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여자 머리카락 잡고 웃는 남자 그림 무서워요"... 그림책 「생각하는 ㄱㄴㄷ」 출고 중지
정치하는엄마들 "폭력적 장면" 문제 제기... 출판사 논장 "출고 중지하고 빠르게 수정할 것"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글자와 연관된 사물을 재미있게 배우는 특별한 그림책'을 내세우며 2005년 출간 후 꾸준히 사랑받고, 일부 내용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의 그림책 「생각하는 ㄱㄴㄷ」의 출판사 논장이 7일부터 해당 책의 출고를 중지하기로 했다. 이미 출고된 도서는 빠르게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ㅁ'에 있다. 작가는 'ㅁ'을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을 함부로 잡아당기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26일 시민사회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출판사에 해당 장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출판사는 정치하는엄마들의 의견을 수용해 출고 중지 및 회수 결정을 내렸다.
어린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다가 문제 장면을 발견한 서성민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2005년 출간되고도 그동안 아무 문제제기가 없었다는 게 놀랍다"라며 "해당 장면이 젠더폭력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되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출판사와 작가가 이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제라도 조치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출판사 논장은 "문제가 된 장면은 앞에 나온 다른 'ㅁ 장면 –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손을 맞잡는 장면'과 연결성을 가지는 내용이다. 좋은 만남이 있지만 그 관계는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내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관계의 변화 등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라며 "하지만 위 연락을 받은 후에 본 장면이 ‘젠더폭력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되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본 장면에 대해 미리 면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그 책임을 통감하며, 기존 독자 여러분을 비롯하여 심려를 끼친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논장은 "7일부터 출고를 중지하고 시중 판매 중인 도서를 회수하며 그 외 필요한 조치들은 독자들과 함께 대처할 것"이라며 "논장출판사는 이번 사안을 반면교사 삼아 인권감수성, 젠더감수성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 어린이책 출판에 대한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천시 역곡동에서 '뜰안에작은나무 도서관'을 운영하는 나유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출판사에 문제 제기 전 해당 장면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정치하는엄마들에 따르면 독자들은 '남자 아저씨가 여자 아줌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여자 아줌마가 아플 것 같고, 남자 아저씨가 아줌마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는데 왜 웃는지 이상하다’ '끔찍한 폭력' '별로다, 여자아이가 불편해보인다' '폭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여자의 표정을 무시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출판사의 출고 중지 및 회수 조치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출판사는 2005년 해당 책 출판 이후 초등학교 수록 도서임을 홍보해왔다. 해당 책의 문제 장면이 교과서에 수록되진 않았으나 도서관 대여나 서점 구매 등을 통해 아이들이 폭력적인 장면을 접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책읽기에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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