 없이 지역의 집값을 들썩이게 하는 재개발을 더 쉽게 하도록 해주겠다며 마을공동체를 파괴하는 정치인은 과연 누구를 대표합니까. 지역에는 정치가 없고, 정치에는 지역이 없습니다. 은평에 사는 저에게 은평의 정치가 더 낯선 상황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지역정치의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권은, 절대권력을 갖기 위해 지방자치제도를 폐지하고,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정당법을 만들어 정치의 자유, 정당설립의 자유를 통제하는 제도적 폭력을 저질렀습니다. 제주, 광주, 부산, 울산 고유의 정치를 하는데, 왜 서울에 중앙당을 둬야 할까요? 은평민들레당, 직접행동영등포당, 과천시민정치당이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면 왜 아무 상관 없는 부산이나 울산 인천 등 5개의 광역시도당을 창당해야 할까요? 지역 농민의 정당, 지역 노동자의 정당, 지역 소상공인의 정당 설립이 막혀있기에 그들의 삶과 밀접한 지역 고유의 의제는 정치적 힘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했지만, 반쪽짜리였습니다. 정당법은 1962년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방선거는 부활했지만, 지역정치는 아직도 죽어있습니다. 지역정당을 금지하면서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활성화를 말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 1항 조문입니다. 은평민들레당은 정당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창당한 정당입니다. 정당법상 은평민들레당이 위법이라면, 이 정당법이 위헌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 정치활동의 자유가 침해받는 현 상황을 방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은평민들레당과 지역정당네트워크는 지역정당과 의제정당, 플렛폼정당 등 다양한 정당 형태가 보장되는 정치의 자유를 위해 페미니즘당과 함께 싸울 것입니다.
별첨8_발언6_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현재 한국의 정치는 이성애, 비장애인, 고소득층, 고연령, 고학력, 특정직업 등 특권층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평균 55세 남성의 얼굴을 한 국회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화하고 있을 뿐, 성폭력‧불법촬영‧스토킹 등으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요구에, 기후위기와 코로나 감염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외침에,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일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요구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년 남성의 얼굴을 한 정치는 여성뿐만 아니라 노동자, 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이고 현실입니다.
20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한국 정치는 여성, 노동자,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탄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정치권이 기계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문제를 바라보고, 성평등과 페미니즘을 금기어 취급하고, 관련 법안과 논의들을 차일피일 미룬 결과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비롯한 한국사회가 마주한 차별과 혐오의 정치는 일부 소수 정치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이를 외면하고 방조한 정치권 전체, 특히 남성 정치인들에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 정치, 국회의 문제는 양극화라고 합니다. 양극을 달리며 어떤 논의도 진전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정말 양극을 달리기 때문에 논의가 어려운 것인가요? 아니면 소수자를 배제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공통의 이익으로 똘똘 뭉쳐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정치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제도를 택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치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이, 정책들이, 가치들에 변화가 없다면 그래서 정치의 행태도 문화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개혁'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치의 얼굴이 평균 55세 남성에서 다양한 얼굴로 바뀌었을 때,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입법에 반영하고 논의할 때, 궁극적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유예해 온 민주주의의 기본관념이자 이상인 모든 사람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는 데 진정 다가갈 수 있을 때 그것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현재의 선거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정치제도는 성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기존의 정치문화가, 이 사회가 남성중심으로 구성되었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권력과 자원을 가동하는 데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제도 개혁 논의만으로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정치의 다양성 확대라는 선거제도 개혁의 목표를 달성하고 국회의 얼굴을 바꾸고 실질적으로 사회의 부정의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페미니즘 관점이 정치개혁 논의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철되어야 합니다.
페미니즘 정치를 가로막는 것은 비단 정당법만이 아닙니다. 여성대표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할당제, 정상가족 중심에 근거한 선거운동 기준, 거대정당과 남성후보들에 유리한 선거운동제도와 선거자금제도, 유권자의 정치참여와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선거법, 그리고 여성과 소수자가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정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부재까지 많은 것들이 논의되고 바뀌어야 합니다. 성평등민주주의라는 정치적 과제 실현을 위해, 양당 남성정치 지배의 구도를 깨기 위해, 페미니스트 정치가 탄생할 수 있기 위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여기 함께 모인 인들과 지속적으로 페미니스트 정치개혁을 요구할 것입니다.
별첨9_기자회견 현장사진
- 4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