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들판 통째로 태우기'는 결국 취소한 제주들불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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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주들불축제 (사진 제주시 제공)/뉴스펭귄

2019년 제주들불축제 (사진 제주시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시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제주들불축제에서 '오름 불 놓기'를 강행하려던 제주시가 뒤늦게 '불'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전국적으로 산불경보가 상향된 게 불 놓기 행사 취소의 직접적인 사유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0일 오전 긴급브리핑을 열고 "제주들불축제 하이라이트로 진행 예정이었던 오름 불 놓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억새 사이에서 발견된 새 둥지(사진 엄문희 씨 제공)/뉴스펭귄

 

이번 취소 결정은 산불경보가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한데 따른 것이다. 산불경보가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하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에서 불 놓기 행사를 할 수 없다. 앞서 지난 8일 정부 부처들이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주시는 9일 축제를 개막한 뒤에야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불'을 사용하는 행사는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 새별오름의 절반을 불에 태우는 오름 불 놓기를 비롯해 횃불 대행진, 달집 태우기 등이 전면 취소됐다. 

 

(사진 제주들불축제 홈페이지 갈무리)/뉴스펭귄

 

제주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뉴스펭귄>과 통화에서 "직접적으론 산불경보가 상향하면서 불과 관련한 행사를 모두 취소했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민원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민들은 행사 며칠 전부터 제주시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시장에게 바란다'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제주들불축제를 거세게 반대했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불을 지르면 탄소를 어마어마하게 배출하면서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면서 "기후위기 시대에 적절하지 않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억새 사이에(사진 엄문희 씨 제공)/뉴스펭귄

 

10년째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사는 엄문희 씨는 "들불축제를 반대하기 위해 새벽에 오름을 돌아다니다가 새 둥지를 발견했다"면서 "우리 눈엔 억새만 보이지만 사이에 풀도 있고, 새들이 그 풀에 터 잡아 산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이어 "오름 불 놓기를 할 때 볏집만 태우지 않는다"며 "불이 오래 타오르도록 볏집 위에 폴리에틸렌 재질의 비닐을 씌우는 장면을 봤다"고 전했다.

 

불이 오래 타오르도록 볏집 위에 플라스틱 재질로 감싼 글자들 (사진 엄문희 씨 제공)/뉴스펭귄

 

제주녹색당은 지난 8일 성명에서 "기후재난의 현실 속에서 세계 도처가 불타는 마당에 불구경하자고 생명들의 터전에 불을 놓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1997년부터 시작한 제주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가축 방목을 위해 해충을 없애고자 들판에 불을 놓았던 '방애'라는 목축문화를 재현한 것으로,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다. 4년 만에 열린 2023년 제주들불축제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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