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2024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선거 후보자 출마의 변
2024년 정치하는엄마들 정기총회
공동대표 선거 후보자 출마의 변
(가나다 역순)
1. 최서연 후보
안녕하세요, 2022년부터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하고 있는 쌍둥이 엄마 최서연입니다.
처음 정치하는엄마들 사무실에 찾아갔던 그때, 저는 많이 지쳐 있었고, 사회의 부조리에 화가 나 있었습니다.
20대 나이부터 이미 집안 사업 부도로 힘든 일들을 겪어냈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되었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경력 단절과 그 과정에서의 갈등을 겪게 되면서, 혼자 싸워서는 세상을 바꾸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사무국에서 언니들이 제 고통에 공감해 주시고 함께 눈물 흘려주셨던 그 마음이 자양분이 되어 다시 힘을 내서 그동안 살아왔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의욕만큼 활발히 참여해 오지 못했고, 과연 이번에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직에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서도 한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그러나 늦은 나이에 초보 엄마가 되어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겪고 양육하면서, 직업인으로서의 나를 압도하는 ‘엄마로서의 정체성’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해진 상황에서, 이러한 제 진심과 우리 조직의 진정성이 만난다면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출생’과 ‘노키즈존’ 등으로 드러나는 이 사회의 구조적 병폐에 대해, 정말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진정한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은 뒷전으로 미루고 이전투구하고 있는 제도권을 향해, 우리와 아이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은 물론이고, 더욱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에 대한 부분까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활발한 활동가가 되겠습니다.
이제는 제가 정치하는엄마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힘을 보태겠다는 용기 하나만 가지고 가고 싶습니다.
저를 믿어주시고, 더욱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그 고견을 품고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2. 남궁수진 후보
사랑하는 언니들, 안녕하세요?
출마의 변을 밝히고자 육퇴 후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저는 남궁수진이고, 현재는 미디어감시팀과 스쿨미투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함함한 단어들이 떠오르지만 모두 쳐내고, 사랑하는 언니들께 담백한 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출마의 변으로 가장 적확할 것입니다. 제가 지금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은 ‘외치는 것’입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의 언니들. 열정적으로 헌신하며 탁월하기까지 한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고 싶습니다. 저는 출마 전 여러 언니들을 공동대표에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겸손하게 고사하셨습니다. 대신 제가 이 자리에 나왔다는 것이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저보다 깊은 혜안과 능력을 가지신 언니들이 정치하마로 언제나 함께 해주시리란 믿음으로, 제가 아닌 언니들을 믿고 출마합니다.
먼저 우리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활동가로서 배운 것 중 하나. 시민단체가 하는 일이란, 좌절을 매번 딛고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발을 디딘 세상에서 가장 어마무시한 능력은 좌절하고 다시 일어나기를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자가면역질환과 조울증으로 어려움에 활동을 잠시 놓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어달리기 해주는 언니들이 있었습니다. 회복탄력성의 문화화. ‘이어달리기’라는 문화를 만들고 실천하는 이들이 바로 정치하는엄마들입니다. 우리가 이런 단체이기 때문에 제가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고, 이것이 정치하는엄마들이 짧은 역사 가운데서도 역동적인 활동들을 이어갈 수 있는 힘입니다.
저는 장하나 언니의 한겨레 칼럼을 보고 뛰쳐나온 한 명입니다.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정치하는엄마들의 활동가로서 마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인공처럼 살았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언니들의 능력이 내게 오고, 또 다시 언니들의 응원 속에 엉겁결에 나는 무언가를 하고 있고요. 단체 초기 현수막과 카드뉴스 등을 제작하고 재정관리와 회원관리를 했고, 이후에는 홍보 브로셔 디자인과 ‘정치먹는하마’ 팟캐스트 제작, EBS 성평등 모니터링 활동 총괄. 이후 스쿨미투 공개정보를 취합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그 외에도 성평등, 보육, 아동권리, 환경, 여러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토론회, 인터뷰, 칼럼 등 활동을 했습니다. 이 많은 일들은 저의 게으름과 무능력을 뚫은, 다른 활동가 언니들 그리고 사무국 언니들이 덜 고생하고 덜 아프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인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제가 활동가라는 이름 앞에 반성하고 또 반성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수동적이었습니다. 그저 언니들이 하는 일을 바라보고, 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제가 공동대표가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고민했습니다. 한발짝 아니 제 능력치로는 반발짝 만 더 내딛어 능동적으로 단체 전체와 맥락을 짚고, 정확한 수치들을 외우고, 올바른 방향을 항상 고민하는 언니들을 닮겠습니다.
저는 사명감이라는 것은 때론 얕은 무언가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언니들에 대한 저의 마음 앞에서였습니다. 처음엔 억울함과 세상을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정치하는엄마로 섰습니다. 7년의 세월이 무르익어 제 마음 속에는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고 싶다는 사명감 위에 언니들에 대한 존경과 그리고 사랑, 그 투박한 사랑이 묵직이 얹혀 있습니다. 출마의 변이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친구가 쓴 저서의 제목을 인용하여 “사랑은 실패하지 않는다.”입니다. 사랑하는 언니들과 함께 공동대표라는 이름이 조금이라도 덜 부끄럽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단체의 목적. ▲모든 엄마가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 사회 ▲모든 아동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복지 사회 ▲모든 생명이 폭력 없이 공존하는 평화 사회 ▲현재와 미래 세대의 환경권을 옹호하는 생태 사회를 건설함. 그 날이 될때까지 뚜벅뚜벅 그 길을 가고 싶습니다.
이상 두서없는 출마의 변을 마치겠습니다. 언니들,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사랑합니다.)
3. 권영은 후보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로 나선 권영은입니다.
아이를 품고, 나의 동지들을 찾아 정치하는엄마들 창립총회에 왔습니다. 한 줄 한 줄의 정관을 만드는데도 차별과 배제가 없을지 고민했고, 자기소개만으로도 눈물을 흘리고 따뜻하게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책상 사이로 아이들이 아장아장 다녔고, 뒤편으로는 아이들이 기어 다니기도 하고 잠들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당당한 언니들의 목소리. 그게 첫인상입니다.
아이를 낳고서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엄마에게 주어지는 책임과 역할이 무거워질 때마다, ‘이게 맞나’. ‘그럴 리가 ’의심이 들 때마다, 정치하는엄마들을 찾았습니다. ‘아니죠!’ 화답하는 보라색 분노에 힘이 났습니다. 육아로 일로 지칠 때 정치하는엄마들의 언니들 중 누군가는 또 사회 곳곳에서 당당한 목소리를 내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프고 슬픈 순간을 맞아 서로를 또 북돋아가면서요.
제가 알고 대단하다 여겼던 순간보다 제가 모르고 지났을 눈물바람 자리가 더 많았을 겁니다. 전체를 알진 못하지만, 부분에서도 함께해서 기뻤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 제가 보라색 한 점을 더 찍고 싶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 정치하는엄마들의 활동 분야별로, 해마다의 경험과 고민을 기록하기
뒤이어 오는 사람에게 길이 되도록. 지금 걷는 이에게도 돌아볼 기회가 되도록
- 연대를 조직하는 정치하는엄마들이 되기
정치하는엄마들이 관심있는 이슈로 연대를 조직하고 변화 만들어가기
- 조직을 점검하고 체계적인 운영과 집행 구조를 한층 더 만들기
일상과 육아 등을 틈타 활동하고 있는 사무국과 언니들의 수고가 더 빛나도록
언니들이 다져온 길에서 이렇게 시작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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